▲예수 성심상
 
보령 가볼만한 곳으로 천주교 박해의 슬픈 역사를 간직한 갈매못성지를 찾았습니다. 갈매못성지는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오천 해안로 610에 위치해 있는데요, 갈매못 순교성지는 서해안 천혜의 항구인 오천항과 인접해 있는 곳으로 전국에서 유일한 바닷가 성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천항에서 아름다운 천수만변 도로를 따라 오천면 영보리에 위치해 있는 갈매못성지에 도착하였습니다.  
 

  
 
'갈매못'은 '갈마연(渴馬淵)'에서 온 말로 '목마른 말에게 물을 먹이는 연못'이란 뜻인데요, 전래 초기에 천주교인들의 신앙 활동이 매우 활발하였던 내포지방의 연못으로 갈매못이라는 말 자체가 종교적으로 영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성당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주위를 살펴보니 갈매못 천주교 순교지임을 알려주는 안내판과 예수성심상, 천수만의 아름다운 바닷가 풍경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이곳 갈매못 성지는 조선시대 천주교 순교지로 병인박해 때 수많은 신앙 선조들이 목숨을 잃은 곳인데요, 특히, 천주교 박해가 극에 달했던 1866년 병인박해 때, 서울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보령에 있는 충청수영으로 이송된 5명의 성인(聖人)과 연관이 깊은 곳입니다.  5명의 성인은 다블뤼 주교·오매트르 신부·위앵 신부·장주기 요셉·황석두 루카로 이들은 1866년 3월 23일에 군문효수형을 선고받고 조선시대 서해안 최고 사령부 역할을 했던 충청수영으로 압송되었습니다. 충청수영 장교청에서 하룻밤을 묶고 그리고 다음 날인 3월 30일, 수영 근처의 바닷가 모래사장인 '갈마진두' (현 갈매못 순교성지)에서 순교하였기 때문에 이곳이 순교성지가 되었습니다.
 

   

▲황석두(루카)상
 
갈매못 성지는 성인들이 순교한지 59년 후인 1925년에 부여 금사리 본당의 정규량 신부와 공주 최말구 신부 등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순교 현장을 확인, 서둘러 부지를 매입하여 1927년부터 성지로 관리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순교 성인 5인은 1968년 로마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로마 교황청에서 시복(諡福)되었다가 한국 천주교 200주년을 맞은 1984년 5월 6일, 서울 여의도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성인으로 시성(諡聖)되었습니다.
  

▲순교터
 
바닷가 모래사장을 짙붉게 물들여 놓았은 순교터는 현재 잘 정비되어 있는 모습인데요, 성당 앞 뜰에는 프랑스 순례단의 기념 식수와 순교지에 대한 안내석, 여러 조형물이 세워져 있습니다. 못은 남아 있지 않지만, 바다와 접한 구릉지에는  순교자기념비· 기념관· 사제관· 수녀원 등이 들어서 있고, 복자비와 성인비를 세워 성인들의 삶을 기리고 있습니다. 
  

  

 
갈매못이 형장(刑場)이 된 이유는 병인년 3월은 고종의 국혼이 예정된 시기로 서울에서 집행하는 것이 문제가 되자 200리 이상 떨어진 보령의 수영(水營)으로 옮겨져 처형하게 하였다는 설이 있습니다. 또한, 흥선대원군이 서양 오랑캐를 내친다는 의미에서 프랑스 함대가 침략을 시도했던 외연도에서 가까운 오천의 수영을 택하였고, 수영에서는 가까운 갈매못을 처형장으로 정해 체포된 이들을 처형했다고 합니다.
  

▲5명의 순교자 성인상
 
갈매못 성지는 많은 무명 신자들이 이송되어 순교한 곳으로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데요, 다블뤼 주교의 유품과 유물이 소장되어 있고, 충청수영성의 역사성과 연계된 유적으로 2013년 2월 12일, 충청남도 기념물 제188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승리의 성모성당으로 오르는 계단 옆에는 병인박해 때 순교한 5명의 성인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성인상 앞에 서니 마음이 무거웠지만 경건한 마음으로 바닷모래사장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순교자들의 고귀한 뜻을 기려 보았는데요, 현재, 오천항 충청수영성에서 성인들이 순교했던 갈매못성지까지 천주교 성지 순례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12월 16일부터 별도 해제시까지 보령시의 코로나 대응이 2.5 단계로 강화되었는데요,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면 역사를 품은 충청수영성과 함께 갈매못 순교지를 돌아보며 순교자들의 삶과 신앙을 되새겨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갈매못 천주교 순교지 
-소재: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오천해안로 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