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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도심 속 쉼표, 공주향교를 찾다

2018.08.28(화) 16:43:00 | 오르페우스 (이메일주소:poet314@naver.com
               	poet314@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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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사람은 늘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기를 원합니다.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곳이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장소처럼 말이지요. 저의 공주 여행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가보지 못한 곳을 검색하다가 발견한 곳은 공주향교였습니다. 공주에는 세계문화유산의 도시답게 볼거리가 정말 많은데요. 제가 공주향교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부분의 향교가 문이 닫혀 있기 마련인데 공주향교는 문이 열려 있다는 정보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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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향교의 홍살문을 지나 외삼문 앞에 이르니 만발한 배롱나무 꽃이 반겨주는 듯합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향교, 서원, 사찰 등지에 배롱나무를 싶었는데요. 배롱나무 꽃의 붉은 색상이 나쁜 기운을 쫓아내기도 하고, 배롱나무의 수피가 벗겨지듯 속세의 모습을 벗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태극무늬 외삼문의 색상과 배롱나무 꽃의 조화로운 모습을 보면서 공주향교 내부의 모습은 어떨지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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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향교 외삼문을 열고 들어서니 넓은 내부의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명륜당을 중심으로 건물의 배치가 그동안 봐왔던 향교와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여행은 목적지까지 닿는 여정의 즐거움을 즐겨야 한다는 말처럼 발걸음의 속도를 최대한 늦춰 가면서 공주향교의 곳곳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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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공자의 고향인 중국의 곡부를 세 번이나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학창시절 문화답사의 기회로 찾았고, 두 번째는 중국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저를 방문한 지인들의 가이드 역할로 찾았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혼자만의 자유여행이었습니다. 중국에는 "공자는 중국에서 태어나고 죽었지만 한국에서는 영원히 살고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유교문화가 한국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와 향교를 상징하는 은행나무를 마주하니 공자의 고향을 찾았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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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향교 명륜당

공주향교 내삼문
▲ 공주향교 내삼문

공자의 가르침을 공부하던 장소인 명륜당을 지나 뒤편으로 가니 대성전으로 들어가는 내삼문이 보입니다. 건축의 구조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라 향교를 찾을 때마다 외삼문과 내삼문의 배치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갖게 됩니다. 공간을 하나로 감싸면서도 둘로 나누는 우리의 건축 문화는 마주할 때마다 늘 흥미롭습니다.


공주향교 대성전
▲ 공주향교 대성전

내삼문은 닫혀 있었지만 방문객을 위한 배려인 듯 옆문으로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공자의 위패를 모시는 대성전은 기단을 쌓아오렸지만 소박함이 느껴졌습니다. 발걸음을 내딛기 어려울 정도로 말끔히 쓸어놓은 대성전의 앞뜰은 오늘날에도 유학의 높고 숭고한 정신을 이어하겠다는 지역 유림의 마음처럼 정갈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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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향교를 찾았을 때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공주향교에 와 있다고 하니 지인은 뭐 볼 게 있느냐고 퉁명스럽게 말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찾았던 향교 중에 가장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혼자서 향교 내부에 들어선 것으로부터 시작해 곳곳에 시선을 맞추는 일이 남달랐기 때문입니다. 특히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건물마다의 문고리들은 한 송이의 꽃을 촬영하 듯 마음을 집중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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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제가 찾았던 향교들은 대부분 도심으로부터 벗어난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애써 찾아갔지만 문이 닫혀 있어 내부로 들어서지 못한 아쉬움이 컸는데요. 공주향교는 공주의 구심 가운데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인들의 생활 공간인 아파트와 대조를 이루는 향교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는데요. 저는 산책 삼아 걷기 좋은 향교길의 오래된 골목과 더불어 찾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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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유교 문화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인, 효, 제와 같은 공자의 가르침이 우리의 생활 속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주향교를 둘러본 후 되돌아 나오는 길에 아파트 건물을 배경으로 한 명륜당과 내삼문의 건물의 대조적인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습니다. 최첨단을 향해 치닫는 현대인의 삶 속에도 한 걸음 쉬어가는 공주향교와 같은 쉼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공주여행에서 느낌표와 마침표를 찍는 즐거움을 맛보았다면 잠시 쉼표 역할을 하는 공주향교를 찾아보는 여유를 가져보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공주향교 찾아가는 길: 충남 공주시 향교1길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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