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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가을 산사의 아름다움 간직한 불명산 쌍계사

2016.11.20(일) 23:31:11 | 오르페우스 (이메일주소:poet314@naver.com
               	poet314@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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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 갑니다. 하지만 산사의 가을은 깊다는 말보다 차라리 가볍다는 말이 어울릴 듯합니다. 우리 인간의 세상과는 달리 탈속의 가르침을 보여주는 곳이 바로 산사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시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나뭇잎이 물들어 가는 소리라고 했습니다. 일반인의 귀로는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노래한 시인의 감수성이 놀랍지만 가을 산사에서는 시인도 인간일 뿐입니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고 걸을 때마다 부처의 말씀이 들려오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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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에는 천년 고찰이 3곳이나 있습니다. 국사 교과서에도 실렸던 은진미륵(보물 제218호 석조보살입상)으로 유명한 관촉사, 태조 왕건이 후백제를 정벌하고 고려의 개국을 알리며 세운 개태사(보물 제219호 사지석불입상), 그리고 불명산 자락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살문을 새겨 넣은 쌍계사(보물 제408호 대웅전). 3곳 중에 자연과 어우러진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은 쌍계사입니다. 쌍계사 경내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어렸을 때 가을 소풍 장소였다며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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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408호로 지정된 쌍계사 대웅전에는 우리나라 사찰에서 보기 힘든 닫집이 있습니다. 석가모니불이 계시는 적멸궁과 아미타불이 주재하는 서방극락정토의 궁전인 칠보궁, 약사여래가 주재하는 동방정유리국의 궁전인 만월궁의 화려한 장식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대웅전에 들어가 삼불좌상의 머리 위에 장식된 닫집을 꼭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닫집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극락세계에 들어온 느낌마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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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사에 대해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은 벚꽃으로 유명한 경남 하동의 쌍계사를 떠올립니다. 저도 직장 때문에 서울에서 논산으로 이사 온 후에야 쌍계사가 논산에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동 쌍계사가 벚꽃이 피는 봄날의 주인공이라면 논산 쌍계사는 단언컨대 가을빛이 가장 아름다운 사찰입니다. 연꽃, 모란, 국화, 난초, 작약, 무궁화 등 여섯 송이의 꽃이 가을빛을 가득 품고 있습니다.

쌍계사는 꽃살문 사진가들에게 알려지면서 촬영지로 인기가 많은데요. 손으로 만지는 사람들이 있어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푯말을 붙여 놓았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훼손하는 일부 방문객들 때문에 대웅전에 푯말을 붙여 놓았겠지만 너무 많은 푯말 때문에 대웅전과 꽃살문을 감상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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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에 가면 점심 공양을 하거나 약수를 마셔보는 것도 좋습니다. 1년에 10여 차례나 쌍계사를 찾지만 아직 점심 공양을 맛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위장병에 좋다는 약수는 꼭 마십니다. 불명산의 깊은 품 안으로부터 흘러온 약수는 청량한 맛이 일품입니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저절로 대웅전의 처마를 바라보게 되는데요. 물맛이 화려함을 벗고 자연색으로 돌아가는 단청을 닮았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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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인연이 하나의 사랑으로 결실을 맺게 해준다는 쌍계사 연리근 옆으로 새 건물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범종각 불사가 한창인데요. 머지않아 범종, 법고, 목어, 운판이 자리 잡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이는 천년 고찰에 생뚱스럽게 새 건물이 들어선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새 건물도 세월이 지나면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이 될 테지요. 불자의 마음을 오롯하게 담아낸 범종각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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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사를 찾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볼거리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비가 와도 얼굴이 젖지 않는다는 관세음보살인데요. 지난 여름에는 태풍이 불 때 찾아가 확인하기도 했답니다. 휘몰아치는 장대비에도 관세음보살은 얼굴만 젖지 않고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더군요. 정말 신비로웠습니다. 중생의 괴로움을 구제하고 극락왕생의 길로 인도하는 관세음보살의 대자대비한 자태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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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광종 때 관촉사 은진미륵을 축조한 혜명대사가 창건했다는 전설을 간직한 쌍계사. 그 초입에는 명승의 무덤인 부도가 나란합니다. 모두 9기의 부도는 조선시대의 부도 양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데요. 쌍계사를 찾는 사람들은 부도밭에 주차할 공간이 없어 차창으로만 보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쌍계사의 경내를 둘러본 후에는 꼭 부도밭까지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크기와 모양이 각기 다른 부도를 마주하고 있으면 쌍계사의 명맥을 이어온 명승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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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에서 쌍계사를 찾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입구에 게스트 하우스 "어울림(041-742-2297)"이 문을 열었습니다. 불명산을 배경으로 높고 낮은 등성이를 현대식으로 디자인한 건물이 눈길을 끕니다.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쌍계사의 정취를 만끽하고 싶다면 하루쯤 머물러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요즘은 가족이나 모임의 장소로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미리 예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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