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음미하는 한정식’
‘비주얼 한식의 아름다운 향연’
‘선계(仙界)의 식도락 풍류여행’
 
이런 표현들로 다 설명이 가능할지요?
 

▲ 부여군 규암면 규암리에 자리잡고 있는 황토정

▲ 깔끔한 내부

얼마전 충청남도 로컬푸드 인증 미더유 식당들이 발표가 됐는데 그중 부여의 ‘황토정’에 다녀왔네요. 부여군 규암면 규암리 백마강변에 있는 황토정은 백제교를 건너 백제문화단지로 가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많은 한정식집, 그리고 많은 미더유 인증 식당들이 있지만 황토정은 식당으로 들어가는 일 자체가 커다란 여행이고 즐거움이었습니다. 넓은 정원, 고풍스런 한옥이 주는 풍류와 넉넉함, 그리고 깔끔한 한옥 내부, 거기다가 손님을 받은 홀 내부를 복잡하지 않게 배려해 편하게 쉬면서 식사할 수 있도록 배치한 구조까지.
 
식당의 미덕은 고객들의 입맛을 홀리게 하는 것입니다.
앞서 적은 3가지로 진정 설명이 다 될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황토정에서 본 굿뜨래 8미정식은 도민기자가 지금까지 찾아 다녀본 미더유 식당, 인터넷과 언론을 통해서 본 식당들의 비주얼과는 차원이 다르네요.
제가 마치 백제시대 사비성에서 수라상을 받은 의자왕이나 공주의 무령왕이 된 느낌이랄까요.
황토정에서는 일반 식기나 접시가 아닌 기와그릇에 질박한 느낌 그대로 상차림을 만들어 내어 주셨는데 보는 내내 실로 눈이 황홀해서 혼자 감상하기 아까울 지경이었습니다.
 

이영숙 사장님께서 정성스레 구뜨래8미정식 상차림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곱게 차려 입으신 한복이 황토정 한옥식당과 정말 잘 어울리시네요.
 

상차림이 마쳐진 굿뜨래8미정식입니다.
어떠세요? 제가 한 말이 거짓이 아니죠? 이건 뭐 젓가락으로 집어 먹으라고 내 놓은 음식이 아니라 바라보다 황홀경에 지쳐 쓰러질것 같은 분위기 아닌가요? 음식에게 미안해서 젓가락으로 집어들기 황송한...
 

연잎밥인데요.
단호박, 은행, 대추, 부여밤, 잣, 흑미에 서리태 콩까지... 다 적긴 했는데 혹시 빠트린게 있을까 염려될 정도로 밥 한공기에 들어간 식재료가 이렇게 많습니다.  한두가지 빼고는 이 댁 바깥사장님께서 직접 농사 지으신거랍니다. 아울러 이영숙 사장님은 굿뜨래8미에 대한 사랑과 소신, 자부심이 대단하셨습니다.
부여 굿뜨래 8미는 방울토마토, 표고버섯, 멜론, 수박, 밤, 오이, 딸기, 양송이버섯입니다.
 

토마토 고기말이입니다.
과일이라고 해서 날것으로만 먹는 것은 아닙니다. 방울토마토 껍질을 깐 뒤 살짝 익혀 이것을 소고기로 감싸준 것입니다. 입에섯 살살 녹았습니다.
 

표고묵입니다.
표고를 갈아 부여 밤가루에 섞어 묵으로 만든 것인데 묵 특유의 말랑한 식감에 표고의 맛까지 곁들여져 건강식으로도 그만입니다. 특히 음식 자체가 무겁지 않아 소화에도 큰 부담이 없습니다.
 

이것은 삼색전입니다.
오이와 표고, 다진 소고기와 당근 등이 준비된 삼색의 쌈 전인데 한가지씩 재료를 전 위에 올려 놓기가 미안할 정도로 모양이 너무 아름답죠? 맛 이야기는 생략이요... 너무 맛나서요(ㅎㅎ)
 

이영숙 사장님께서 잠시 숨을 고르면서 음식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웰빙시대잖아요. 저희 황토정은 우리 땅에서 나는 농산물을 제가 직접 생산해 음식을 만들어 드리고 있거든요. 쌀농사도 남편이 직접 짓고요, 식재료에 들어가는 각종 효소와 발효원액 모두 직접 농사지은 것으로 담아요. 심지어 직원들에게도 자부심을 갖게 하려고 식재료용 천연 양념 효소를 담글때 모든 직원들이 직접 하도록 하고 제가 보여줘요. 그래야 어느 손님에게든 거짓없이 자신있게 로컬푸드임을 자랑할수 있거든요. 그런 마음과 정성으로 음식을 만들어 드리니까 손님들이 믿고 찾아오시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게 요즘의 대세잖아요. 저희는 처음부터 끝까지 안전한 건강식을 최고의 미덕으로 알고 만들어 드립니다”
 
진정 존경스럽습니다. 이 사장님의 얼굴에서는 정직한 음식을 만든다는 자신감에서 오는 강한 애착과 철학이 고스란히 배어있었습니다.
 
