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가 서식하는 조평리마을
주롱 들불을 켜 놓은 조선동
2020.11.26(목) 23:07:14 | 원공
(
manin@dreamwiz.com)
▲조평3리 마을 전경
해발 430m가 채 안 되는 북쪽의 천봉과 남쪽의 국사봉으로 둘러싸인 곳에 조평리라는 마을이 있다. 조씨들의 산이 있다는 뜻의 조선동과 평일리라는 옛 마을이 행정구역 개편으로 합쳐진 마을이다. 마을이름은 조선동의 '조'와 평일리의 '평'을 따서 조평리라 부른다. 조평리는 공주군 유구읍과 청양 운곡면 사이에 있는
공주시 신평면에 위치해 있다.
조평마을은 조평천을 따라 북서쪽으로 올라가며 조평1리와 조평2리가 들어서 있다. 마을은 한곳에 모여 있지 않고, 천을 따라 군데군데 몇 채씩 떨어져 있다. 새로 짓거나 개축한 집들이 대부분이다. 조평2리 끝에는 기와집이 언덕에 있어 시선을 끈다. 담장도 기와로 쌓아 이색적이다. 신축 건물이 한옥이어서 눈길이 더 간다. 한옥집 두 채가 산골 마을의 풍경을 고풍스럽게 살려낸다. 춤을 추듯 살짝 들어올린 지붕선이 아름답고 눈에 익는다.
마을에는 주홍빛 감들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가 곳곳에 서 있다. 그저 바라만 보아도 풍요롭고 마을에 등을 켜 놓은 것처럼 훤하다. 개울에는 갈대도 피어 있다. 햇살을 머금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따스함을 전해준다. 마을은 주로 논농사를 짓고 있으며, 산기슭에 달린 밭농사도 짓고 있다. 나즈막한 산들에 둘러싸여 하늘만 보이는 전형적인 산골마을이다.
마을 어귀에 커다란 노거수 하나 없지만 개울가에 늘어진 버드나무가 이방인을 반갑게 반겨준다. 조평천을 따라 마을로 안내하는 길은 가파른 언덕없이 평탄하다. 차가 교행할 수 있을 만큼 넓다. 조평1리에서 조평2리 마을까지는 십 리가 넘는다.
하천을 옆에 끼고 텅빈 논들이 함께 따라 올라간다. 조평천과 논에는 백로와 왜가리가 이따금 찾아들고, 반딧불이가 서식하고 있는 청정지역이다. 지금도 마을 주민들이 직접 전통주를 만들어 마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마을언덕에 늙은 소나무가 있어 작은 정자라도 품고 있으면 마을마다 술익는 냄새가 더 향기로울 것 같다. 조평리는 입향조가 김해김씨로. 조평리 2리에만 현재 3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