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여행

아름다운 바닷가 읍성의 봄

2020.04.02(목) 06:43:21 | 설산 (이메일주소:ds3keb@naver.com
               	ds3keb@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해미(海美)'라는 예쁜 이름으로 불리는 곳에는 지금으로부터 529년 전에 쌓은, 나라 안에서 현존하는 평지에 쌓은 성 중에서 가장 잘 보존되어 있다는 해미읍성이 있다.
  
해미읍성
▲해미읍성
 
이 읍성은 성곽 둘레 1,800m, 높이 5m, 면적 20만㎡로 조선 태종 17년(1417년)부터 세종 3년(1421년) 사이에 축성되어 1491년인 성종 22년에 완전한 규모를 갖추게 되었으며, 한때 충청지역의 육군 최고 지휘 기관인 충청병영이 위치하여 병마절도사가 배치되어 육군을 총지휘하였으며 선조 12년에는 이순신 장군이 이곳에서 병사영 군관으로 10개월간 근무하였다고 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이 읍성이 아름다운 것은 꼭 그 자리에 있어야 할 것 같이 잘 끼워 맞춘 돌로 쌓아 올린 성벽도 물론이지만, 성 밖의 분주하고 복잡함을 뒤로하고 진남문을 통해 들어오면 너른 평지가 주는 편안함, 여유로움 이런 것들이 마음을 평화롭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진남문
▲진남문

그러나 170여 년 전 이곳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면 아무렇지 않게 마음 편히 둘러볼 수만은 없는 곳이기도 하다.
 
성안으로 들어오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이 감옥이다. 대원군의 천주교 박해 당시 내포 땅에는 김대건 신부 이래 천주학이 널리 퍼져 있어 내포 지방의 13개 군현을 담당하던 해미 진영은 천주교도들을 잡아들여 이 감옥에 가두고 처형했던 모양이다. 1801년 신유박해를 시작으로 조정이 천주교 탄압을 공식화한 기해, 병오, 병인박해 때 외에도 해미 진영은 지속적으로 내포 지방의 천주교도들을 처형하여 무려 1,000명에 이르는 천주교 신자들이 이곳에서 처형되었다고 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이 감옥 앞에는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듯 겨울나무의 모습을 하고 있는 수령이 약 300년으로 추정되는 회화나무가 있다. 감옥에 갇힌 천주 교도들을 이 나무에 매달아 고문하고 처형을 했다고 하니 이 나무의 운명도 기구하다. 당시 처형되기를 기다리는 천주교도들은 자신이 죽는 것보다 남 죽는 것 보기가 더욱 괴로워 먼저 처형되기를 원했다는 처절한 사연도 있었다고 하는데, 죽은 자와 살아있는 나무는 말이 없다.
-출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유홍준, 창작과비평사)
 
감옥 앞 회화나무
▲감옥 앞 회화나무
 
이런 역사적 사실을 알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나무를 바라볼 수 없어 서성이는데, 옥문을 지키는 인형 옥졸도 바이러스는 무서운지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웃음이 난다.
 
해미읍성 내 감옥
▲해미읍성 내 감옥
 
오늘날 우리에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주어지는 많은 것들이 우리보다 앞서 살다 간 사람들의 헌신과 희생, 고통과 아픔 뒤에 주어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성을 한 바퀴 돌아보니 청허정 뒤로 수령이 꽤 되어 보이는 굵은 소나무 군락지가 있다. 그 솔밭 사이로 곱디 고운 연분홍 진달래가 봄바람에 흔들린다.

민속가옥
▲민속가옥

아름다운바닷가읍성의봄 1
 
아름다운바닷가읍성의봄 2
 
아름다운바닷가읍성의봄 3
 
아름다운바닷가읍성의봄 4
 
청허정 아래 솔밭
▲청허정 아래 솔밭
 
객사 마루에 앉아 따뜻한 봄볕을 받으며 바라다보니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이곳을 방문했을 때 외신에서 극찬했다는 '정원의 꽃밭처럼 아름다운 곳'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아름다운바닷가읍성의봄 5
 
볼 만한 많은 것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이 꼭 아름다운 것은 아닌 것 같다. 누런 묵은 잔디 사이로 이 봄에 새로 나온 파릇파릇한 여린 잔디 잎들처럼 잠시 걸음을 멈추고 보아야 보이는 것들이 아름답고, 사람이나 풍경이나 여백이 있는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이곳에서 배운다.
  
아름다운바닷가읍성의봄 6
 
비록 마스크를 쓰고 최대한 접촉을 피해 다녀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그래도 잔잔한 물결 같은 봄날이다.
 
해미읍성
-소재: 충남 서산시 해미면 남문2로 143
-문의: 041-661-8005
 

설산님의 다른 기사 보기

[설산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