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외로이 살아가는 고양이들이 말을 걸어옵니다.
"나 믿어도 되나요?"
길고양이들은 항상 사람을 경계하지만,
'먹을 것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사람을 기다립니다.
홍성군 홍주문회관에서 아주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2003년부터 새벽시간에 신문을 배달하며 찍은
김하연 작가의 길고양이 사진에
김초은 작가가 길고양이의 마음을 캘리그라피에 담았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길고양이와 사람의 공존을 위해 활동하는
홍성길고양이보호협회와 홍성YMCA가 공동으로 주최했습니다.
28일 열린 개막실과 김하연 작가 초청 강의에는
길고양이를 사랑하는 지역의 많은 주민들이 참석했습니다.
개막식에서 김하연 작가의 책 '어느새 너는 골목을 닮아간다'를 읽고
소감을 발표한 금당초의 한 학생의 말이 가슴이 와 닿았습니다.
이 학생은 설움과 외로움으로 가득 찬 길고양이의 삶을
진심으로 슬퍼했습니다.
어른들은 길고양이를 귀찮은 존재로 보지만,
아이들은 사람과 같은 하나의 생명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시골집인 우리 집 주변에도 길고양이가 많이 삽니다.
쓰레기통을 헤집어 놓는 통에 얄밉기도 했지만,
지난 겨울에 태어난 새끼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면서
참 많이 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둘러보면서
길고양이가 외롭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아니라면,
인간도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세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홍주문화회관 2층 전시실에 들러
길고양이의 속삭임에 귀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요?
길고양이들의 사진과 이야기를 담은 '화양연화' 전시회는
6월 5일까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