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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당진 시민들의 삶 바꾼 코로나19...“진정한 봄은 언제 올까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우리 이웃들 이야기

2020.04.10(금) 23:05:02 | 당진신문 (이메일주소:djnews@hanmail.net
               	djnews@hanmail.net)

코로나19 여파는 시민들의 삶을 전혀 다르게 바꿨다. 코로나 없는 봄이었다면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여행도 다니고 외식도 즐기며 문화생활을 누리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2020년 봄은 삭막하다.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 시민들은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그리고 학교와 각종 공공 시설 폐쇄 조치의 장기화로 이어지며, ‘조금만 더 버티면 되겠지’라고 힘을 얻던 시민들은 ‘이제는 어떻게 버티나’ 하는 고민을 하게 됐다. 이에 본지는 길어진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지역 곳곳에서 얼른 일상으로 복귀하기 바라는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당진시민들의삶바꾼코로나19진정한봄은언제올까요 1


“시들면 가치 잃는 꽃, 찾는 손님 한명을 위해 가게 문 열어”
푸른꽃화원 장의순 대표

꽃의 계절, 봄이 왔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각 지자체를 비롯한 각종 기관에서도 모든 행사를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학교 입학식과 결혼식 등 개인적인 행사도 미뤄지며 축하의 의미로 주고 받는 꽃의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 

“2~3월은 학교 입학식과 졸업식으로 꽃을 찾는 분들이 많고 결혼식도 많아 매년 이맘때면 바빴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사람들이 밖에 돌아다니지 않으니 꽃 소비도 줄어들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매출이 80%이상 줄었어요. 그나마 조화 주문이 들어와서 다행인데, 더 작은 꽃집은 피해가 더 상당합니다”

30년 가까이 꽃집을 운영해온 장의순 대표는 여태까지 이런 어려움은 없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작년 이맘때쯤 가게 앞 결혼식장은 주말마다 찾는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요즘은 주차장이 썰렁하다며 봄을 느낄 수 없다고 말한다. 

“결혼 시즌이면 늘 꽃 수요가 많았어요. 그런데 지난 2월부터는 예정된 결혼식도 취소되며 꽃 주문도 몇 차례 취소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화훼단지에서 평소 꽃을 가져오는 양의 절반 정도만 가져오는데 그마저도 다 못 팔기도 합니다. 꽃은 시들면 가치를 잃어버리는 특성상 손해를 보더라도 버려야 하거든요”

그러면서도 당진시가 지난 2월 꽃 소비 촉진을 위한 행사에 대해서는 일부 화훼단지와 꽃집에만 돌아가는 혜택이라고 쓴소리도 내놨다.

“시에서 하는 취지는 좋지만 결국 꽃을 파는 꽃집은 지정된 곳에서만 판매되고, 지금도 인근 마트 안에서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게 전국 화훼농가와 꽃집이 아닌 겨우 몇 곳만 혜택을 받는 다는 점에서 사실 도움을 받은 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지자체에서 세심하게 여러 자영업자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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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취소된 공연들, 한 번에 몰릴 수 있어 걱정”
문화예술창작소 내숭 문영미 대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시민들은 한정된 장소에 모이는 일을 가급적 주의하고 있다. 

문화예술창작소 내숭의 문영미 대표는 당진문화예술학교에서 문화강좌 수업과 회춘유랑단 등을 맡아 지역 내 공연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이후 문화 공연은 물론 문화 강좌도 모두 중단된 상태다.

“예술 강좌 수업도 무기한 연기돼서 전국의 모든 공연이 모두 미뤄지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다른 지역의 아는 분은 공연 연습한 게 너무 아쉬워서 관중 없이 공연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런 상황을 만들어 놓은 코로나가 괜히 야속하기만 하네요”

당진문화재단은 예술강사 생활안정을 위해 강사비 선지급을 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나중에 수업을 보강해야 한다는 점에서 코로나가 끝나고 문화 공연과 문화 예술인들이 한꺼번에 공연을 하게 될까, 그로 인한 포화상태가 걱정된다는 문영미 대표.

“원래 생활로 돌아오더라도, 연극계는 이전처럼 회복하기는 시간이 걸릴지 몰라요. 우선 그동안 미뤄둔 공연과 강연들이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하게 될 것이고, 그러다보면 스케줄을 미리 정하고 움직이는 예술인들은 겹치는 일정을 다시 조율하는 등의 혼잡한 상황이 올 겁니다”

문영미 대표는 그녀가 맡아 진행하는 정미면 노인들의 회춘유랑단의 단원인 어르신들을 걱정하기도 했다. 어르신들은 연습을 핑계 삼아 운동처럼 다니셨던 분들이고 두 달째 연습을 하지 않다 보니 다시 모인다 하더라도 예전처럼 하실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것.

“예술인을 위한 지원책이 따로 있었으면 좋겠어요. 단원들은 공연을 해야 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 언제 할 수 있을지 모르는 막연한 상황에서 얼마 전 당진시가 발표한 소상공인 지원책에 해당하는 예술인은 얼마 없거든요. 예술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체계가 마련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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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적한 어르신들, 코로나 끝나면 나들이 가기로 약속했다”
정미면 사관리 강종순 부녀회장

동네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웃고 즐기며 사랑방 역할을 하던 경로당이 지난 2월 24일부터 무기한 폐쇄조치에 들어갔다. 집에서 경로당까지, 마을회관까지 운동 삼아 걸어다니며 동네 어른들 만나는 낙으로 지내던 어르신들은 따뜻한 봄이 왔어도 집에서만 지내고 있다.

