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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엄마가 행복해야 마을이 행복하다는 홍동면 문당리 초록이둥지협동조합

유기농법으로 키운 쌀로 건강한 쌀빵을 만들며 마을의 100년을 계획하는 홍동마을

2020.02.15(토) 15:34:25 | 보라공주 (이메일주소:eyeful3535@naver.com
               	eyeful3535@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충남 홍성군 홍동면은 1970년대 중반부터 유기농업을 시작한 곳입니다. 유기농업이란, 농약과 비료 등 화학자재 대신 유기물, 미생물 등 천연자원을 사용하여 농산물은 물론 생태계의 건강까지 고려하는 친환경 농업입니다. 홍동마을의 유기농업이 성공적일 수 있었던 것은 마을 주민들의 공통의 가치 및 정서가 기반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90년대 초반에는 오리농법과 흑미를 도입하면서 성장의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도 홍동마을은 마을 사람들과의 단합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으며, 생산자와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연대하여 유기농업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오리농법과 브랜드 가치를 이용해 홍동마을 부녀자들은 2016년 5월 17일 초록이둥지협동조합을 설립하였고, 2018년 마을기업을 시작하고 2019년 재지정 되어 건강한 쌀로 빵을 만들고 있습니다. 초록이둥지협동조합을 찾은 날 마침 주문이 들어와 빵을 만들고 있었는데요, 2층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카페에서 정예화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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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둥지협동조합 정예화 대표
 
초록이둥지협동조합의 시작은 홍동마을의 건강한 쌀이 1차 농산물로만 머무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마을의 100년을 내다보았을 때 자녀들이 대를 이어 친환경 농업을 해나가는데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마을을 생각하며 고민하던 중 40년이 넘는 동안 함께 농사짓고, 마을 일을 하면서도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부녀자들의 역할이란 게 밥하고 설거지를 하는 정도였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마을회의 때 발언권도 없는 부녀자들은 '엄마가 행복해야 마을이 행복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행복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엄마들이 함께 하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뭉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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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당리 유기농 쌀이야기
 
홍동면 문당리 마을 며느리 7명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일을 시작했지만 농사일을 하면서 빵을 만들기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홍동면으로 귀촌을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서로 서먹했던 것도 풀고, 일자리가 없어 시내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귀촌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귀촌인들도 조합원으로 동참하면서 상근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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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마을기업 지정, 2019년 재지정

다행히 서로 조금씩 양보해가며 일을 하다 보니 뜻도 잘 맞고 조합원도 더 늘어나게 되었지만 크게 사업을 늘려 무리할 생각은 없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돈이 들어오고 일이 커지다 보면 갈등이 생기게 되기 마련이라면서 지금처럼 소소하지만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이면 만족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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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둥지협동조합은 사업을 늘리기보다는 품질 좋은 쌀빵 만들기에 힘을 더 쓰고 싶다고 합니다. 처음엔 방앗간에서 쌀을 빻아와 만들다 보니 빵이 아니라 떡에 가까웠다고 합니다. 조합원들과 연구하고, 경험을 하다 보니 노하우가 생겼고, 이제는 쌀가루로 만든 빵이 제법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빵 만드는 기술 역시 지역에 있는 혜전대학교 제과제빵 교수님이 연구·전수해 주어 조금은 수월하게 빵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다양한 곳에서 지원을 해주어 현재 마들렌, 흑미빵, 모닝빵, 식빵, 단팥빵, 곰보빵, 찐빵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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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당리 쌀빵-식빵, 모닝빵, 마들렌
 
지역에서 생산된 쌀과 부재료로 만든 건강한 쌀빵은 주로 홍성군 친환경 급식을 통해 주로 지역 어린이집으로 판매되고, 여성농업인센터, 직거래 등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쌀빵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짧은 유통기한도 개선해야 하고, 쌀빵 선물세트 상품을 만들어 매출을 더 올리고 싶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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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만점 단팥빵
 
또, 지금도 쌀빵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지만 좀 더 체계를 잡아 자리를 잡고 싶고, 1층 유휴공간으로 남아 있는 마을 건물에 홍동마을 문화홍보관을 만들어 찾아오는 가족들과 관광객들에게 마을의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을 더 많이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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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마을 유휴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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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예화 대표가 급하게 밖으로 나갔는데요, 마을에 계신 어르신들이 바로 옆에 위치한 노인정으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을에 행사가 있나 싶었는데 얼마 전부터 귀촌인 중 미술과 공예에 재능을 가진 분들이 있어 재능기부로 매주 화, 목요일 오후 2시에 할머니들에게 '초록이 문화교실'을 열어 무료한 겨울을 재미있는 시간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고 합니다.

엄마가행복해야마을이행복하다는홍동면문당리초록이둥지협동조합 9▲마을 여성들이 함께 행복한 초록이 문화교실
 
처음에는 시어머니뻘 되는 어르신들이 겨울에 무료해 하시길래 강정을 만들어 팔면 용돈도 되고 좋겠다 싶어 일을 만들어드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평생을 일에 파묻혀서 사시던 어르신에게 또 일거리를 만들어 드리는가 싶어 관두게 되었고, 평생 접해보기 힘들었던 문화예술을 경험하게 해드리니 아이처럼 기뻐했다고 합니다. 할머니들 손으로 그린 그림과 글, 공예품을 보고 있으면 정예화 대표는 초록이둥지협동조합을 만들고 최고로 잘한 일인 것 같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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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마을 어르신들이 만든 비누
 
초록이둥지협동조합은 앞으로도 마을 어르신들 잘 모시고, 자식들이 돌아와 유기농업의 긍지를 이어가게 하기 위해 엄마들이 조금 힘들어도 자리를 잡아놓고 싶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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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이었지만 홍동마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을 공동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같이 잘 사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서로 욕심내지 않고 마을 자원을 활용해 주민 스스로 공공의 이익을 내는 것이 협동조합의 본질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흑미빵같이 건강하고, 찐빵같이 단단하며, 마들렌처럼 설레는 초록이둥지협동조합으로 성장해나가길 바랍니다.

초록이둥지협동조합
-주소: 충남 홍성군 홍동면 문당길 142
-쌀빵만들기 체험 문의: 041-631-3538
-쌀빵 구입 문의: 041-632-9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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