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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청산별곡을 떠올리게 하는 미더유 맛집

보령 천북 굴단지 인근 굴요리전문점 '터가든'의 굴요리 종합세트

2020.11.11(수) 00:33:03 | 이종섭 (이메일주소:dslskj55@hanmail.net
               	dslskj55@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고려시대 작자미상의 가요 '청산별곡(靑山別曲)'을 알 것이다. 고등학교 국어책에서 다들 배웠을 테니까.
 
기억나는 가사는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靑山)애 살어리랏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靑山)애 살어리랏다(중략)'. 그리고 그 다음에 중요한 대목이 나온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바라래(바다에) 살어리랏다/ 나마자기(나문재) 구조개랑 먹고 바라래 살어리랏다.' 

이 가사 중 ‘구조개’는 굴만을 이르기도 하고, 굴과 조개를 아울러 이르기도 한다. 즉, 굴이 이 청산별곡의 가사에도 등장할 만큼 우리 선조들은 굴을 즐겼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맞다. 찬바람이 불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음식이 굴이다. 물론 다른 음식과 마찬가지로 요즘은 사철 먹을 수 있지만 그래도 굴은 차가운 날씨에 먹어야 제맛이다.
  
충남에서 굴을 꼽으라면 뭐니뭐니 해도 보령이다. 보령 천북은 굴의 나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보다 날씨가 더 추워지면 장은리 천북굴단지에서는 굴축제도 열리고, 석화구이를 먹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니까.
  
청산별곡을떠올리게하는미더유맛집 1
 
이제 본격적으로 굴을 찾아 나서는 계절인 지금, 천북에서 유명한 미더유 인증 굴전문점인 '터가든'을 찾아가 보았다.
  
청산별곡을떠올리게하는미더유맛집 2
 
터가든은 시작부터 끝까지 굴식당이다. 그야말로 ‘기승전굴’이어서 굴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니아라면 꼭 한번 가봐야 하는 곳이다.

굴밥을 기본으로 해서 어리굴젓, 굴물회, 굴 숙회, 생굴, 굴튀김, 굴파전 등 굴 음식 종합선물세트 식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개의 전문점이 사실 사이드메뉴로 전문점과 다른 음식을 팔기도 하지만 터가든은 그렇지 않다. 오로지 굴이다.
 
청산별곡을떠올리게하는미더유맛집 3

살짝 데쳐서 나오는 굴 숙회는 생굴과 느낌이 다르다. 익혀서 먹기 때문에 생굴이 부담스러운 사람도 편하게 먹을 수 있게 한다. 특히 익혀나온 덕분에 생굴이 주지 못하는 고소함과 감칠맛이 난다.
  
청산별곡을떠올리게하는미더유맛집 4

굴 숙회를 초장에 찍어 먹으면 혼자서도 한 접시 정도 클리어는 눈 깜짝할 사이에 가능하다.
 
청산별곡을떠올리게하는미더유맛집 5
 
청산별곡을떠올리게하는미더유맛집 6
 
아, 어리굴젓. 여기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쉽지 않다. 굴젓 자체가 그렇지만 특히 작은 굴로 만드는 보령 천북의 어리굴젓은 중독성이 있다. 미끄덩, 목으로 스르르 넘어가는 어리굴젓은 먹는 시간 내내 행복감을 준다.
  
청산별곡을떠올리게하는미더유맛집 7
 
뚝배기에 지어 주는 굴돌솥밥이다.
  
지형적으로 조수 간만의 차가 매우 심한 대한민국 서해에서 나오는 굴은 영양가는 물론이고 맛도 최고다. 그게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즉, 굴이 바다에서 하루에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아주 짧다. 굴의 몸체가 뻘 밖으로 드러나 햇볕을 쬘 때마다 성장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기후로 치면 일교차가 심하다는 것과 비슷한 개념인데, 이런 이유 때문에 굴이 작고 맛은 알차다. 과일로 말하면 브릭스(당도)가 매우 높은 게 서해굴이다.
   
청산별곡을떠올리게하는미더유맛집 8
 
굴이 가득 들어간 굴밥은 간장으로 비벼 먹어야 제맛인데, 고맙게도 터가든에서는 그냥 간장을 주는 게 아니라 달래장을 만들어 준다.
 
달래의 상큼하고 싱싱한 재료가 간장의 풍미를 더하는데, 잘 익은 돌솥밥과 같이 비비면 그냥 ‘밥도둑’이다.
이것을 날김에 싸서 먹어도 되고, 그 위에 어리굴젓까지 올려서 먹으면 최고의 환상궁합이 된다.
  
청산별곡을떠올리게하는미더유맛집 9
 
굴튀김은 아이와 여성들에게 인기만점이다. ‘바삭’ 하고 씹히는 맛이 일품인데, ‘겉바속촉’이라는 요즘 용어가 딱 맞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 튀김 옷 속에 숨겨져 있는 작은 알갱이의 굴이 튀겨져 젓가락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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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별곡을떠올리게하는미더유맛집 11
 
굴해물파전, 아빠들에게는 막걸리를 부르는 아이템이다. 굴 해물파전을 보는 순간 막걸리 안주 ‘득템’의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원래 밀가루음식이 다 그렇기는 하지만, 특히 굴 해물파전은 최고의 술안주로 명불허전이라는 칭호를 붙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비오는날, 혹은 눈 내리는 겨울 어느날 막걸리가 땡기는 순간 이곳에서 굴해물파전을 주문하는 것으로 설명 끝.
  
청산별곡을떠올리게하는미더유맛집 12
 
마지막은 굴물회이다. 가히 오늘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왜냐면 다른 음식들은 여기저기서 웬만큼 쉽게 맛볼 수 있는 것들이지만 굴물회는 쉽게 접하기 어렵다. 만들어 주는 식당이 많지 않아서 그렇다.
 
청산별곡을떠올리게하는미더유맛집 13
 
터가든의 물굴회는 '왜 진작 여기 와서 이것을 맛보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를 갖게 할 정도로 환상이다.
 
작은 굴을 기본 재료로 해서 채썰어 넣은 사과, 배, 무, 참깨, 쪽파, 고춧가루, 레몬즙, 마늘, 깻잎 등을 고루 배합해 만들어낸 굴물회는 새콤달콤한 맛으로 입안에서 녹아 들어간다.
 
청산별곡을떠올리게하는미더유맛집 14
 
어른 엄지손톱보다 조금 큰 싱싱한 굴. 작아서 더 고소하고 맛있는데, 이 굴로 만든 굴물회는 정말 사발째 들이켜고 싶을 만큼 마성의 맛을 자랑한다.
 
굴은 ‘바다의 우유’라고 불릴 정도로 완전식품이라 영양이 풍부하며, 향이 좋고, 피부를 좋게 한다. 과거에 루이 15세가 즐겨 먹고, 나폴레옹도 전쟁 나가기 전에 다량 섭취한 걸로 유명하다. 굴은 11월부터 3월이 제철인데, 수산물 중에서 아연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다. 아연에는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기에 굴은 대표적인 스태미나 식품으로 꼽힌다. 
  
대한민국 남녀노소의 사랑을 듬뿍 받는 굴요리 전문점, 미더유 인증을 받은 곳이라 더욱 믿음이 가는 터가든에서 굴요리 한번 제대로 즐겨보자.

굴요리전문점 터가든
-소재: 충남 보령시 천북면 홍보로 666 
-문의: 041-641-8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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