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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예산 삽티마을의 생생하고 살맛 나는 마을기업 이야기

마을 농산물을 가공 제품으로 만들어 행복을 꿈꾸는 고래못영농조합

2020.02.12(수) 00:13:59 | 보라공주 (이메일주소:eyeful3535@naver.com
               	eyeful3535@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마을기업은 지역주민이 지역에 존재하는 유·무형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켜 지역 공동의 이익을 내기 위해 설립·운영되는 기업입니다. 마을기업 유형 중 육성형 마을기업은 1차년도(신규) 마을기업으로 지정받은 후, 2차년도(재지정) 및 3차년도(고도화) 마을기업을 지원하여 안정화 및 지속 가능성 확보가 필요한 마을기업을 말합니다.
 
2019년 예산군 신규 마을기업 육성사업 지원을 통해 선정된 삽티마을기업(법인명 고래못영농조합)을 방문했습니다. 충남 예산 예당저수지 인근에 위치한 삽티마을은 20세대가 살고 있고, 마을 주민이 40명도 채 안 되는 곳으로 6.25 전쟁 때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인민군조차 들어오지 못했을 정도로 작은 마을입니다. 응봉서로를 따라가다가 건지화삽티길로 빠져 좁은 길을 가다 보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삽티마을이 나옵니다.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 중앙에는 겨울 동안 마을 어르신들이 모여서 휴식을 취하는 경로당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앞으로 논과 밭이 펼쳐져 있어 시야가 훤해 마을 전체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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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건지화2리 삽티마을 경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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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티마을 경로당에서 보이는 전경
 
고래못영농조합 박용호 대표가 경로당까지 나와 반겨주었는데요, 고래못이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 경로당 옆 정자 밑에 대대로 내려오는 못 이야기를 시작으로 마을을 소개해주었습니다. 삽티마을에는 고래못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못이 있는데 늘 물이 바닥에서 샘솟는 곳이라고 합니다. 넓고 깊게 팬 땅의 모양이 고래와 닮아서 그 이름이 유래가 된 듯하다고 합니다. 물이 고이다 보니 옛날 어머님들의 빨래터로 이용되었을 것이라 추정한다고 합니다. 터만 남았던 곳을 청년회의 지원으로 복원해 놓으니 경로당 주변도 깨끗해지고, 찾아오는 가족들도 마을의 역사를 들으며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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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못을 설명하는 박용호 대표

자리를 옮겨 삽티마을기업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박용호 대표는 안산에서 제조업체에 근무하면서 주말마다 처갓집 과수원 일을 도와주러 내려왔었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농업에 관심이 생기고 방송통신대 농학과에 진학해 언제가 될지 모를 귀농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평생 농사를 짓던 사람들과 똑같이 농사는 짓지 못하니 차별화를 두기 위해 유기농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합니다. 준비를 하면서 이왕이면 한살이라도 젊었을 때 귀농을 하자는 생각으로 2010년 예산으로 내려오게 되었고, 예산농업인대학에서 친환경농업과정을 수료하고 2011년도에는 전문반까지 수료를 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총무를 맡으면서 사람도 많이 사귀게 되고, 마을기업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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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남들보다 못 짓지만 누구보다 서류작업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고 합니다. 2018년 아내와 마을대학을 다니며 마을가꾸기 사업이 이렇게 다양하게 있는지 알았고, 알수록 마을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몹시 흥분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마을 사람들을 위해 찾아가는 마을대학을 신청해서 함께 마을가꾸기 수업을 듣고, 6차 산업 인큐베이팅에서 궁중요리 수업을 통해 어르신들을 초대해 함께 식사하면서 주민들도 마을 사업에 대해 알게 되고 긍정적이 되었다고 합니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2018년 마을기업전 교육을 들으며 생생살맛나는 마을가꾸기를 주제로 마을 사업에 도전했는데 한 번에 서류가 통과가 되어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고령화된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을 찾기 위해 고심하던 중 원목(참나무)을 이용해 표고버섯을 재배해서 가공하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종균을 심는다고 바로 표고버섯이 나오지 않으니 수익이 나지 않아 그 대안으로 밭에서 나는 깨를 갖고 기름을 만들고, 예산의 맛있는 사과로 사과칩과 사과즙을 만들어보자는 사업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예산삽티마을의생생하고살맛나는마을기업이야기 5▲원목을 이용한 표고버섯 재배

사업을 생각하고 나니 마을에 장비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고민하던 중 예산농업기술센터 농산물공동가공센터의 도움으로 일을 해결했다고 합니다. 해썹(HACCP) 인증은 물론 착즙부터 착유 및 동결건조기까지 다양한 시설이 되어 있어 굳이 마을에 비싼 기계를 들여놓지 않아도 되었다고 합니다.

마을에서 생산한 깨와 사과를 갖고 가서 참기름·들기름·생들기름·사과즙·사과칩 등을 만들어와 판매만 하면 되었는데요, 박용호 대표는 박스 포장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주로 직거래나 예당호출렁다리 매장에서 판매하면서 소비 성향을 파악했다고 합니다. 핵가족이 많은 요즘 많은 양을 구매하지 않는 점에 착안해 소포장 박스로 바꾸고 사과·사과즙·사과칩을 원하는 품목으로 담아 갈 수 있게 만들면서 인기 만점이었다고 합니다. 또, 박스 포장에 예산을 알릴 수 있는 예당호출렁다리 사진을 넣어 다른 마을 상품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예산삽티마을의생생하고살맛나는마을기업이야기 6▲사과를 원형그대로 동결건조 시켜 만든 사과칩
 
예산삽티마을의생생하고살맛나는마을기업이야기 7▲100% 사과만 넣어 만든 사과즙
 
예산삽티마을의생생하고살맛나는마을기업이야기 8▲삽티마을에서 생산하는 깨로 만든 들기름
 
작년 추석에는 영농조합법인에서 마을 공동텃밭을 이용해 키운 고구마와 기름세트를 만들어 경로당 앞에서 팔았는데요, 고향을 찾는 가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또, 고추 농사를 짓던 마을 주민의 하우스를 빌려 서산에서 달래 종자를 사다가 키워 1월에 수확해 내다 팔면서 번외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기도 했습니다. 주 종목 사업은 아니었지만 농한기를 이용해 한 가지씩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해나가는 재미가 쏠쏠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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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추석 농산물 판매를 위해 직접 만든 판넬

처음 귀농을 하고 농사는 뒷전이고 교육을 받으러 밖으로만 도는 사위를 못마땅해 하던 장모님도 마을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열었다고 합니다. 작은 삽티마을에서 농사를 지어도 모두 소농이라 판로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마을기업을 통해 마을 주민들의 농산물을 이용해 상품을 만들어 수익을 낼 수 있어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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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디자인해서 만든 소량 상품 박스

마을 사업을 하면서 서로 뜻이 안 맞기도 하고, 귀농을 한 입장이라 농사를 잘 몰라 앞에서 끌고 나가기 힘들었지만 지금까지 함께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고,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조금 더 살맛 나는 삽티마을이 된 것 같아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된다고 합니다.

작지만 알찬 삽티마을기업이 앞으로 지역에 맞는 사업(나무 표고버섯·유지류·착즙류·건조류)을 더욱 발전시켜 경쟁력 있는 마을기업으로 성장하여 함께 잘 사는 삽티마을이 되길 바랍니다.

삽티마을기업(법인명 고래못영농조합)
-주소: 충남 예산군 응봉면 건지화삽티길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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