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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강경여행의 마무리는 옥녀봉 해넘이로

금강 너머로 펼쳐지는 해넘이

2019.02.14(목) 01:16:31 | 수운 (이메일주소:hayang27@hanmail.net
               	hayang2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옥녀봉에서 맞는 해넘이
▲ 옥녀봉에서 맞는 해넘이

날씨가 좋아서 한나절 시간에 강경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근대문화 유적지가 곳곳에 산재해 있고, 특히나 젓갈로 유명한 강경. 골목 골목을 산책하듯 걷는 맛도 이런 날씨에는 안성맞춤이네요. 
 
강경의 젓갈 골목
▲ 강경 젓갈 골목

젓갈 시장 골목을 지나서 들른 곳은 강경역사관이에요. 이곳은 과거 한일은행 강경지점으로, 지금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강경역사관으로 거듭난 곳이에요. 해설사로부터 강경의 역사와 이 건물의 역사를 들으면서 우리 지역의 과거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큰 건물에 어울리지 않게 작은 정문은 과거 은행이기 때문이랍니다.
강경역사관에는 근대 강경의 역사와 강경 지역의 문화유산들, 그리고 우리가 어릴 때 봤던 멀지 않은 과거의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넓지는 않지만 사진과 물건들을 보면서 어릴 때 우리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곳이라 강경을 찾는 관광객들은 으레 들러서 사진을 남기는 곳이죠. 
 
강경 역사관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
▲ 강경 역사관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

강경역사관을 지나 몇 분 결으면 긴 계단을 만나게 되고요. 이 계단을 오르면 논산8경 중 7경인 옥녀봉에 이르게 됩니다. 옥녀봉에 가는 길은 몇 갈래가 있어요. 보통은 강경둔치에서 오르는 길을 선택하는데, 이곳 골목길과 계단을 오르는 길도 아담해서 운치가 있네요.

옥녀봉 가는 길
▲ 옥녀봉 가는 길

옥녀봉은 몇 번이나 찾았지만 흐린 날씨 때문에 일몰을 보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날씨가 좋으니 일몰을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 때문에 읍내 산책을 마치고 다섯 시 무렵에 옥녀봉에 도착했어요. 오후가 이슥해져서 뉘엇뉘엇 넘어가는 햇살은 옥녀봉 느티나무의 긴 그림자를 만들어주고 있어요. 겨울이라 그런지 찾는 분들이 별로 없어서 한적하기만 해요.
강경은 넓은 들판 지역이라서 큰 산이 보이지 않는데요. 그래서 이 야트막한 야산 옥녀봉과 황산이 거의 유일하게 높게 솟은 산이에요.이곳에 오르면 발아래 굼실거리며 흐르는 금강과 그 너머의 들판이 한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아래에서 보는 옥녀봉 전경
▲ 아래에서 보는 옥녀봉 전경

옥녀봉은 옥황상제의 딸인 옥녀의 슬픈 전설이 내려오는 곳인데요. 이런 전설 말고도 옥녀봉이 유명한 이유는 기독교 한국 침례회 최초 예배지가 있기 때문이기도 해요. 한국 기독교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곳인데요. 초가집으로 말끔하게 복원해 놓아서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곳이에요. 이곳 말고도 강경에서는 다양한 여행 코스를 만들어 놓아서 강경 곳곳에 있는 근대 문화의 유적들을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최초의 기독교 예배지
▲ 기독교 최초 예배지

강경여행 성지 순례 코스
▲ 강경여행 성지 순례 코스

넘어가는 햇살을 맞으니 옥녀봉 뒷편의 바위들이 환하게 드러나네요. 옥녀봉에는 봉수대와 느티나무가 명물인데요. 옛 이름은 강경산이었는데, 정상은 넓은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커다란 바위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어요. 

일몰 무렵의 옥녀봉
▲ 일몰 무렵의 옥녀봉

옥녀봉에서 보는 강경읍내는 교회의 첨탑이 뾰족하게 솟아오른 잔잔한 동네예요. 인근에 산이 없는 평야지대라 맑은 날에는 시야 끝까지 너른 들판을 조망할 수 있어,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죠. 옥녀봉에서 보는 한밤중은 낮은 마을의 불빛들이 손끝에 잡힐 듯 가까워지고, 발아래로 불빛들이 깔리는 것 같아요. 
 
옥녀봉에서 내려다본 강경읍
▲ 옥녀봉에서 내려다본 강경읍

해가 지는 방향으로는 금강의 물결이 멈춘 듯 느리게 흐르고 있고, 강경포구의 갈대 숲 사이에는 철새들이 떼지어 헤엄치고, 날아오르기도 하는 아주 한가한 풍경이 펼쳐지죠. 이곳을 찾는 분들은 이 자리에 서서 한참씩 들판과, 강물과, 해를 말없이 바라보곤 한답니다. 

옥녀봉 느티나무 아래에서
▲ 옥녀봉 느티나무 아래에서


옥녀봉 일몰
▲ 옥녀봉 일몰

노을이 물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약간 흐려진 날씨에 해가 뿌옇게 변했네요. 강경포구의 유람선 선책장 주위로는 잔잔한 바람에 일렁이는 금강의 물살이 보이고, 햇살은 쟁반만하게 서쪽으로 조금씩 조금씩 내려갑니다. 그리고 이내 점점 빨간색으로 변하며 들판 너머 펼쳐진 첩첩의 산들 뒤로 모습을 감추게 됩니다. 날씨가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도 몇 번째 찾아서 이 일몰의 광경을 담았다는 비할 수 없는 뿌듯함도 있네요.
해는 떠오를 때도 잠깐 동안이지만, 질 때도 잠깐이네요. 몇 번 셔터를 누르다 보면 쟁반만하던 해가 조금씩 내려가고 어느새 붉은 기운만이 서쪽하늘에 남아 있어요. 뽀얗게 물들었던 금강도 점점 어두운 색으로 변해갑니다.

옥녀봉에서 보는 일몰
▲ 옥녀봉에서 보는 일몰

해가 지고 나서 포구로 내려갔어요. 가을 강경 젓갈축제 때 전국의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둔치는 어둠이 내려앉아 고요하기만 하고요. 바람 소리와 가끔씩 새들이 우는 소리만이 정적을 깨네요. 멀리 황산대교에도 가로등이 켜지고 금강에 그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어요. 포구에 정박해 있는 배의 깃발이 한겨울 밤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펄럭이고 있어요. 손끝이 시려오는 날씨인데, 경치가 예뻐서 쉽게 발걸음을 떼기가 힘드네요. 

일몰 후 금강과 황산대교
▲ 일몰 후 금강과 황산대교


강경포구 저녁 풍경
▲ 강경포구 저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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