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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뉴스

블로그 하는 농업인, 인생을 혁신하다

기획 - 색다른 도민소통

2015.09.17(목) 21:27:25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블로그하는농업인인생을혁신하다 1


태안사이버농업인연구회의 도전
거대 유통구조 대안 온라인 활용

개인 블로그 운영으로 판로 개척
지사와 대화 요청, 노하우 공유

 
건전한 시민의식과 건강한 농민이 만나면 유쾌한 변화가 일어난다.

농업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혁신을 이루고 가장 효과적인 정부의 역할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농민은 강하다.

지난 8일 도지사 현장방문을 통해 만난 태안군사이버농업인연구회 회원들이 바로 그랬다.

연구회 회원은 펜션 운영과 농산물 가공판매, 일반 농업인들로 구성됐으나, 그 기질은 남달랐다.

이들은 거대 시장에 점령당한 유통구조에서 살아남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컴퓨터를 배우고 SNS를 통한 판로개척의 선구자로 변화하고 있다. 어떤 이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상당한 매출 성과를 이뤘고, 또 다른 이는 작지만 체험 관광이라는 이색적인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고 있다.

물론 서투르거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 누구하나 자율과 책임을 갖고 스스로 혁신하지 않으면 나라님도 어려운 처지를 구제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않았다.

태안군사이버농업인연구회 회원들이 태안군 방문 일정에 오른 도지사에게 대화를 신청했다. 자신들이 느낀 변화의 가능성을 도정에 알리고 도민과 공감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서다.
이날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현장 이야기를 담아봤다.〈편집자주〉

-안희정 지사
“사이버농업인연구회에 대해 말씀해달라.”
 
-박영희 총무
“좋은 농사짓는 데 제값 못 받고 파는 게 농부들 현실이다. 이를 바꿔보자는 취지로 지난해 9월 발족했다. 정보기술을 활용해 농산물의 판로를 개척하려 노력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농업과 농촌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여러 활동을 한다.”
 
-안희정 지사
“여기 회원들은 개인 블로그 모두 운영하시는가.”
 
-박철한 회장
“그렇다. 블로그하고 개인쇼핑몰을 하는데 주로 블로그 쪽으로 많이 개설한다.”
 
-안희정 지사
“초창기에 출발한 개인 블로거들과 자신의 독자층을 확보한 사람들은 경쟁력이 있는데, 현재는 이게 너무 많아진 상태다.”
 
-박철한 회장
“농사만 잘 지면 돼야하는데, 교육도 받아야 하는 현실이다. 블로그를 한다고 실질적 효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만나서 이야기하고 개선하며 실행해 본다. 내가 가진 농산물 어디서 판매할 것인지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매개체를 가져보려 한다.”
 
-박영희 총무
“결국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같이 가야 한다. 농촌관광 따로 농산물 따로 가면 곤란하다. 일례로 지난해 굴 축제를 펜션에서 했다. 관광객이 몰리는 곳을 거점으로 활용했다. 젊은 총각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소포장하고 명함을 넣고 블로거에 올리는 등 여러 노력을 했다. 어지간히 다 팔았다. 모자라서 팔지 못한 것도 있다.”
 
-고원진 회원
“부모님과 함께 농사짓는다. 지난해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분이 사이버연구회 교육을 받으라고 추천했다. 어렵게 교육을 결정했다. 올해 3월 핸드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블로그를 처음 해봤다. 정보를 올렸더니 여수시청에서 연락이 왔다. 현재 400가마 정도 판매가 됐다. 올해만 거의 4000만원정도 초과 이득이 발생했다. 블로그가 없었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지난 4월 10일에는 교육 받는 분들의 도움으로 1000여평의 밭에서 달래행사도 개최했다. 어찌 보면 인생에서 올해가 혁신의 해가 된 것 같다.”
 
-안희정 지사
“다양한 형태의 전자상거래 방식에 눈을 떠 판로를 개척했다는 사례를 말씀해 주셨다. 이병수 어르신께서는 어떻게 농사를 지으시나.”
 
-이병수 회원
“친환경 우렁이·미꾸리 농법이다. 3300평을 경작한다.”
-안희정 지사
“대략 15마지기 농사인데 모내는 것은 이양기로 하시는지, 판매처는 어디신지.”
 
-이병수 회원
“이양기로 않고 직접 한다. 뚜렷한 판로는 없다. 농협으로 나간다.”

-안희정 지사
“어렵게 농사지은 그 쌀을 일반 농사와 같이 농협에 내보내는 건가. 그렇다면 가격은 더 받는 것인가.”
 
-이병수 회원
“가격을 더 해주는 건 아니다.”
 
