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예산군 지역의 특산물 하면 첫 번째로 생각나는 게 무엇인가요?
저는 예산사과가 생각난답니다. 몇 년 전에 예산 수덕사 다녀오는 길에 길거리에서 파는 사과를 사온 적이 있었는데, 그 달콤하고 아삭한 맛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답니다. 또한 예산시장의 국밥·국수의 고소하고 쫄깃한 소머리 고기의 맛이 오랫동안 예산을 잊지 못하게 하였지요. 그래서 예산 방문 중 일부러 예산시장을 다시 찾았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예산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라서 예산시장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예산에는 두 개의 전통시장이 있습니다. 역전재래시장과 예산시장이 그것이지요. 그래서 이곳 예산 사람들은 끝자리 3일과 8일에는 예산 역전시장으로, 5일과 10일에는 예산오일장을 찾아서 장을 본다고 해요. 특히 이곳 예산시장은 상설로도 열리므로 언제든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답니다.
정말 시장의 모습이 옛날 오일장 모습 그대로군요. 천막 아래 바닥에 물건을 어지럽게 늘어놓은 상인들이 장을 보러오는 사람들과 흥정을 하는 모습이 어렸을 때의 추억을 소환합니다.
정말 없는 게 없는 것 같군요. 대형마트에 가도 없는 물건들이 시장 안에 가득합니다.
넓은 광장도 있습니다. 조금 전까지 이곳에서 각설이 타령을 하며 엿을 파는 분이 계셨는데,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아 허전하네요.
이곳에서 매월 10일, 20일, 30일에는 문화장터한마당 공연이 펼쳐지나 봅니다. 이곳은 어르신들의 쉼터 역할도 하는 것 같군요.
예산사과는 물론이고 대추·감자·알밤 등이 가격표를 달고 손님을 기다립니다. 그중에서 나의 관심을 끈 것은 값이 저렴한 흠집사과입니다. 저리 가득 담아 놓고 2천원이라니 믿기지 않습니다. 흠집 없는 사과와는 가격 차이가 너무 크네요. 나는 마음대로 골라 한 개에 천원 하는 큼직한 흠집사과를 비닐 봉투에 가득 담았답니다. 맛은 자기 마음대로 깎아서 먹어볼 수 있는 시식용 사과가 보증을 하였지요. 나이 드신 주인 할머니가 작은 사과 여러 개를 덤으로 챙겨주시기까지 하였습니다. 역시 시골장터 인심은 후하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금년에는 장마와 태풍이 심해서 이렇게 사과에 흠집이 많이 생겼다고 해요. 그래도 맛은 똑같으니 선물용이 아니고 금방 먹을 것이라면 흠집이 있는 사과를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채소도 몇 가지 샀습니다. 밭에서 바로 수확한 것인지 무척 싱싱하였지요.
요즈음이 주꾸미 철인가요? 상자가 가득 군침이 돌게 합니다. 이외에 갖가지 수산물도 풍성합니다.
뻥이요!! 폭탄 터지는 듯한 뻥튀기 소리, 귀를 막고 도망갔다가 이내 달려들어 막 튀긴 옥수수, 가래떡 뻥튀기에 군침을 흘렸던 어린 시절로 돌아갑니다.
쿵짝쿵짝! 요즈음 한창 주가를 높이는 트로트 음악이 시장을 들썩거리게 합니다. 다가가 보니 트럭 위에 음반이 가득하군요.
요즈음 보기 힘든 키가 키재기를 하고 있군요. 지금도 키를 사용해서 곡식에 섞인 쭉정이들을 골라내는가 봐요. 역시 곡식을 고르는데 사용하는 둥근 채도 오랜만에 봅니다.
이건 또 뭔가요? 여러 종류의 닭들과 토끼, 염소까지 집에서 기르는 가축들을 몰고 왔습니다.
시장을 몇 바퀴 돌았더니 출출하네요. 시장 인근에 있는 장터국밥 집에 들러 소머리국밥과 소머리국수를 시켜서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예산 국수가 유명하다더니 헛소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면발이 야들야들하면서도 쫄깃한 게 식감이 정말 좋았습니다. 더구나 한우 소머리 고기를 푹 고아 우려낸 국물이 정말 구수하였답니다. 포장을 해 와서 두고두고 먹고 싶었지만 먼거리 여행에 상할까 봐 포기한 게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예산시장은 오일장으로도 열리지만 상설시장도 있어서 늘 북적거리는 것 같아요. 그만큼 볼거리, 살거리가 많고 먹을거리도 좋아서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가 봐요. 특히 매월 10일, 20일, 30일은 장터에서 문화공연이 열린다 하니 지나가는 길에 들러서 어깨춤이라도 같이 추며 즐기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