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에 가면 싱싱한 광어와 우럭이 나온다.
자연산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양식 활어회도 좋다. 아주 대단한 미식가가 아니라면 자연산과 양식의 차이를 제대로 가려낼수 있을까?

농업이든 어업이든 수확물을 생산해 내려면 ‘씨’가 필요하다. 농작물의 종자가 있어야 하듯, 어업을 하시는 분들 중 광어와 우럭 양식을 할 경우 알을 가지고 부화한 치어가 사실상의 씨에 해당 되는데 이것을 성어 생산자가 처음부터 양식하지는 않는다.

광어의 성장과정을 보면 '어린 치어-육성어-성어' 이렇게 3단계로 나뉘는데 각자의 역할이 다르다.
치어를 생산하는 어민이 있고, 치어를 중간 크기인 육성어까지 키우는 어민이 또 따로 있고, 중간 크기를 사다가 양식장에서 성체로 키워내는 양식장 어민이 또 있다.

충청남도 보령, 태안, 서산, 당진에는 광어와 우럭을 양식하는 어민들이 많이있는데 이 어민들에게 광어 씨, 즉 치어를 생산해 공급하는 수산업 어가를 찾았다.

이름하여 삼부수산.
삼부수산의 차재연 대표는 조금 오래된 일이기는 하지만 지난 2007년도 제 15회 충청남도 농어촌발전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수산업 전문가다.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 바닷가. 이곳이 차재연 대표가 광어 치어를 양식하는 보금자리다.
 

멀리 보이는 건물이 치어 양식장이고 이 연못 같은 곳은 바로 앞 바다에서 치어 양식을 위해 끌어 들인 바닷물 보관장소다.

 

양식장 수조 앞에서 치어 양식장 현황을 설명해주시는 삼부수산 차재연 대표.
차 대표는 대천에서 수산고등학교 증식학과를 졸업했다고 한다. 일찍부터 ‘떡잎’은 수산업 전문가였던 것이다. 그리고 곧바로 여수 수산대학 양식학과를 졸업해 오늘에 이르렀다고 하니 명실상부한 양식수산의 최고 전문가다.

현재 차 대표가 서 있는 수조 등을 포함해 치어양식을 위해 운영중인 양식장 크기는 대략 2천평정도.
이중 물고기를 키울수 있는 면적은 약 800평정도라 한다. 그 외에는 겨울철 가온을 위해 필요한 시설과 위에서 본 바닷물 저장시설 등 기타 장비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 양식장에는 현재 광어 300만미(양식을 하는 분들은 ‘마리’ 단위를 ‘미’라고 부른다), 참돔과 감성돔, 돌돔, 해삼 등 40만미와 우럭이 약간 있다. 숫자에서 보듯 삼부수산의 주력은 뭐니뭐니 해도 광어다.

광어 치어는 수정란을 제주 등에서 구입해 입식 후 부화시켜 치어까지 만드는데 8일~100일 정도가 소요된다. 이렇게 키워낸 광어는 1월부터 여름사이에 팔고 다시 반년간 준비해서 또 판매를 하는 형태로 서큘레이션을 시킨다.
 

수조 안에서 노닐고 있는 깨알처럼 작은 광어 치어들이 보인다. 사진에 보이는 수조 물 속의 검은 점들이 전부다 1~2cm 안팎의 크기로 자란 치어들이다. 이 안에서 자라는 광어 치어는 대략 200만마리 정도라고 한다.

우리가 횟집에서 사 먹는 광어 한 마리는 싼 가격에 배달하는 작은게 1만원 꼴. 그러나 이건 너무 작고 그래도 먹을만한 광어 한 마리 제대로 뜨면 3만원 안팎은 하는데... 치어일때 한 마리 가격이 궁금하다. 삼부수조에서 생산하는 광어 치어 한 마리당 가격은 약 350원에서 400원이란다.

현재의 치어를 6cm에서 7cm까지 육성어로 키워 제주나 완도, 여수,  통영 등 가두리 육상수조로 판매를 하게 된다.
 

광어의 성장 과정도 궁금하다.
광어는 대부분 크기가 45㎝가 넘어서 성숙해 산란을 하며 최대 80㎝ 이상으로 자란다. 낚시에 잡힌 최고기록은 98㎝짜리가 있다고 한다.
광어의 산란기는 2~6월이고 조류가 잘 통하는 자갈밭이나 암초지대에서 행해진다.

광어가 치어일 때는 입을 기준으로 눈이 양쪽에 붙어 있지만 몸 길이가 1.5㎝ 정도로 자라게 되면 오른쪽 눈이 왼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광어와 가자미를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이 눈인데 가자미는 눈이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광어는 치어 시기에는 새우와 같은 소형 갑각류를 먹지만 점차 성장하면서부터 물고기와 오징어 등을 잡아먹는 육식성 어류로 변한다.
 

손바닥 위에서 노닐고 있는 광어 치어. 횟집에서 칼로 회를 떠 먹는 커다란 광어가 요만한게 자라서 나오는거라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귀엽고 앙증맞다.
 

차 대표가 지금 들어서 보여주고 있는 것은 과어가 아닌 해삼이다. 해삼 치어도 이렇게 양식을 해서 바닷가에 뿌려준다. 미있는 사실은 해삼의 경우 바닷물에 넣어주면 1년간 최장 이동거리가 2m 팎이라 한다. 즉 다른데로 도망가지 않고 자라기 때문에 가두리양식처럼 하는게 아니라 적당한 바다에 그냥 넣어두면 그게 곧 양식이라고 한다.
 

양식중인 그물에 매달려 있는 해삼 치어. 약 1cm~3cm크기의 작은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수조 안에서 떠낸 치어인데 붉은색 원 안의 이 물고기는 위에서 보았던 치어 이전의 깨알보다 작은 부화직후의 모습이다. 생명의 신비가 느껴진다.
 

한겨울 양식장 수조안의 온도를 높여주는 가온 장비 시설이다. 보일러 같은 역할을 한다.
 

바닷물을 끌어와 거둬놓은 물.
 

위 사진의 바닷물을 여과하고 정화하여 최적의 조건으로 만드는 장비다. 여기서 걸러진 물이 양식장에 활용이 된다. 시설 전체는 본인 부담 5천만원에 지원비가 2억이었다고 한다.
 

차 대표가 2007년도에 충청남도 농어촌발전대상 시상식에서 영광의 대상을 받을때 당시의 모습이다. 자랑스러운 모습이다.

오늘도 각자의 맡은바 직무에 충실하며 곳곳에서 최선을 다해 땀흘리는 충남도의 산업 역군들. 보기만 해도 자랑스럽고 믿음직스럽다. 삶의 현장에서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모든 분들께 탄탄대로와 성공가도가 펼쳐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