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볍게 나들이나 가자고 나선 곳이 강경이었네요. 걷기가 불편해 휠체어를 타시는 어머님을 모시고 어디를 갈까 하다가 옛날 추억을 떠올리기 좋은 곳, 강경역사관을 찾았습니다.
▲ 강경역사관(구 한일은행 강경지점)
중앙초등학교에서 이어지는 강경 근대건축물 거리를 시작으로 젓갈 간판이 줄지어 있는 골목들을 지나 붉은 벽돌이 우뚝 서 있는 곳. 이곳이 바로 강경의 근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강경역사관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엄마 어렸을 적에'를 설명할 수 있는 곳이고, 어르신을 모시고 갔다면 추억을 불러올 수 있는 곳입니다.
▲ 강경역사관 입구
강경역사관은 1905년 한호농공은행 강경지점으로 설립되었고, 일제강점기에 조선식산은행 강경지점으로, 해방 후 한일은행 강경지점으로, 다시 충청은행 강경지점으로 이름이 바뀌었는데요. 강경이 젓갈시장으로 호황을 누리던 시기 강경의 대표적인 금융시설이었습니다. 현재 등록문화재 제324호로 지정되어 강경의 근대를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고, 다양한 근대 물품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 근대문화유산 안내문
입구를 들어서면 강경의 근대문화유산들을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단체관람의 경우 미리 해설을 요청하면 강경역사문화연구원에서 해설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몇 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곳이라 휠체어를 타신 분들에게는 입장이 쉽지 않네요. 계단 옆으로 유모차길을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이곳의 전시물들은 모두 기증을 받은 것들인데요. 전시관 입구에 기증자들의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 기증자 사진과 강경 문화유산 사진
▲ 옛날 물건을 둘러보는 어머니
어릴 때 겨울이면 아버지께서는 사랑방에서 가마니를 짜셨습니다. 가마니틀이며 새끼 꼬는 기계, 오래된 농기구, 석발기, 생활용품 등등 과거의 물건들을 보시며 어머니께서는 신기해 하십니다. 불과 30년 전만해도 일상에서 사용하던 것들인데, 그만큼 많이 발전했다는 것이겠죠?
▲ 강경역사관 옛날 물건 가마니틀
강경은 젓갈과 기독교, 근대문화유산으로 유명하지요. 국가 등록 문화재와 도 지정 문화재, 향토 유적 등 정말 많은 문화재가 있었네요. 일 년에도 대여섯 번은 강경을 찾고 있는데요. 새로운 친구들과 강경의 거리를 걸으며 근대문화유산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나 할까요.
▲ 강경의 국가 등록 문화재
▲ 강경의 충청남도 지정 문화재
강경역사관은 과거 은행 건물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는데요. 쇠창살로 막힌 창문, 큰 건물에 비해 턱없이 작은 입구를 꼽습니다. 그리고 은행에서 가장 중요한 금고인데요. 금고 안에 두꺼운 쇠로 만들어진 또 하나의 금고입니다. 문을 여닫아 보면 철판이 얼마나 두꺼운지 알 수 있는데요. 아마도 은행에서도 귀중한 것들을 보관했었나 봅니다.
▲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의 금고
1900년대 강경의 모습을 보여주는 몇 장의 사진들도 인상적인데요. 사진 속에서 대략 위치를 추측해 보기도 합니다. 다른 것은 모두 바뀌었는데, 옥녀봉의 모습은 뚜렷하게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강경의 과거 사진들은 강경젓갈전시관이나 제일교회 강경역사전시관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엄마 어렸을 적에 사용한 물건들
2층에는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2층에서 내려다보니 방금 관람했던 전시물들이 한눈에 보이네요. 크고 화려한 시설은 아니지만 아담한 전시관입니다. 단체로 찾았다면 2층에서 강경의 옛모습 영상을 보는 것도 좋습니다.
▲ 위에서 내려다 본 역사관 유물들
강경하면 '맛깔젓'이죠. 아마 강경을 아는 분들은 대부분 강경젓갈축제를 떠올릴텐데요. 강경역사관도 주위에 젓갈상회들이 많이 있습니다. 강경역사관 전경을 찍으려면 어쩔 수 없이 젓갈 상회의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데요. 그래서 젓갈도 시식하고, 구매도 하게 됩니다.
▲ 강경의 젓갈 상회
▲ 강경 여행 필수 구입품 강경 맛깔젓
어머님과 추억을 찾아가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강경은 강경역사관 외에도 1930년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많은 근대문화유산이 있습니다. 강경의 근대문화거리를 걷고 있으면 상인들로 북적거리던 과거의 모습이 상상이 됩니다. 평소에는 학생들과 함께 찾았는데요. 가족과 함께 관람하니 또 새롭네요.
강경역사관(구 한일은행 강경지점)
충남 논산시 강경읍 계백로 167번길 50(서창리)
041 - 745 - 3444
관람시간 10:00 ~ 17:00, 월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