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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예당큰집의 전통혼례 ‘아, 우리것이 살아있었구나’

조선시대 사또가 살던 예당큰집의 전통혼례로 즐기는 홍성 여행의 백미

2016.09.29(목) 18:40:56 | 양창숙 (이메일주소:qkdvudrnjs@hanmail.net
               	qkdvudrnjs@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릴적 시골에 살던 시절, 우리집은 가난한 ‘작은 집’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작은집이란 집의 규모도 물론 작았지만 당시 할아버지의 큰아들, 즉 나에게는 큰아버지였던 그분이 사는 집이 ‘큰집’이었기에 나의 아버지가 사는 집은 응당 작은집이었다.
집의 규모뿐 아니라 ‘서열’상 작은집이었던 것이다.

어릴적부터 그래서 나에게는 ‘큰집’에 대한 적잖은 자격지심과 어딘지 모르게 짓눌리는 느낌, 그리고 심지어 트라우마까지 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일도 아니었고, 아버지와 큰아버지 두분의 우애 또한 참 좋아서 화목했는데 나는 어린마음에 괜스레 ‘큰집’ 이라는 말에 주눅이 들어있었던 모양이다.
 
그런 어린시절을 겪고 나서 ‘큰집’이라는 말은 이젠 잊고 살았는데 최근에 도민리포터 활동을 하면서 생각지도 않게 아주 오랜만에 큰집이라는 말을 듣게 됐다.
홍성의 ‘예당큰집’이라는 곳에서...
 
인터넷을 뒤져 보니 홍성 예당큰집은 한식 상차림을 해 주는 맛집으로 많이 알려져 있었다. 뿐만 아니라 식기박물관으로도 알려져 있었는데 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무엇보다도 전통혼례를 치르거나 체험 또는 시연을 보여준다는 점이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는 그런게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잘 모르는, 우리나이 또래 조차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고향에서의 전통혼례 말이다.
필자도 초등학교 시절(1970년대)에나 어쩌다 한번 봤을, 그리고 그후부터는 거의 다 사라져 버렸고 이제는 일부러 찾아서 하기 전에는 볼수 없는 전통혼례.

예당큰집의 전통혼례를 생중계 한다.

예당큰집의전통혼례아우리것이살아있었구나 1
 
예당큰집의전통혼례아우리것이살아있었구나 2

예당큰집의전통혼례아우리것이살아있었구나 3

홍성군 장곡면에 자리잡고 있는 예당큰집은 듣던대로 조선시대 정조 말기 홍성지역의 원님이 살던 한옥을 그대로를 잘 보존해서 가꾼 멋진 한옥이었다. 이곳에서 한정식도 차려주고 한식 체험도 한다. 이 고택의 안주인 되시는 김해경씨는 경기도에 살던 중 이 가옥을 산 뒤 잘 보수해 사랑채와 안채를 나눠 식기박물관과 한식체험, 그리고 숙박까지 할수 있도록 꾸몄다고 한다.
그래서 현재는 결혼을 앞둔 양가 부모님들의 상견례 장소로도 많이 이용되고, 한식체험과 전통혼례, 전통혼례체험과 관광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단다.
 
이날 전통혼례는 체험이 아닌, 진짜 혼례였다.
 