“어르신들이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고 울적하다고 하소연합니다. 그런데 어떡하겠어요. 나라가 이렇고 코로나 감염이 아직도 있다는데, 어르신들이 어쩔 수 없이 못 나오고 있어요”

정미면 사관리 강종순 부녀회장은 경로당 폐쇄 조치가 내렸을 때 마을 어르신들을 자주 못 볼 수 있다는 마음에 꼭 폐쇄해야 하느냐고 남편에게 하소연 하기도 했다. 

“회관 와서 쉬었다가 얘기하고 그렇게 오고 가는 모습을 보면서 동네 어르신들 안부도 챙길 수 있었어요. 그런데 경로당 폐쇄 되면서 마을 어른들이 잘 지내는지, 건강은 괜찮은지 그걸 어찌 다 확인하겠어요. 한 어르신은 도대체 언제까지 경로당을 폐쇄하는 거냐며, 당진은 감염자가 나오지도 않았는데도 폐쇄하느냐고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더라구요”

코로나가 없었다면 지금의 사관리 어르신들은 경로당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식사를 하고 동네 꽃구경은 물론 함께 나들이를 나가 콧바람을 쐬었을 4월이다. 어르신들은 집에서 모일 수 없는 상황을 답답해하며 하염없이 경로당 문이 다시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가 끝나면 다 같이 놀러가자고 이야기 했습니다. 어르신들 그동안 집에서 얼마나 심심하셨겠어요? 그래도 다행히 당진에는 코로나 감염자도 없고, 우리 마을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지내고 있는 거 같아 그걸로 위안 삼으며 하루 빨리 코로나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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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 삼아, 예술인들이 발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다원갤러리 김용남 관장


코로나19 여파는 지역 내 갤러리 전시에도 영향을 미치며 지역 작가들의 생계에도 어려움을 주고 있었다. 당진에도 전업작가로 활동하는 예술가가 많이 있으며, 그 중에는 생계를 책임지는 작가도 꽤 있다고.

“어떤 작가는 몇 달째 코로나로 작품 전시를 할 수 없고, 그로 인한 수입이 생기지 않아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경비직으로 취직했다는 분도 있습니다. 그만큼 코로나19사태로 예술인들이 어느 때보다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거죠”

예술인의 경우 이런 사태에 생계 위협에 그 누구보다 많이 노출되어 있다. 그들은 정부의 혹은 지자체의 지원체계에 적합하지 않거나 결격사유가 있기 때문에 수입이 거의 없이 몇 달을 보내야 한다. 

“정부에서 막연하게 추경을 세워서 나눠주기 보다는 예술인이 평소 생활 패턴대로 살아갈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프리랜서로 강의를 나가는 예술인에게 무조건 수업을 중단하기보다, 다만 수업료의 얼마를 선지급하고 추후에 보충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주어지는 등의 대책이 더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이번 코로나19 여파로 작품 활동의 위기에도 예술인들의 실력 향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는 희망도 내놨다.

“코로나 확산으로 누구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 이번 사태를 기회로 삼아 언제라도 이런 비슷한 상황에서도 이겨낼 수 있도록 예술인들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안이 나오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들의 실력 향상을 위한 연습의 시간이라 생각하며, 창작에 집중하다보면 언젠가 다시 관람객들이 찾을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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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로 막힌 농산물, 학교 개학하기만 기다릴 뿐”
조성원 농민회 합덕 지회장


개학이 연기되고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학교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바로 아이들의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농가 입장에서는 이번 코로나 사태가 하루 빨리 지나가기만 기다리고 있다.

“쪽파와 같은 농산물은 보관도 어렵기 때문에 재배하면 바로 납품해야 하지만 학교 급식의 쪽파를 공급하는 우리는 밭을 바라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그마저 다른 유통경로를 찾으려 해도 서울 가락시장 같은 대형 도매시장에서도 사람이 없고 찾는 사람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판매할 수 있겠습니까”

코로나 사태 이전 쪽파 10kg에 6만3천8백원의 가격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 가격을 결코 받을 수 없다. 한 해동안 열심히 수확해낸 싱싱한 쪽파지만 제값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물건을 판매라도 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마저도 수요가 적어 어렵다며 차라리 밭을 갈아 엎어버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조성원 지회장.

“농민들은 재배한 농산물을 공급해서 한해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당진 지역을 비롯한 피해를 입은 전국 농가는 코로나가 끝나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고 있죠. 학교 급식의 재료로 납품하는 저와 같은 경우는 학교가 개학이라도 한다면 숨통이 조금 트일 것만 같습니다”

한편 지자체의 대처에도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당진시가 내놓은 지원책은 소상공인 등이 지원대상이어서 농민들이 지원 받기에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시에서도 보상해줘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사과랑 다르게 쪽파와 같은 농산물은 보관도 어려운 만큼 재배 농산물을 적정한 가격을 받고 판매할 수 있는 판로를 찾아주는 길을 마련해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최저생계비를 어느 정도 보장하던지 농산물 판매액의 손해액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등의 대안이 마련된다면 농가가 입은 피해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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