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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딸의 결혼을 앞두고

효도는 간단하다

2016.03.02(수) 08:29:53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의 결혼식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요즘은 밤에 잠을 자다가도 자꾸만 눈이 떠진다. 하나라도 더 해주고픈 게 아빠의 본능이다.
 
하지만 딸은 결혼식조차 각자도생(各自圖生)하겠다며 경제적 지원을 사양하고 있다. 되레 나와 아내, 그리고 아들의 양복과 한복을 맞추라며 돈을 보내겠단다. 이런 딸 자랑을 하는 ‘딸바보’인 나에게 절친한 친구는 이렇게 놀리기까지 했다.
 
“딸이 결혼하는 날 펑펑 울지 말게! 그럼 그건 하객들에게도 민폐니까.” 그래서 딸의 결혼식 날엔 단 한 방울의 술조차 삼갈 작정이다! 그 좋은 날 덩실덩실 춤은 못 출망정 내가 왜 운단 말인가?
 
아무튼 딸의 결혼을 앞두니 많은 생각이 뇌리에 포개진다. 그러면서 ‘이런 딸이 되게 해 주소서!’라는 느낌이 역시도 생각의 틈새로 들어찬다. 먼저, 사랑하는 딸이 제 남편과 부디 백년해로하길 빈다.
 
아울러 두 사람(딸과 사위) 모두 항상 건강하고 경제적으로도 여유 있는 삶의 연속이길 소망한다. 자녀는 다다익선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작금의 시류와 같이 하나만 낳을 공산이 높아 보인다.
 
하나의 자녀라도 올곧게 길러 장차 이 나라의 동량이 된다면 만족하리라. 다음으론 여행을 자주 다니라고 권하고 싶다. 부부가 만날 얼굴만 맞대고 사노라면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다.
 
이런 때 묘책과 묘약이 바로 여행이다. 이어 우리 집, 즉 딸로서는 앞으로 ‘친정’이 되겠다. 해마다 설과 추석 외에도 두 사람이 최소한 두 달에 한 번쯤은 친정에 와 주었음 하는 욕심이다.
 
다 아는 상식이겠지만 늙은이(?)만 둘 사는 우리 집에 그나마 활기가 솟는 날은 아들과 딸이 집에 오는 날이다. 이 날은 또한 고삭부리 아내조차 기운을 얻어 밥상의 메뉴까지 일거에 진수성찬으로 바뀌니 어찌 이런 바람을 피력하지 않을 손가.
 
당나라의 시인 백거이(白居易)는 당 현종과 양귀비의 뜨거운 사랑을 읊은 시 ‘장한가(長恨歌)’에서 이렇게 읊었다.
 
- 칠월칠일장생전(七月七日長生殿; 7월 7일 장생전에서) 야반무인사어시(夜半無人私語時; 깊은 밤 사람들 모르게 한 약속) 재천원작비익조(在天願作比翼鳥;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재지원위연리지(在地願爲連理枝;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네) 천장지구유시진(天長地久有時盡; 높은 하늘 넓은 땅 다할 때가 있건만) 차한면면무절기(此恨綿綿無絶期; 이 한은 끝없이 계속되네.) -
 
위 시의 비익조는 날개가 한 쪽 뿐이어서 암컷과 수컷의 날개가 결합되어야만 날 수 있다는 새로서 연리지(連理枝)와 같은 뜻으로 쓰였다. ‘연리지’는 또한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현상이다.
 
따라서 이는 부부애가 진한 것을 비유하는 쪽으로도 자주 쓰인다. 딸이 이처럼 잘 살길 바라는 건 아빠로선 당연한 정서의 귀착이다.
 
끝으로 ‘남편은 아내의 생일을 기억하되 나이는 기억하지 말고, 아내는 남편의 용기는 기억하되 실수는 기억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되짚으며 열애 시절처럼 불변하게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면서 알콩달콩 잘 살기를 바란다.
 
효도, 별 거 없다. 딸이 결혼하여 잘 사는 것, 그게 바로 효도다.


 

딸이 행복만 하길 소망합니다!

▲ 딸이 행복만 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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