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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저무는 가을, 관촉사를 거닐다

단풍 구경도 하고 역사 공부도 하고, 커피 한 잔의 여유까지

2018.11.06(화) 13:05:43 | 수운 (이메일주소:hayang27@hanmail.net
               	hayang2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서늘한 밤바람에 귀뚜라미 소리가 들린 것이 엊그제 같은데요. 벌써 단풍으로 물들다가 하염없이 낙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논산 여행 1번지 관촉사 일주문 앞의 벚나무 단풍이 얼마나 물들었나 보려고 찾았더랬는데, 조금 더 늦었으면 다 떨어진 후에 갈 뻔했네요. 

관촉사 일주문 앞 벚나무 단풍
▲ 관촉사 일주문 앞 벚나무 단풍


벚나무 단풍은 투박한 맛이 있습니다. 홍단풍나무처럼 투명할 정도로 말갛게 물든 고운 단풍이 아니라 잎사귀 군데군데 구멍이 숭숭 뚫린 초라하기까지 한 단풍이지요. 그래도 벚나무 군락지에는 유난히 빨갛게 물드는 예쁜 벚나무 잎사귀를 볼 수 있는데요. 논산에서 벚꽃이 예쁜 곳은 관촉로와 관촉사 앞, 백제군사박물관 진입로인데요. 관촉사 일주문 앞은 여유 있게 벚나무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벚나무 잎은 일찍 떨어지기 때문에 금세 듬성듬성 해져서 빨갛게 물든 단풍을 보는 것은 아주 짧습니다.


관촉사 경내로 들어가는 길
▲ 관촉사 경내로 들어가는 길


불과 한 달 전에 찾았을 때만 해도 배롱나무꽃이 막바지 꽃을 화사하게 불태우고 있었고, 꽃무릇이 무더기로 피어서 마음을 설레게 했었는데요. 한 달 동안의 시간은 세상의 모습을 바꾸어 버렸어요. 반야루 계단을 허위허위 올라가서 대광보전이 보일 때쯤이면 좌우의 주황빛과 빨간빛의 단풍이 전각의 단청과 함께 다가옵니다.


관촉사 윤장대와 미륵전
▲ 관촉사 윤장대와 미륵전


웅장한 대광보전과 소담스러운 미륵전, 경내 한편에 서 있는 윤장대 등등 관촉사의 아기자기한 풍경은 언제나 마음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미륵전 창 너머 보이는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의 무뚝뚝한 표정은 늘 그 자리에서 인간 만사를 굽어보는 것 같습니다. 불상을 보는 마음은 찾을 때마다 조금씩은 달라지는데요. 마음이 무거울 땐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는 편암함도 느낄 수 있죠.


관촉사 미륵전에서 보이는 은진미륵
▲ 관촉사 미륵전에서 보이는 은진미륵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국보 제324호)
▲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국보 제324호)


삼성각은 평지보다 조금 높은 곳이라고 보이는 범위도 다릅니다. 날씨가 좋을 때면 논산의 들판 너머 멀리 계룡산도 눈앞에 다가옵니다. 노란 국화꽃이 소박하게 피어 있는 계단이며, 은진미륵 둘레로 늘어선 아기자기한 돌탑들도 가을이라 그런지 쓸쓸함을 자아냅니다.


관촉사 삼성각
▲ 관촉사 삼성각


관촉사를 함께 찾은 외국 유학생들은 거대한 은진미륵과 논산의 들판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기에 바쁩니다. 논산은 외국 친구들도 좋아할 만큼 다양한 문화와 유적이 가득한 곳이죠.


관촉사 삼성각에서 보이는 은진미륵
▲ 관촉사 삼성각에서 보이는 은진미륵


마지막으로 관촉사를 나오기 전에는 시원한 약수로 목을 축입니다. 거대한 연꽃 모양과 불상이 있어서인지 외국 친구들은 물을 따르는 모습도 경건해 보입니다. 


관촉사 약수
▲ 관촉사 약수


관촉사를 나오면 바로 아래에 있는 관촉공원에 들르시기를 권합니다. 관촉공원은 관촉사의 주차장에 붙어 있는 아주 작은 공원이라 평소엔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 곳이지만, 매년 이맘때면 느티나무의 주황색 단풍과 단풍나무의 빨간색 단풍이 어우러져 정말 아름답습니다. 


관촉공원의 단풍
▲ 관촉공원의 단풍


멀리서 볼 때면 작은 언덕 같은 곳이지만 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여러 그루 서 있고, 바닥엔 거대한 바위가 깔려 있습니다. 은진미륵을 보면서 이렇게 큰 바위가 어디에서 왔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관촉공원의 바위를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관촉공원의 단풍
▲ 관촉공원의 단풍


관촉공원의 단풍
▲ 관촉공원의 단풍


몇 년 전엔 관촉공원에 마트와 커피숍도 들어서면서 쉬어갈 수 있는 분위기도 만들어졌습니다. 커피숍 2층에서 바라보면 주차장의 왕버드나무의 단풍도 한눈에 내다볼 수 있죠. 관촉공원 앞의 왕버드나무는 두 그루가 있었는데요. 올해 한 그루가 죽어 버렸네요. 한 그루만 남아 있으니까 왠지 좀 쓸쓸해 보이네요.


관촉공원 커피숍
▲ 관촉공원 커피숍



관촉사 주차장 왕버드나무
▲ 관촉사 주차장 왕버드나무


가을비가 내리면서 단풍이 많이 떨어졌어요. 아직 덜 물들었던 나뭇잎은 더욱 진한 빛깔로 물들어 갈 텐데요. 단풍이 다 지기 전에 논산 여행 1번지 관촉사 은진미륵을 찾아보세요. 관촉공원의 단풍도 보시고, 여유로운 커피 한 잔에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관촉사 가는 길 : 충청남도 논산시 관촉로 1번길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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