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사는이야기

참나무처럼 ‘우뚝한 사람이 되어 슬기로운 삶’을 다스리자

동학사 가는 길 학봉초등학교에 들어서다

2019.11.23(토) 14:35:12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참나무처럼우뚝한사람이되어슬기로운삶을다스리자 1
▲골목길을 들어서야 만나는 학봉초등학교

산에 가면 어디든 눈에 띄는 나무가 있다, 마치 친구처럼. 처음 만나도 친근하고 그냥 옆에만 있어도 의지가 되는 친구. 나무 중의 나무는 참나무(도토리나무)다. 그런 나무가 살고 있는 계룡산자락 아래 학봉초등학교가 있다. ‘눈을 들어 산을 보아라~, 너의 도움 어디서 오나.’ 높은 산을 바라만 보아도 내가 아는 찬송가 한 소절이 절로 나온다. 종교를 떠나 조물주의 신비를 느낀다. 공주와 대전 유성의 경계에 있어 동학사는 별 부담없이 자주 다녔다. 동학사 오르내리는 그 길을 따라 걷는 것 자체가 힐링이 된다.
 
1
 
1
▲'꿈과 끼로 미래여는 행복한 학봉교육'
 
학교 담위로 보이는 음식점들
▲학교 담위로 보이는 음식점들

학봉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을 알리는 원색이 동심을 자극한다.
▲학봉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을 알리는 원색이 동심을 자극한다

학봉초등학교라는 팻말을 따라 조붓한 골목길을 들어섰다. 근처에 밭이 있고 학교 둘레로는 건물마다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학교터는 옷에 따로 만들어놓은 호주머니 같다. 그 속에 구슬이나 딱지, 납작하고 맨들거리는 돌멩이가 있었을까. 수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악동들의 모습이 나와 다르지 않았으리라. 주머니 속에 손을 넣으면 만져지는 나만의 기쁨, 한참을 걸어가는 지루한 길에 친구가 되었던 물건들. 1962년에 개교한 초등학교는 거의 내 나이와 엇비슷한 나이를 품었다.
 
세워진 나무는 참나무일까.
▲세워진 나무는 참나무일까, 단단하고 우람한 느낌이 강하다
 
읽으면 결의에 차게 하는 글
▲읽으면 결의에 차게 하는 글

“하늘로 치솟은/ 계룡산 천황봉처럼/ 우뚝한 사람이 되어/ 슬기로운 삶을/ 다스려 달라는 선배들의 바램을/ 여기에 새기다. 1992. 광복절 학봉국민학교 동문회원 일동”

“우리는 뜻 있는 삶의 길을 깨우치기 위하여 이 문을 들어선다. 1993. 어린이날 1회 졸업생들이 세운 글”
 
교문을 들어서면 나무에 새기거나 돌에 새긴 비가 있다. 졸업생 동문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바라는 글들은 후배들로 하여금 뜻을 정하여 굳게 마음 먹게 한다. 학교를 오가는 6년 동안 나무와 돌에 새긴 글은 어느덧 아이들의 정신에도 맑게 새겨졌을 것 같다.
 
참나무처럼우뚝한사람이되어슬기로운삶을다스리자 2
 
참나무처럼우뚝한사람이되어슬기로운삶을다스리자 3
 
참나무처럼우뚝한사람이되어슬기로운삶을다스리자 4
 
참나무처럼우뚝한사람이되어슬기로운삶을다스리자 5

11월 종반의 날씨가 다소 쌀쌀하다. 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이 있지만 학생들은 이미 집으로 돌아간 시간. 텅 빈 운동장 한 모서리에서는 아저씨들이 학교 보수공사를 하는 중이었다. 등나무가 서로 얽혀 지붕을 이룬 모양은 ‘책 읽는 소녀’상과 어울려 작품이 되었다. 얼마 남지 않은 등나무 이파리는 해가 넘어가는 시간에 겨자빛깔로 더 선명하다.
 
참나무(도토리나무)의 다른 이름과 쓰임을 알아볼까요.
▲참나무(도토리나무)의 다른 이름과 쓰임을 알아볼까요

학봉초등학교 운동장 가장자리 한 군데에는 눈에 띄는 설치물이 있다. 큰 곰과 아기 곰이 ‘도토리 키재기’를 하는 그림 위로 참나무 ‘정보’를 안내한다. 나무 중의 나무 참나무, 참나무를 달리 부르는 이름이 여럿 있다. 갈참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등이다.
 
상수리나무는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선조 임금의 수라상에 묵을 쑤어 올렸다고 해서 상수리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또 짚신이 닳아 구멍이 나면 잎사귀를 따서 짚신바닥에 깔았다고 해서 신갈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단다. 게다가 떡갈나무는 음식을 잘 변하지 않게 하는 물질이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잎이 커서 떡을 싸는 데에도 사용했다는데, 그 각각의 이름처럼 열매 모양도 다르다. 참나무는 두루 쓰임도 많다. 열매 도토리는 묵으로 쑤어 먹고, 두툼한 껍질은 너와집 지붕을 잇거나 가구를 짜고 버섯 기르는 데에도 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해가 많이 짧아졌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해가 많이 짧아졌다

계룡산자락 한 줄기 바람이 서늘하게 지나간다. 동학사에 올랐던 사람들의 차량이 내려가는 길에 몰린다. 2019년 올해로 53회 졸업생을 배출한 학봉초등학교, 선배들의 바람처럼 후배들이 어느 곳에 있든지 ‘우뚝한 사람이 되어’ 슬기로운 삶을 잘 다스려 나가길 빈다, 참나무처럼.
 

황토님의 다른 기사 보기

[황토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