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우리에게 불청객처럼 찾아온 코로나19는 지난 1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부터 마스크의 습관화, 집콕 문화를 비롯해 비대면 소비문화 등 우리 일상에 참 많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또 지인들과의 모임이나 여행, 여가생활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기며 보냈던 우리의 일상은 더이상 당연하지 않은 일이 되었는데요. 이렇게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해서 강조되면서 사람들과의 비대면으로 인한 마음의 상실감이 하루하루 크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보다 한적한 곳에서 따스한 봄날을 맞아 가볍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부여의 최초 성당인 금사리성당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충청남도 부여군 구룡면에 위치한 금사리성당은 한적한 시골마을에 자리잡고 있어,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마치 시골 외할머니댁을 찾은 듯한 다정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백제의 옛 도읍이었던 사비 땅에 자리잡은 금사리성당은 대전교구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충남 부여에 지어진 첫번째 가톨릭 교회 건축물이라고 하는데요.
그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충청남도 기념물 제143호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입구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보이는 노랑색 건물은 최근에 지어진 것으로, 그 뒷편의 붉은색의 벽돌 건물이 바로 110년전에 지어진 성당 건물이라고 합니다. 
 


성당 입구 오른편으로는 평화의 성모상이 우뚝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모든 신자들은 본당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이 곳에 서서 성모님께 인사를 드린다고 합니다.




 
또 마당 곳곳에는 추운 겨울을 뚫고 봄이 왔음을 알리는 수선화가 노랗게 꽃을 피운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수선화의 노란 꽃이 너무 앙증맞아, 가던 길을 멈추고 웅크리고 앉아서는, 꽃을 들여다 보며 다정한 봄 인사를 건네게 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부여 금사리성당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건축물이었는데요. 한옥 성당과 양식 성당의 특징을 모두 가진 아담한 단층 건물로 싱그러운 자연과의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었구요.
성당의 외부는 붉은 벽돌과 회색 벽돌로 장식되었고, 창틀의 윗부분은 둥근 곡선을 이루어 정교하면서도 우아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성당 전면에는 종탑이 세워져 있었으나, 강풍으로 넘어져 없어지고 지금은 천장에 종을 치던 구멍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



 
성당 내부로 들어서니,110여년의 오랜 세월을 알 수 없을만큼 잘 정돈된 모습이었는데요. 아치형의 둥근 곡선을 가진 창을 통해 드리우는 햇살로 성당 안은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듯 했습니다.

 
또 제대를 중심으로 중앙 통로 한가운데에 일렬로 나무 기둥을 세워놓은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 기둥들은 상부의 하중을 거의 받지 않는 구조로 지어져 있어, 기둥의 주된 역할이 남녀 의석 공간 분할이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금사리성당의 외부와 내부 등을 돌아보며 한바퀴 돌아보다 보니 봄 나들이를 나온 고양이 친구도 볼 수 있었는데요.
이 곳을 찾은 신도들 혹은 동네 어르신들과 자주 말 벗이 되어서인지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따르는 모습이 무척이나 친근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요즘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유명 관광 명소 보다는 보다 한적하고 인적이 드문 여행지를 찾게 되곤 하는데요.
부여 금사리성당은 한적한 시골마을에 자리잡고 있어 성당 미사시간을 제외하고는 크게 드나드는 사람이 없는 듯 합니다.
보다 한적한 곳에서 여유를 즐기며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마음을 쉬어가고 싶을 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혹은 무언가 생각의 정리가 필요할 때 부여 금사리성당으로 느린 발걸음을 옮겨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부여 금사리성당>
041-832-5355
충청남도 부여군 구룡면 성충로 1342번길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