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말의 세 충신 고려삼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계실 것입니다.
 
삼은(三隱)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겠다고 충절을 지키다 이방원에게 피살당한 포은(圃隱) 정몽주와, 조선이 건국되자 낙향하여 절개를 지킨 야은(冶隱) 길재, 그리고 그들의 스승이자 이 글의 주인공인 목은(牧隱) 이색을 묶어 이르는 말이지요.
 

 
충청남도 서천군 기산면에 가면 목은 이색 선생을 모시는 문헌서원이 있습니다. 문헌서원은 이 지역을 본관으로 하는 한산이씨 명조 선현 8위를 제향하는 서원인데, 1594년(선조 27) 창건했을 때 처음 이름은 ‘효정사(孝靖祠)’였고, 1611년(광해군 3)에 '문헌(文獻)'이라 사액받았다 합니다,
 

 
문헌서원은 여러 차례 이전과 중수를 거듭하였는데, 2013년에 기와 색감이 아름답고 곡선이 부드러워 볼수록 아름다운 전통한옥으로 새롭게 단장되었으며, 기린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어서 휴양지로도 손색이 없는 곳입니다.
 

 
문헌서원에 들어서면 인자스러운 이색 선생의 하얀 동상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한산이씨인 이색 선생은 고려말의 대학자인 이곡 선생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주로 원나라에서 벼슬을 하던 아버지를 따라 어렸을 때부터 원나라와 고려를 왕래하며 공부하였으며, 귀국하여 성리학을 정치에 적용하는데 힘을 기울였습니다. 이색 선생은 고려가 망하자 이성계의 조선 건국에 협조하지 않고 낙향하다 돌아가셨다고 해요. 
  

 
높게 솟은 홍살문을 지나 문헌서원으로 들어갑니다. 문헌서원은 연중무휴로 열려 있어서 어느 때 가도 이색 선생의 향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홍살문을 지나자 비석들이 즐비하게 세워져 있습니다. 대부분 이곳에 모신 한산이씨 선조들의 추도비들입니다.
 

 
홍살문 옆에는 자그마한 연못과 경헌루라는 정자가 있어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합니다.
 

 
서원은 명현을 제사 지내는 곳이기도 하지만, 후학을 가르치는 지방의 학교 역할도 하였습니다. 진수문은 삼문으로 가운데 문은 혼령이 출입하는 문이며 제사를 지내는 사람은 동쪽 문으로 들어가서 서쪽 문으로 나와야 한다고 합니다.
 

 
진수문 안으로 들어가 보니 소나무숲 우거진 아래 유학을 배우고 가르치는 진수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진수당 뒤쪽으로 계단을 올라가면 다시 삼문이 나타나고 그 문을 지나면 효정사가 나옵니다. 효정사는 이색 선생의 사당 이름입니다.
 

 
영모재 내부에는 제례복과 병풍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뜰에는 천막이 설치되어 있었지요. 이색 선생을 추모는 제사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가장 높은 자리에는 문헌서원 장판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고려 후기의 대학자인 가정 이곡(李穀,1298∼1351)과 그의 아들 목은 이색(李穡,1328∼1396)의 문집을 간행하기 위해 만든 곳입니다. 현존하는 목판은 975판이 있는데, 한국 문화사뿐만 아니라 국문학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해요.
 

 
이색 선생의 영정을 모시는 영당입니다. 이곳에는 이색 선생의 초상화가 걸려 있습니다.
 

 
문헌서원 앞에는 이색 선생의 정신을 본받고 쉬어갈 수 있도록 한옥으로 숙박 시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색 선생은 69세의 나이로 여주 신륵사에서 사망하였는데, 아들이 이곳으로 모셔와 장사를 지냈다고 해요. 묘소는 문헌서원 왼쪽 기린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고, 무학대사가 정한 것이라고 합니다.
 
충청남도 서천에는 가볼만한곳이 참 많습니다. 문헌서원과 더불어 서천향교와 한산모시관, 이하복 고택과 전시관, 이상재 선생 생가지 등 역사문화 탐방의 코스도 좋고, 서천 국립생태원을 비롯한 자연을 탐방하고 배울 수 있는 아름다운 곳들이 많습니다.

문헌서원에 대하여 더 자세한 것을 알고 싶으신 분은 문헌서원 홈페이지(http://www.munheon.org/)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