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정화기능 탁월...도시 한가운데서 허파역할
천안시민들, 일봉산 지키기 운동을 시작하다
장기미집행도시공원 일몰제가 2020년 6월로 다가왔다. 시간이 촉박해 지자 개발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공원일몰제는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도시공원 설립을 위해 도시계획 시설로 지정한 뒤 20년간 공원조성을 하지 않았을 경우 땅 주인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에서 풀어주는 것을 말한다.
민간공원특례사업은 민간사업자가 공원부지를 매입하고 부지의 30%를 비공원시설로 개발하는 대신 70%를 기부 채납하는 것을 말한다. 거대한 숲이나 공원에 아파트 단지를 개발할 수 있는 특권을 민간사업자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민간사업자는 거대한 숲이나 공원을 낀 ‘숲세권’ 또는 ‘공세권’이라 불리는 유리한 조건의 아파트 부지를 확보할 수 있다.
천안은 노태공원, 백석공원, 일봉공원, 청룡공원, 청수공원에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2009년 도시공원 해제를 막겠다며 마련된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도심 속 녹지를 개발의 광풍으로 몰아가고 있다. 예정대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진행되면 천안지역 도시공원의 12.1%가 사라진다. 천안에서 축구장 86개 면적의 도시 숲이 파괴되는 것이다.
특히 시민들은 천안시 일봉산을 주목하고 있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아름답게 우거진 나무숲을 자랑하던 일봉산이 한 순간에 콘크리트 사막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도시 경쟁력은 초고층 건축물이 아니라 사람이 살기 좋은 쾌적한 환경이다. 우리가 사는 도시가 누구의 편에서 어떻게 설계되고 있는지 시민 모두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일봉산은 왜 지켜야 하는가
일봉산 지키기 범 시민운동으로 확산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낸 성과
일봉산지키기주민대책위원회는 지난 한 해 수많은 활동을 해왔다. 천안시, 천안시의회, 지역 국회의원 등을 찾아다니며 정책을 제안하고, 행정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1인 시위와 집회, 홍보캠페인을 진행하며 일봉산 개발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뜻을 명확히 전달했다.
위기에 처한 일봉산을 지키자며 언론사 기자회견을 비롯한 각종 성명서도 수차례 발표했다. 또 각종 SNS 채널을 활용하고, 영업택시를 활용한 홍보, 길거리 서명운동, 스티커 제작 배포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일봉산 개발반대 여론을 확산시켰다.
이처럼 주민여론 수렴과 도시공원 보전을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 제안에 대해 천안시와 천안시의회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빠른 시간 안에 각계에서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위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일봉산 지키기 운동에 많은 시민들이 지지하고 응원하며 힘을 실어주었다. 직접 참여하지 못해도 일봉산 보전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분명하고, 단호하고, 절박했다. 일봉산주민대책위는 천안 일봉산을 시작으로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연대하고 보다 촘촘히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봉산지킴이시민모임’ 참여민주주의 성공모델 될까
작년 11월 초 천안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조건부 승인이 난 상태로 사업자가 결정됐다. 앞으로 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 절차가 남았다. 이 과정에서 주민의 입장을 전달할 창구가 열릴 것인지 주목된다.
천안일봉산지키기운동 활동일지
○ 6월25일 - ‘천안 일봉공원조성 반대’ 서명서 및 진정서 접수(천안시 녹지과)
○ 8월16일 - 일봉산지키기주민대책위원회 출범 ‘아파트건설 반대 및 도시공원 보존 촉구’
○ 8월28일 - 일봉근린공원 조성사업 추진중단 주민의견서 내용증명 접수
○ 8월30일 - 충남도의회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대책마련 촉구 결의안 의결
○ 9월11일 - 천안교육지원청 학교증축반대 시민탄원서 내용증명 발송, 충남도교육청 학교증축반대 시민탄원서 내용증명 발송
○ 10월24일 - 천안시장 면담
○ 12월1일 - 일봉산 지키기 시민 공개토론(일봉산 탐방로, 연인원 1500명 참석)
○ 12월 - 천안시교육지원청 교육장 면담(쾌적한 학교환경 위해 교육청 반대입장 개진요청)
○ 12월27일 - 천안시의회 의장, 더불어민주당충남도당, 자유한국당충남도당 방문
○ 2019년 1월3일 - 천안시의회 ‘천안 일봉공원 보전을 위한 주민제안문’ 제출?
<충남시사신문>은 아름다운사회건설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시민이나 단체를 찾아가 그들이 추구하는 이상과 가치를 소개하고,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시민의 조직된 힘으로 일봉산 훼손을 막겠다는 <일봉산지키기주민대책위원회>를 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