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물달 프로젝트에 참가한 가족들이 야외 돗자리에 앉아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노물달 프로젝트’ 성공하며

예산 지역 새 놀이문화 바람

내년 정식 개관을 앞둔 충남 예산 ‘내포보부상촌’이 일찌감치 어린이들의 활기로 북적이고 있다. 문화연구소 ‘마당’(대표 신홍식)이 올해 들어 4차례 개최한 ‘노물달 프로젝트’ 덕이다. 노물달은 ‘노는 물이 달라’의 줄임말이다. 프로젝트 이름처럼 마당은 천편일률적인 어린이 체험프로그램을 거부하고, 새로운 형태의 체험 프로그램으로 이용자의 만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데 기획력을 집중하는 문화예술단체다.

올해 2월 창단한 신생 단체이지만 지역에서 예술가이자 문화활동가로 활약하고 있는 활동가 4명이 모였다. 그 중심에는 마당의 ‘마당쇠’ 역할을 자처한 심재선(45) 씨가 있다. 예산이 고향인 심 씨는 봉신면에서 개인 도예 공방을 운영하는 도예가이면서 문화기획가이다. 홍성예총 사무국장, 홍성문화원 문화사업팀장, 예산군청 축제전문가 등으로 일하며 홍성·예산의 크고 작은 문화행사들을 도맡아 진행해 왔다.

심 씨가 ‘마당’을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유는, 지역 곳곳에 ‘노는 마당’을 만들고 싶어서다. 심 씨는 “지금 문화트랜드는 공간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며 “특정한 공간을 중심으로 여러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이를 통해 다양한 커뮤니티가 생겨나는 계기를 지역에서 실현하고 싶었다”고 계기를 밝혔다.

아직 개관하지 않은 내포보부상촌을 택한 이유도 주민들에게 새로운 문화공간의 탄생을 일찌감치 알리고 친근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심 씨는 지역 주민들이 애정하는 공간이 될 때 외지인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으로 어필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마당은 이곳에서 지난 6월 1일, 6월 29일, 8월 3일, 8월 31일 등 네 번에 걸쳐 노물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예산군이 주최하는 문화가있는날 일환으로 진행된 프로젝트는 ▲깔깔놀이터(박스놀이, 밧줄놀이, 리본놀이 등) ▲모래놀이터(보물캐기, 보물 복원, 사발통문 쓰기 등) ▲핸드메이드 마켓(향초·비누, 헤어악세사리, 다육작품 등) ▲버스킹공연 등으로 매회 오후 4시부터 밤 9시까지 진행됐다.

오감을 자극하고 창의력을 극대화시키는 체험 프로그램들 중에서도 특히 모래 속에서 보물을 찾아 복원하는 모래놀이터는 기대 이상으로 어린이들의 호응도가 높았다. 단상 무대를 없애고 관객과 같은 시선에서 진행한 어쿠스틱 밴드의 버스킹 공연은 프로젝트의 백미다.

각자가 준비해 온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프로젝트를 즐긴 주민들의 만족감은 기대 이상으로 높았다. 방문객의 숫자가 이를 증명했다. 첫 회 행사에 120여 명이 찾은데 이어 3번째 프로젝트에는 390여명의 주민이 참여할 정도로 입소문은 빨리 퍼져나갔다.

심 씨는 “4차례의 프로젝트를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방문하는 단골 체험객들도 여럿 있다”며 “내포포부상촌이 문화 체험의 거점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문화연구소 마당은 올해 마지막 노물달 프로젝트를 10월 5일, 내포보부상촌에서 진행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그간의 미비점을 더욱 보완해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과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심 씨는 “지역 곳곳에서 놀이문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커뮤니티가 생겨나길 바란다”며 “문화연구소 ‘마당’은 지역의 놀이문화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혜동 khd1226@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