-안희정 지사
“이런 경우 실질적으로 판로를 어떻게 개척할 것이냐가 가장 큰 고민이다. 서운하게 가격을 받을 바에야 어렵게 농사짓지 말고 농약을 사용하시지 왜 친환경 우렁이·미꾸리 하나. 우렁이·미꾸리로 벼가 버티게 하려면 땅에 보약을 줘야한다. 공이 배로 들어간다.”
 
-이병수 회원
“앞날을 생각해 인내하는 거다. 언젠가는 알아줄 때가 있을 것이다.”
 
-왕영일 회원

“블로그를 통해 농민들이 6차산업을 성공하는 게 쉽지 않다. 우선 분야별 그룹끼리 브랜드로 묶어내 활동하는 게 시급한 것 같다.”
 
-안희정 지사
“농민이 우수 농수산물 생산하면 이를 알아서 팔아주는 조직이 있으면 제일 좋다. 금산 만인산 추부깻잎이 그렇게 한다. 좋은 시스템이다. 그런 시스템을 잘 만들어 드리는 게 필요하다. 이것이 농협이 해야 할 일이다. 전자상거래는 유통구조에 대한 문제다. 농사 잘 짓는다 해도 SNS운영은 다른 문제다. 품목이든 농법이든 그룹을 묶어 내려면 우선 관심 있는 사람끼리 모이는 게 중요하다. 돈을 중심으로 모이면 곤란하다. 가치를 연계하는 관점으로 모여야 한다. 우선 모여서 재밌게 즐기는 게 제일 중요하다. 잘 노는 집안이 잘 되는 집안이다.”
 
-국응일 회원
“소규모 헛개수 농사를 한다. 2차산업까지 하는 데 판로가 미흡하다. 홍보가 아쉽다. 도와 함께 연계해 좋은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정이권 회원

“농가들은 특히 10월에 돈이 가장 많이 필요한데 구조적으로 농협에서는 12월에 금융거래를 마무리 짓는다. 이를 2~3월로 연장하면 출하가 어려운 농민께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미꾸리를 잘 이용하면 쌀보다 소득이 많이 나오는 방안도 생각해봐야 한다. 어느 해인가 가뭄이 들었다. 벼 수확량이 줄어들게 돼 아예 미꾸리 양식으로 전환했다. 벼농사 만큼 소득이 나왔다. 그런데 중국에서 싼 값에 대량의 미꾸리가 들어오며 잠시 접었었다. 요즘 환율도 그렇고 중국서 들어오는 양도 10분의 1로 줄었다. 전망이 있을 거라 생각된다.”

-안희정 지사
“미꾸리를 누가 소비하나”
 
-정이권 회원

“우럭낚시 미끼로 많이 나간다. 붕장어 낚시에도 사용한다. 이외에 추어탕과 양식장 사료로도 나간다.”
 
-정연희 회원

“세상이 묘하게 돌아간다. 농민은 좋은 농작물 생산에 전념해야 하는데 판매까지 모든 거를 요구하고 있다. 장사꾼도 돼야 한다. 벅차다. 농협에서 로컬푸드 역할을 해야 한다.”
 
-안희정 지사

“유통분야 판매는 농협이 책임져야 한다. 파는 거 책임지지 않을 바에 농협이 왜 존재할까. 농협 혁신이 필요하다.”
 
-정연희 회원
“농협이 당초 지역별로 형성됐다. 사실 품목별로 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품목별 조합 생길 때 행정 쪽에서 관심을 주셨으면 한다.”
 
-윤순애 회원
“태안 물가 비싸다. 모든 물건이 농수산물 시장으로 올라간다. 가지 못하면 여기서 썩기 때문이다. 올라간 물건이 다시 내려오니 비싸진다. 태안군에 저장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김진희 회원
“고추와 호박고구마를 부모님과 함께 일군다. 전자상거래 교육을 받고 실행하니 자신감이 생기더라. SNS를 통해 상품을 올리며 고객과 소통한다. 블로그에 사진을 찍어 올리고 연락처를 해놨다. 조금씩 전화가 오더라. 작년에는 고추 700근을 인터넷으로 모두 팔았다. 직거래가 희망인거 같다.”
 
-김태희 회원
“직접 농사를 짓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아이가 아파 친환경 먹거리에 관심을 두고 8년 전부터 블로그를 통해 먹거리를 구매했다. 나 같은 엄마가 많다. 이렇게 훌륭히 농사짓고 파는 분들의 상품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 사이버 연구회 통해 이런 것을 알릴 수 있는 기자단을 발족할 필요가 있다.”
 
-안희정 지사
“사이버농업인 연구회에 기대하는 바들이 대략 드러났다. 우리가 농업과 농촌이 가진 가치를 잘 팔았으면 좋겠다. 어떤 경우라도 핵심은 진정성인 것 같다. 도와 군, 일반 행정에서 돕기 위한 약간의 정책들이 있다. 이런 것 잘 활용해주기 바란다.”
 
정리/박재현 gaemi2@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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