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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한국인의 소울푸드 김치, 직접 담가본 김장

이웃과 함께 담그고 나누는 김장문화

2020.11.24(화) 13:17:40 | 보라공주 (이메일주소:eyeful3535@naver.com
               	eyeful3535@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지면서 쌀쌀한 날씨가 되면 어느 자리에서건 김장 이야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설날과 추석을 제외하고는 1년 중 가장 큰 행사인 김장은 춥고 긴 겨울 동안 먹을 김치를 담그는 일을 말합니다. 배추에 각종 향신료와 젓갈 등으로 양념을 해서 저장하는 식품으로 요즘엔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김치의 매력에 푹 빠져 있을 만큼 세계적인 음식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2013년도에는 김치를 담그는 문화인 김장이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되면서 한글이나 태극기와 비교될 정도라고 합니다.
 
기나긴 겨울 동안 먹어야 하는 저장식품 김치는 집집마다 넣는 재료도 다 다를 만큼 무척 다양한데요, 따로 레시피가 전해오는 것은 아니지만 엄마에게서 딸로, 시어머니에게서 며느리로 세대를 거치며 전승되어오고 있습니다. 김장을 하는 날은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도 함께 거들고 서로 품앗이를 하기도 하며 나눔의 정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의소울푸드김치직접담가본김장 1
 
김장을 하기 위해서는 고춧가루나 젓갈 등 속재료 준비부터가 시작입니다. 특히 젓갈은 김치의 간을 맞추는 역할을 하는데요, 주로 조기·새우·멸치·황석어·까나리젓 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김장을 하기 전 젓갈을 사러 충남 홍성군 광천토굴새우젓시장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장항선 열차가 지나가는 곳으로 김장철이 되면 전국에서 광천역을 찾는다고 합니다. 또, 인근에 오서산이 자리하고 있어 가을이면 멋진 억새를 보기 위해 등산객들이 찾아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젓갈 백반으로 식사를 하기도 하고, 광천토굴새우젓시장을 들러 젓갈을 사서 가기도 합니다.
  한국인의소울푸드김치직접담가본김장 2
 
광천토굴새우젓시장은 고려시대 때부터 물물교환 형태로 젓갈을 사고팔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조선시대에 활성화가 되었고, 1960년 윤명원씨에 의해 토굴에서 새우젓을 숙성시켜 팔면서 광천 하면 토굴새우젓으로 유명세를 치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정한 온도에서 3개월 간 숙성을 시켜 만든 새우젓은 맛과 향이 월등해 김장철이 되면 소비자뿐만 아니라 상인들도 와서 사 가고 있습니다.
   한국인의소울푸드김치직접담가본김장 3
 
젓갈에 의해 김치의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좋은 젓갈을 고르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중 새우젓은 김치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데요, 광천토굴새우젓시장에서는 새우젓의 다양한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음력 5월에 담그는 오젓은 김장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고, 6월에 담그는 육젓은 살이 통통해 양념을 해서 반찬으로 먹기도 좋습니다. 또, 삼복이 지난 후 담그는 추젓은 가을에 잡히는 작은 새우로 담그는데요, 기름진 음식과 함께 먹으면 소화를 돕고 염증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한국인의소울푸드김치직접담가본김장 4
    한국인의소울푸드김치직접담가본김장 5
 
한 달 전부터 고춧가루와 젓갈, 소금 등을 준비해두면 김장 준비는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주변에 물어보니 찬바람이 살짝 부는 11월 중순에 김장을 가장 많이 한다고 합니다. 저도 지난주 주말 김장을 도와주기 위해 성남면에 위치한 하늘맛농가맛집을 찾았습니다. 3일 전부터 밭에서 뽑은 배추를 다듬고 절여놓았는데요, 잘 씻어서 양념에 버무리기만 하면 되도록 준비를 해두었습니다.
 
한국인의소울푸드김치직접담가본김장 6
 
한국인의소울푸드김치직접담가본김장 7
 
겨울 동안 먹을 김치는 속재료를 많이 넣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 조금 짭짤하게 담가 장시간 저장을 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합니다. 준비해둔 무채, 갓, 파 등을 썰어 넣고, 고춧가루를 넣은 후 찹쌀풀을 쑤어놨다가 식혀서 함께 버무려줍니다. 이제 간을 맞출 차례인데요, 미리 절여둔 배추의 간을 본 후 소금과 새우젓, 멸치 액젓, 까나리 액젓 등을 적당히 넣고 버무려서 속을 만들어주면 됩니다. 우리 어머님들의 적당히는 항상 알아듣기 힘들지만 오랜 세월 김장을 해오면서 눈대중만으로도 간이 맞춰진다고 합니다. 저는 양념을 만드는 일에는 끼지도 못하는 김장 초보인지라 옆에서 세척하는 일을 주로 맡아서 했습니다.
 
한국인의소울푸드김치직접담가본김장 8
 
한국인의소울푸드김치직접담가본김장 9
 
한국인의소울푸드김치직접담가본김장 10
 
본격적으로 배추에 속을 채워 넣기 전 절여놓은 배춧속 중 노란 부분을 골라놓고, 미리 삶아둔 수육과 생굴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였습니다. 이때 버무린 속과 배추가 간이 잘 맞는지도 보면서 먹습니다. 속이 노란 배추는 자체만으로도 달콤짭짤해 그냥 먹어도 맛이 있지만 수육과는 더 잘 어울립니다. 손바닥 만한 배춧속을 골라 수육과 생굴을 얹고 위에 양념을 올린 후 새우젓 한두 개 톡 하고 올려서 먹으면 김장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인의소울푸드김치직접담가본김장 11
 
한국인의소울푸드김치직접담가본김장 12
 
든든하게 속을 채웠으니 본격적으로 배춧속을 채워봅니다. 절여진 배추의 머리 부분을 깔끔하게 따서 주면 배추 사이마다 김장양념을 조금씩 넣어줍니다. 사이사이 김치 양념을 잘 발라주어야 제대로 숙성이 되어 맛있는 김치가 됩니다. 또, 김치를 통에 담으면서 무를 크게 썰어 사이사이 넣어주면 나중에 배추김치를 꺼내 먹을 때 더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인의소울푸드김치직접담가본김장 13
 
한국인의소울푸드김치직접담가본김장 14
 
몇 달 전부터 고춧가루, 배추, 무 그리고 양념으로 들어갈 채소를 직접 재배해서 준비하고, 광천토굴새우젓시장에 가서 맛 좋은 젓갈을 골라오는 수고로움이 마침내 김장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우리 어머님들은 겨울 동안 두고두고 가족들과 맛있게 먹을 생각만으로 준비하는 어려움은 잊혔다고 합니다.

봄에는 고추를 심고, 가을에는 배추와 무 등을 심다 보니 어느새 1년이 지나갔습니다. 생전 처음 재료 재배부터 김장을 준비하는 과정에 참여해 보았는데요, 어릴 적보다는 김장의 중요성이 덜해졌지만 우리 생활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김치입니다. 김장을 하면서 수육과 함께 먹는 재미도 있지만 모든 재료가 잘 어우러져서 숙성된 김치 맛을 볼 생각에 벌써부터 입에 침이 고이기 시작합니다. 가정마다 이렇게 많은 양을 담을 수는 없지만 요즘같이 외식이 힘든 때 아이와 함께 직접 담가먹는 김치의 맛을 한 번쯤 경험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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