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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온양관광호텔도 부러워했거늘

청춘은 너무 짧더라

2016.07.14(목) 02:46:13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열흘 전부터 오른쪽 어깨에 통증이 파도처럼 몰려오기 시작했다. 파스를 붙였으나 도통 시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았는데 그마저 별 차도가 없었다. 아내의 말을 좇아 오늘은 정형외과를 찾았다.
 
엑스레이에 이어 또 다른 검사를 받으니 어깨에 통증을 일으키는 석회화건염인지 뭔지 라는 병명이 나왔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퇴행성 변화를 겪게 된다고 한다. 오십견이나 회전근개파열 등을 일상에서도 자주 들어보긴 했지만 내가 막상 그와 유사한 병명으로 치료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서글퍼졌다.
 
어깨 속에 석회가루가 쌓이는 석회화건염인 까닭에 빠른 치료를 위해선 초음파 쇄석기를 사용하는 게 좋다는 말에 따라 치료를 받기는 했다. 그러나 이의 치료는 의료보험 적용도 안 되는 고가라고 하여 마음에 걸렸다.
 
앞으로도 몇 번 더 병원을 찾아야 할 터인데 아무튼 어서 깨끗이 낫기나 했으면 좋겠다. 세월엔 장사가 없다더니 그 말이 꼭 맞다. 아울러 생로병사는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천리(天理)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렇긴 하더라도 아직 채 ‘할아버지’도 안 되었거늘 벌써부터 내 몸이 이처럼 망가지고 있다는 자각은 서글픔을 안겨다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야근을 들어와 같이 근무하는 직원에게 그 얘길 했더니 운동부족이란다. ‘운동부족? 과연 그럴까!’
 
순간 포류지질(蒲柳之質)이란 생각이 떠올랐다. 이는 갯버들 같은 체질이라는 뜻으로, 갯버들의 나뭇잎이 가을이 되자마자 떨어지는 데서, 사람의 체질이 허약하거나 나이보다 일찍 노쇠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냉혹무잔(冷酷無殘)하기 그지없는 세상사로 인하여 어려서부터 갖은 고생을 경험했다. 급기야 이유도 없이 생면부지의 사람들로부터 구타를 당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자구책 차원에서 복싱을 배웠다.
 
이후론 번개처럼 빠른 스피드의 펀치와 기타의 호신술 덕분에 맞는 일이 사라졌다. 이어 호텔리어로 화려한 변신까지 하게 되었는데 이 때가 사진에서처럼 ‘꽃다운 나이’ 십대 말이다. 사진은 지금으로부터 39년 전인 지난 1977년, 그러니까 내 나이 불과 열아홉 살 때 온양관광호텔 앞에서 찍은 것이다.
 
눈보라가 온통 앞을 가리는 걸로 보아 한창 엄동설한이었지 싶다. 날씨는 차가운 겨울이었으되 이 무렵 아내와는 열애의 봄눈(春眼)을 떴다. 따라서 이 사진을 찍을 즈음엔 온양관광호텔의 건물마저 나를 부러워하는 눈으로 지켜보았거늘.
 
이 즈음부터 딱 3년간이 나로선 인생의 황금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어쩌면 찰나(刹那)와도 같았던 그 시절은 너무 짧았다. 마치 조용필의 노래 ‘너무 짧아요’처럼. 주근에 비해 두 배는 많은 야근, 따라서 피곤이 항상 덕지덕지 달라붙기 일쑤다. 몸으로 먹고사는 직업인지라 평소 맨손체조일망정 나름 건강관리를 한다고는 해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정한 세월은 끝내 나마저 병원으로 내몰았으니 이 어찌 전전긍긍의 단초라 아니할 수 있겠는가. 어쨌든 왼쪽은 멀쩡한 반면 오른손이 유독 그렇게 석회화건염이란 증세에 ‘감염된’ 건 아마도 일종의 직업병이 아닐까도 싶다.
 
5년 여 계속하고 있는 경비원 직업에서 기인하는 하루에만 수백 번의 거수경례에 더하여 20년이 넘는 글쓰기의 치열함이 상호작용(相互作用)을 일으킨 그런. 그래서 말인데 상처뿐인 영광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올 가을 예정인 제 2집의 저서출간은 반드시 대박이 나야만 한다는 게 또 다른 굳은 신앙이다.
 

청춘은 너무 짧습니다.

▲ 청춘은 너무 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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