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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고즈넉한 포구여행, 서천 홍원항 ‘낭만 굿’

'국민 밥도둑' 간장게장 덕분에 입맛도 황홀

2017.10.17(화) 04:07:20 | 양창숙 (이메일주소:qkdvudrnjs@hanmail.net
               	qkdvudrnjs@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망망대해 펼쳐진 광활한 바다, 그리고 가까이 펼쳐진 갯가. 갈대밭이 파도처럼 눈앞에 밀려오는 신성리까지...
서천 포구 여행을 제대로 하려면 꼭 들러야 하는 코스중 하나다. 일생을 살면서 내가 발붙이고 사는 땅 한번쯤은 제대로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대한민국을 웬만큼 돌아본 뒤에야 견문을 넓히기 위해 세계여행을 계획하듯, 대한민국 제주도까지 돌아보기 전에 내고향 충청도 전체를 샅샅이 돌아다니며 그 속살을 알고 사는 지혜도 필요하다.
그중에 서천 홍원항. 가을 꽃게가 풍성하게 나와있는 서천항으로 포구 여행을 떠나 보자.
 
바다낚시와 자연산 회를 즐길 수 있는 곳, 홍원항.
홍원항은 춘장대해수욕장으로 가는 길목에 있으며, 바다낚시와 자연산 회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바다로 뻗은 방파제와 희고 빨간 등대가 있어 아름다운 곳이다. 서해에서 안면도와 대천 다음으로 명성을 날리는 지역이 이 홍원항이고 바로 옆에는 대한민국 최초의 성경전래지인 마량항이 있다.
여행, 혼자서 고즈넉하게 돌아보는 재미도 있고 연인, 부부, 가족들이 함께 떠나도 좋은데 홍원항은 연인과 가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

마량은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고, 동백정과 춘장대해수욕장이 지척이다. 동백정에서 동백이 한창일 때는 주꾸미가 홍원항에서 나고, 해돋이와 해넘이를 보려는 사람들로 붐빌 때는 꽃게와 전어가 홍원항으로 사람을 이끈다. 홍원항은 마량포구보다 규모도 크고 배도 많다. 해변가에는 그 자리에서 회를 떠주는 가게들이 있어서 저렴한 가격에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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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항에 들어서면... 수평선 너머 끝없이 이어지는 아득한 바다길.
‘아! 검푸른 바다가 나를 부르고 있었구나’ 하는 반가움과 때론 생경함에 긴 호흡을 내쉰다. 바다를 바라다 보면 가끔씩 ‘저 길을 따라가다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것은 자연이 주는 위대함 앞에서의 소박한 겸양이리라.
 
해변에는 어로작업을 마치고 한가로이 다음 출어를 기다리며 쉬는 배들이 정박해 있다.
그리고 낚시줄을 드리운 남녀노소 강태공들.
하루하루 어찌 지나가는지조차 모르게 바삐 사는 사람들이 이곳에 오면 자신이 정말 살아있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그래 맞아, 앞으로의 삶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거야’ 하며 여유롭게 바다와 낚시, 그리고 서천의 바다특산물을 즐기는 맛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부럽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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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어를 떠났던 배들이 막 돌아와 위판장으로 가기 위해 분주하게 일하는 어민들에게서도 삶의 한자락을 배운다. 이곳 홍원항 어시장에서는 그 날 그날 어획한 신선한 생선을 공급하고 있다. 어종은 새우, 꽃게, 민어, 홍어, 농어, 광어, 낙지 등 다양하다.
위판장에서 울리는 경매사들의 전문용어는 처음 듣는이들로 하여금 ‘외계어’로 들리지만 그것이 이곳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며 생업이고 프로임을 직감할 때 또다시 ‘이게 사람의 본모습이지’하며 자신의 삶을 가다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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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삶의 여정을 잠시 묻어 두고 아련한 추억이 떠올라 찾아온 여행이므로 바닷가에 날아든 갈매기들과도 금새 친구가 된다.
먹이를 찾아 허공을 선회하며 유영하는 갈매기. 그들이 간간히 내 주는 헛기침과 거기에 어우러져 멀리서 들려오는 뱃고동 소리가 지친 일상을 푸는 여행객을 반긴다.
포구에 다가서면 친구고 얼른 머릿속에 스치는 것만 해도 힐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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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해산물 어시장 상가에는 바다에서 막 올라온 싱싱한 해산물을 사려는 각지의 손님들이 북적인다. 충청남도 서해 어민들에겐 누구보다도 소중하고 고마운 고객들이다.
그들 역시 여행삼아, 아니면 믿고 사는 충청도 서해의 해산물 구입을 위해 위해 이 먼곳까지 와 준 분들이다.

“전어 있어요, 자연산 대하구이 드세요, 꽃게장 맛있어요”
상인들의 외침이 구성지게 홍원항 포구에 울려퍼진다. 특히 홍원항에서 맛보는 100% 자연산 전어는 통째로 구워낸 구이 뿐 아니라, 세꼬시처럼 뼈째 손질돼 씹는 맛과 감칠맛이 제 맛인데 전어회, 미나리, 오이, 깻잎 등과 함께 맛을 낸 새콤 달콤 아삭아삭~ 전어회 무침으로 먹어도 제격이다. 그 냄새 또한 잃었던 입맛을 되찾게 한다.
 