예당큰집의전통혼례아우리것이살아있었구나 4

전통혼례를 알리는 청사초롱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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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가 타고 갈 가마 대기중. 이 가마는 4명의 가마꾼이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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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혼례가 치러질 사랑채 안마당. 오늘날의 야외 예식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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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례를 지켜보기 위해 가족과 친지, 관광객들이 모여서 북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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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의 가족들도 한복으로 곱게 차려입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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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신랑이 등장했다. 신랑도 가마에 타기는 했지만 신부의 가마와 달리 사방이 트인 가마다. 오늘날로 치자면 ‘오픈카’의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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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 드는게 좋은 신랑은 벌써 기분이 좋아서 입이 ‘헤벌쭉’이다. 뒤에는 화동들이 청사초롱을 들고 함께 따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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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마는 신부가 타고 있다. 신랑것과는 달리 사방이 막힌 꽃가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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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혼례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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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신부가 걷게 될 비단이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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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입장하기에 앞서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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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이어서 인도를 받으며 비단을 즈려 밟고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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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신부도 신랑이 걸은 길을 따라 입장한다. 이제 이 길을 걸은 뒤에는 평생 같은 길을 걸으며 살것이다.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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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자 앞 양쪽에 촛불이 켜져 있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화촉’이며 결혼을 하는 것을 일컬어 화촉을 밝힌다는 말도 여기서 유래한 것이다.
빨간색 초는 신랑측, 파란색 초는 신부측을 뜻한다.
그리고 신랑측 어머니와 신부측 어머니가 청실 홍실을 묶어서 꼬아준다. 두 사람이 절대 헤어지지 말라고 기원하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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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을 하는 신랑 앞 탁자에는 기러기가 놓여져 있다.
기러기는 세가지 덕목이 있어서 사람이 본받아야 하는데 그 첫째가 사랑의 약속을 영원히 지킨다는 것(변치 않는 마음), 둘째가 상하의 질서를 지킨다는 것(부부간, 혹은 웃어른에 대한 예의범절), 셋째가 삶의 업적을 남기라는 점(열심히 살라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술을 나눠 마시는 전안례와 교배례, 합근례를 하게 되는데 이것을 모두 합쳐 초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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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과 신부가 서로 상대방에게 절을 한 뒤 마주보고 앉아있다.
잠시후 잔을 주고받는 합근례가 이뤄지는데 신랑 신부가 무릎을 꿇고 앉으면 시중을 드는 사람이 신랑의 잔에 술을 따른다. 그리고 다시 신부의 잔에 술을 따르고 그 술을 표주박에 부어 신랑 신부가 함께 나누어 마신다.
술은 부부로서의 인연을 맺는 것을 의미하며 표주박에 따라 마시는 술은 부부의 화합을 의미한다. 표주박은 그것이 반으로 쪼개지면 그 짝은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게 되며, 그 둘이 합쳐짐으로써 온전한 하나를 이룬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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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혼례가 끝나고 신랑신부가 나란히 퇴장하고 있다.
앞으로 두 사람의 인연은 검은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백년해로 하시길...
 
예당큰집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전통혼례를 보았다. 마음만으로도 푸근하고 행복한 행사다.
 
예당큰집은 한식 상차림으로도 유명한 맛집으로 알려져있다.
상차림의 형태에 따라 왕비상 30000원, 어사또상 25000원, 사또상 18000원이다. 그리고 수라상은 50000원과 70000원 짜리가 있는데 물론 반찬의 종류에 따른 차이다.
3만원짜리만 해도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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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당큰집은 행랑채와 사랑채, 그리고 안채와 별채로 나뉘어 있는데 고택이다 보니 이렇게 오래전의 자물통이 고즈넉하게 달려있어 옛 정취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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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의 부엌과 검은 무쇠솥, 그리고 기와집 처마와 목재 마루가 전통가옥의 기품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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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은 주로 한식체험과 다도체험이다.(학생 체험사진은 예당큰집 제공)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온 학생들이 한식체험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예당큰집은 5개의 방이 있고 여기에 30명까지 숙박을 할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예약만 하면 언제든지 이용 가능하다.
전통과 기품이 넘치는 고택에서 숙식을 하면서 전통문화까지 체험할 수 있는 예당큰집. 그리고 잊고 살았던 전통혼례까지 볼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
꼭 한번 찾아가 볼 만한 곳이다. 추천의 별 5개 만점에 5개 모두 드린다.
 

■ 예당큰집
- 주소 : (신) 충남 홍성군 장곡면 무한로 957-24
           (구) 충남 홍성군 장곡면 산성리 265-4
           전화번호 : 041-642-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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