 

오이선(큰 사진)과 굿뜨래 8미 수박화채(이것은 계절에 따라 약간씩 바뀜), 그리고 율란(왼쪽)입니다.
곶감과 호두, 잣이 가미된 율란은 하나를 집어먹는 순간 눈이 커집니다. 달콤함과 고소함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기 때문입니다.
 

굿뜨래 샐러드요.
방울토마토, 당근, 딸기와 무싹 등이 함께 조화를 이룬 것입니다. 나이 50대 이상 어른들께서는 고기 먹을때 필수로 많이 챙겨드시면 좋을듯 합니다.
 

백김치인데요, 무에 풋고추와 쪽파, 대추와 잣 까지 가미된 물김치입니다. 시원하면서 달콤, 그리고 쪽파와 풋고추가 맛을 더해준 맛난 물김치 한사발. 입맛 없을때 찬밥 한덩이와 함께 먹어도 그만일 듯 합니다.
 

메론야채말이입니다.
처음엔 아주 생소한 이름이 있을줄 알았는데 오히려 소박한 명칭을 가진 이 음식. 메론을 얇게 깎아 당근과 붉은색 파프리카, 무싹을 함께 넣고 말아서 만든 것입니다. 아주 시원하고 상큼했습니다.
 

토마토 효소를 넣고 맛을 낸 갈비찜입니다.
밤, 연근, 대추와 풋고추, 익힌 토마토와 팽이버섯 등 온갖 식재료가 풍부하게 들어간 갈비찜의 정수라 할만합니다.
 

“우와~”
도민기자가 가장 놀라움을 표하며 황홀경에 빠져 감탄한 이것은 육회장미라 합니다.
말 그대로 소고기 육회를 장미 모양으로 만들어 꽃을 피운 것입니다. 저 붉은 것이 그냥 모양만 낸것이 아니라 실제 소고기입니다.
 

소꼬리홍삼 삼합입니다.
황토정에서 직접 잡은 한우 꼬리를 잘라 삶은 후 홍삼과 밤으로 맛을 낸건데 홍삼이 가미돼 영양식으로도 만점입니다.
 

마지막, 표고고기전이요.
표고에 발효효소로 양념을 한 뒤 익힌 소고기를 옆에 깔아 함께 먹을수 있도록 해 주셨네요.
 

▲ 2013년도에 받은 식약처장 상

황토정은 지난 2013년 10월 제7회 충청남도향토특색음식경연대회에서 충청남도도지사상을 수상해 이미 그 맛과 실력을 검증받은바 있습니다. 또한 2013년에는 음식문화개선사업과 관련해 그 공로를 인정받아 식약처장 상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현재 황토정에서는 굿뜨래8미정식 말고도 가장 자랑할만한 대표음식이 한우암소구이가 있다네요. 특히 한우 육질과 품질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만큼 자신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쓰는 한우는 남편분이 직접 한우 사육 농가를 방문해 위생 상태, 소가 먹는 사료 등을 일일이 체크한 뒤 구입해 직접 도축한 소고기를 쓰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최고의 한우구이를 선물해 드릴수 있다고 합니다.
 
아, 그리고 안희정지사님께 꼭 청을 드리는게 한가지 있습니다.
우리 황토정 이영숙 사장님께서 안 지사님이 부여에 들르시거든 꼭 한번 찾아주시기를 간곡히 바라신답니다. 그동안에야 일반 식당이니 잘 모르고 계셨을지라도 이제 충청남도가 대표하는 로컬푸드 인증식당으로 선정된 만큼 다른분도 아닌 안희정 충남도지사님이 꼭 찾아주셔서 충청도 맛자랑 한번 제대로 해 주신다면 더할나위 없이 기쁜 일일듯 합니다. 안희정 지사님, 황토정에 꼭 한번 들러주세요!!!
 
황토정 : 충남 부여군 규암면 규암리 61
전화예약 : 041-834-6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