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나 절 입구에서 흔히 만날 수 있었던 장승이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모두들 어디로 갔나 했더니, 그 장승들이 이곳 충청남도 청양군 칠갑산 아래 다 모여 있군요. 
 

 
와, 키가 무려 11.5m에 이르는  칠갑산 천하대장군과 천하여장군이 칠갑산 앞에 떡 버티고 서 있으니 이곳에는 잡귀들이 감히 범접을 못하겠군요. 이 장승들은 한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이라고 합니다.
 

 
칠갑산 장승테마공원, 이름에 걸맞게 장승들이 입구부터 도열해 서 있으니 사열을 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날 보고 어쩌라구?'
 
두 갈래로 갈라져 머리가 두 개인 장승은 또 처음 보네요.
뭘 어쩌긴 어째, 그냥 그렇게 살아야지. 익살스러운 모습이 전혀 고민스럽지 않은 것 같군요.
 

 
얌전해 보이는 이 아저씨는 구기자대장군이네요. 구기자가 청양의 특산물이라는 것 모두 아시지요? 구기자는 하수오, 인삼과 함께 3대 명약으로 여겨진다고 해요. 구기자 속에는 콜린대사물질인 베타인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억제해 준다고 합니다.
 

 
고추대장군! 표정이 심각합니다. 금년에 고추가 흉년이라서 그런가요? 청양고추 맵긴 해도 그 알싸한 맛에 중독되지 않은 사람 얼마나 될까요?
 

 
이곳에는 청양마을 장승들을 모두 모아 놓았습니다. 
 
청양군 칠갑산 자락 10여 개 마을은 음력 정월대보름을 전후하여 장승제를 지내며 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해요. 마을의 안녕과 주민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것이지요. 나도 두 손 모아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어 보았답니다. 
 

 
장승공원에 들어서 있는 '문화관광해설사의집'입니다. 멋지게 지어 놓은 한옥에서 문화해설사님들이 청양을 소개하고 안내할 준비를 하고 계시나 봅니다.
 

 
문화해설사의 집 앞에서 12간지 동물 장승들이 보초를 서고 있어서 해설사님들이 참 든든하시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장승공원에는 잘 가꾼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서 산책하기 참 좋았습니다. 특히 아담한 금송들이 너무나 아름다웠답니다. 군데군데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와 쉼터도 조성되어 있었고요.
 

 
장승은 크게 목장승과 석장승이 있다고 해요. 그런데 저는 돌로 만든 석장승은 처음 봅니다.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이 너무도 귀엽군요.
 
'보지 말고, 듣지 말고, 말하지 말라.'
 
가짜뉴스가 판치는 요즈음 세상에 경종을 울리는 교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체가 높으신 장승인가 봅니다. 동물 모양의 장승들이 둘러싼 채 호위를 하고 있군요.
 

 
요즈음 트로트 열풍에 진또배기가 조명되고 있지요. 진또배기가 진짜배기와 어감이 비슷해서 그 뜻을 잘못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진또배기는 유행가 가사에도 있듯이 '어촌 마을 어귀에 서서 마을의 평안함을 기원하는 솟대'를 일컫는 강원도 사투리라고 해요. 솟대는 보통 긴 나무막대 위에 새 모양을 올려 놓는데, 이곳에는 긴 돌조각 위에 오리를 올려 놓았군요.
 

 
이곳 청양 칠갑산 장승공원에는 청양 지역의 장승뿐 아니라 국내 각지의 장승들이 다 모여 있습니다. 혀를 내밀고 '메롱' 하는 익살스러운 장승은 눈알이 곧 튀어나올 것 같군요.
 

 
국내의 장승은 물론 외국의 장승까지 재현해 놓았습니다. 확실히 외국 장승은 우리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군요.
 

 
장승공원을 보고 나서 가까이에 있는 칠갑산 장곡사를 다녀왔습니다. 장곡사에서 칠갑산 정상까지 오르는 길도 참 좋습니다.
 
장승공원 주변에는 장곡사뿐 아니라 주변에 백제문화체험박물관도 있습니다.

이처럼 칠갑산 장곡등산로 입구에는 볼거리가 참 많습니다. 산들산들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이때 청양 칠갑산에도 오르고 주변 관광지에도 들러서 몸과 마음을 가을로 한껏 물들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