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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성·이민철 부자와 이상원 농민이 모판을 싣고 있다(위). 이앙기가 지나간 길을 따라 가지런히 자리를 잡은 연초록색 모. ⓒ 무한정보신문 |
꽃이 피면 하얀 쌀밥을 주발에 고봉으로 담아놓은 것 같아 이름 지어진 이팝(이밥)나무. 하얀 꽃잎이 활짝 핀 5월, 파란 하늘빛이 찰랑거리는 무논에 연초록색 모가 가지런히 자리를 잡는다.
본격적인 모내기철을 맞은 들판은 너나할 것 없이 분주하다. ‘오뉴월에는 부지깽이도 한 몫 한다(갖다 쓴다)’는 속담이 생길 정도로 바쁜 시기다.
20일 고덕 사리 논두렁, 손에서 손으로 모판을 나르는 모습이 익숙하다. 형제만큼 가깝다는 이기성(69)씨와 이상원(57)씨 가족들이다.
“낙농을 같이 하고 있어 새벽 4시부터 젖 짜고 논에 와 해 저물 때까지 모를 심죠. 그래도 기계가 좋아져 이앙기 1대로 하루에 30마지기는 심을 수 있어요. 비료도 이삭거름 주고 할 것 없이 모내기할 때 한 번만 주면 돼요”
이상원씨가 고단한 하루를 별일 아닌 듯 요즘 말로 ‘쿨’하게 설명한다.
물 한방울도 허투루 낭비할 수 없는 영농철에 가뭄 걱정은 덜었다. 이기성씨는 “지금은 물이 넉넉해요. 여기는 삽교천에서 물을 대는데, 가장 아래쪽에 있는 논이라 다른 곳보다 가뭄을 더 타는 편이에요. 다행히 최근에 비가 많이 와 한시름 놨죠”라며 흐뭇한 얼굴로 들판을 바라본다.
예산군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올해 5월 21일까지 내린 강우량은 전년 121.8㎜와 비교해 2배 이상 많은 265.9㎜다. 이달 들어선 자그마치 12일 동안 비가 내려 대지를 적셨다.이날을 기준해 군내 1만1157㏊ 가운데 25%인 2789㏊가 조·중·만생종(조평·삼광·새일미·미품) 모내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