이곳은 그저 망망대해 바닷가가 아니다. 서울, 경기, 천안, 대전 등지의 도시에서 사람들이 찾아와 주는 ‘쉼의 해변’이다.
어민들의 삶의 모습, 그들의 삶의 터전인 항포구, 거기에 만들어진 바닷길 길라잡이 등대 이런 모습을 보기 위해 서울과 수도권에서 사람들이 많이 온다.
어시장에서 흐느적 흐느적, 때론 팔딱팔딱 힘차게 살아서 뒤척이는 해산물이 반갑고 손님을 찾는 충청도 아낙의 칼칼한 부름이 진솔하기 때문에 해변에 늘어선 올망졸망한 어시장과 식당은 항상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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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항에는 명물이 있다.
서방파제와 연결된 낚시잔교와 마리나방파제 끝의 빨간 등대가 홍원항의 명물이다. 낚시잔교는 바다전망과 바다낚시를 동시에 즐길 수 있고, 푸른 바다와 어우러지는 풍광이 그야말로 그림이다.
낚시 잔교를 보기 위해 가는 방파제 옆으로는 한가로이 배들이 정박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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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누군가는 이렇게 홀로의 바다풍경을 즐기며 사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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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먼발치 낚시잔교가 보인다. 주위를 에워싼 홍원항 해변에 서서히 해가 기울기 시작한다. 그래서 바다가 점점 더 검푸른 빛을 띠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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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방파제 끝의 빨간 등대와 흰 등대. 홍원항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명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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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해가 지고 홍원항에 더 짙은 저녁어둠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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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은 사랑을 속삭인다. 발아래 철망 사이로 바다가 다 보여 더 스릴이 있는 낚시잔교를 지나 피싱 존에 서서 차가워지는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사랑을 속삭이는 그들. 그 사랑도 그만큼 더 스릴있을까? 그래서 가슴이 두근두근 콩닥콩닥 하며 연인의 손을 더 꼭 잡고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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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잔교 밑으로 확연한 어둠이 내리고 이제 멀리 해변으로 다가서는 어선들도 환하게 불빛을 밝히고 있다. 연인들은 마음 편히 소박한 항구 마을에서 하룻밤 묵어갈 계획을 세울 시간이다.
홍원항은 주변에 빛이나 오염이 없어 저녁 방파제에서 하늘에 뜬 수많은 별을 보는 것도 매력 있고, 이른 아침 바다로 어업 나가는 어선들을 보는 것도 큰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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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어시장과 식당가. 어둠이 내린 가운데 이제 막바지 해산물 쇼핑을 서두른다. 꽃게와 대하, 전어를 사면서 싸고 싱싱한 것을 잘 샀다고 행복해 하는 분들.
그리고 기왕지사 여기까지 왔으니 이곳의 요리를 직접 맛보자며 식당으로 직행하는 분들.
 
이 싱싱한 꽃게가 주는 매력, 게장을 먹으러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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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양념장과 간장게장, 그리고 꽃게탕이 잘 차려진 4인분의 한상차림에 벌써 눈부터 행복해진다. ‘이게 바로 오늘 나를 위해 차려진 꽃게 밥상이란말이지? 신이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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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꽃게에 꽃이 피었어”
‘알이 꽉찬 국민 밥도둑 간장게장’을 보며 탄성을 지르는 아이들. 여기서는 아무 말도 않는게 미덕이다. 오로지 맛으로 말하고, 맛을 보며 그걸 대화로 대신한다.
폭풍 흡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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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살에 붉게 물든 알,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흰 게살. 이것을 입안에 넣고 정신없이 쪽쪽 빨아먹다 보면 우리 충청남도에 꽃게가 있는 서해를 품게 해준 것은 진정 신이 우리에게 준 최고의 선물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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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딱지의 살과 여기에 밥을 한숟갈 넣어서 비벼 먹는 것은 가장게장 시식의 하이라이트이자 화룡점정이다.
누가 이 맛에 무엇을 비교하랴.
 
간장으로 담갔으니 간장게장인데 짠 간장이 들어간 게장이 달콤하다. 짭쪼롬한 맛은 단맛에 숨겨지고 비린내조차 하나도 없다. 한입 앙 물면 쭈욱 하고 나오면 게살 맛, 알과 속살이 꽉 찬 4~5월에 잡은 암꽃게만을 급랭해놓고 사용한다고 하는데 그 맛의 비법중 하나는 꽃게를 쌀 뜨물에 담갔다 사용하는거란다.
 
볼거리, 먹거리 풍성하고 갈데도 많아 눈물나게 행복했던 서천 여행.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과 깔끔하게 정돈된 펜션도 많으니 이 가을에 홍원항을 중심으로 서천여행 한번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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