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고택 전통혼례식

5월 12일 계룡시 사계고택에서는 전통혼례식이 치러졌습니다. 사계고택은 기호유학의 거두 사계 김장생 선생이 만년에 기거하던 고택인데요, 계룡시에 사는 덕분에 계절마다 찾곤 한답니다. 사계고택에는 작은 박물관이 있습니다. 유학의 역사도 알 수 있고, 조선시대 유학자들도 볼 수 있어 교육적 효과도 크지요. 특히 정원이 아름다워서 철쭉꽃이 만발한 5월 초는 산책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곳입니다.


▲사계고택의 아름다운 5월


▲사계고택의 아름다운 5월

사계고택 전통혼례식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초대되었어요. 논산 건양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 유학생들입니다. 외국인들에게 한국 문화 중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결혼식이나 장례식 같은 의식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행사를 기다렸었는데요, 이 친구들의 참석에 전통혼례식이 더욱 화사해졌습니다.


▲사계고택을 찾은 외국 유학생들

사계고택 앞마당에는 초례청이 차려져 있습니다. 저도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많이 보았지만 전통혼례식의 과정 전체를 본 적은 없어서 내심 기대가 되었습니다. 대문을 들어서자 청사초롱과 오색 카펫이 너무 화려해서 자연스럽게 감탄이 흘러나옵니다. 학생들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사계고택 전통혼례식 - 초례청

이날 전통혼례식은 (사)기호문화유산활용진흥원이 주최하고 문화재청, 충남도청, 계룡시가 후원하는 행사였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계룡시에 거주하는 장애인과 다문화 가족 중 경제적 형편 등의 이유로 혼례식을 치르지 못한 모범가정 각각 1쌍이 선정되어 전통혼례식을 올리게 되었다고 하니 더욱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전통혼례식-신랑 도착

전통혼례식의 시작은 신랑·신부 입장에서 시작이 됩니다. 과거에는 말을 타고 신랑이 와서 입장을 했을 테지만 이날은 가마를 타고 입장을 했습니다. 일산을 앞세운 신부의 가마가 들어섰고 가마의 문이 열리자 하객들의 관심은 일제히 가마로 쏠립니다. 그리고 5월의 신부가 화사한 자태로 입장을 합니다.


▲전통혼례식-신부 입장

신랑이 입장하여 기러기 한 쌍을 초례청에 올리고 신부가 입장합니다. 신랑·신부의 친척이 초례청에 청실홍실을 걸면 혼례식은 점점 무르익어 갑니다.


▲사계고택 전통혼례식-신랑 입장
 

▲사계고택 전통혼례식-청실홍실 걸기

그 이후에는 드라마에서 많이 본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신랑과 신부가 맞절을 하고, 서로 술잔을 나누고, 신랑에게 아주 큰 나무젓가락으로 두무를 짚게 합니다. 익살스러운 사회자 덕분에 혼례식장은 웃음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신랑·신부 맞절


▲사계고택 전통혼례식-신랑·신부 확인하기

신랑과 신부가 하객들에게 인사를 올리고 나면 집안이나 마을의 어른이 이 혼례가 성사되었음을 하늘에 알립니다. 평생 행복하게 살라는 말에 하객들은 환호와 박수로 함께 축하를 해 주었습니다.


▲사계고택 전통혼례식-하객들에게 인사


▲사계고택 전통혼례식-혼례성사 고축


▲사계고택 전통혼례식-혼례성사 고축

혼례식이 끝나고 신부를 업고 퇴장하는 신랑 얼굴이 싱글벙글입니다. 하객으로 참석한 외국 친구들까지 열심히 박수로 행복을 기원해 주었답니다.


▲ 사계고택 전통혼례식 - 신랑·신부 퇴장

전통혼례식은 예식이 끝나면 닭을 하객들에게 던집니다. 잡는 사람이 임자인데요, 하객들이 다들 점잖으셔서 덕분에 외국 친구들이 닭을 두 마리 모두 잡았어요. 이게 더 큰 웃음거리였네요.


▲사계고택 전통혼례식-닭 날리기


▲사계고택 전통혼례식-피로연

혼례를 마친 신랑·신부는 고택을 거닐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회적 약자로 쉽지 않은 인생이겠지만 오래오래 행복하시라고 마음속으로 빌었습니다.


▲사계고택 전통혼례식-신랑·신부 기념사진

사계고택에서 펼쳐지는 전통혼례식은 매년 5월 초에 거행된답니다. 내년에는 미리 홍보를 많이 해서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는 많은 외국 친구들과 찾아야겠습니다.

사계고택
충남 계룡시 두마면 사계로 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