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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뉴스

‘백년의 약속’…근현대사의 맥을 잇는 역사의 현장

재래시장탐방(4)-성환이화시장

2014.10.29(수) 19:42:49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유치원 아이들이 천안 성환이화시장을 둘러보다 번데기를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100년의 전통을 간직한 이곳은 근현대사의 맥을 잇는 역사의 현장이다.

▲ 유치원 아이들이 천안 성환이화시장을 둘러보다 번데기를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100년의 전통을 간직한 이곳은 근현대사의 맥을 잇는 역사의 현장이다.


실개천은 이름 없는 들꽃과 마을 을 지나 강으로 모여든다. 어디서 흘러왔는지 모르지만 강은 작든, 크든 다양한 색채의 자연들을 어 머니 품속처럼 모두 감싸 안는다.

재래시장은 강 같은 곳이다. 동쪽에서 왔든, 서쪽에서 왔든 인종 과 성별, 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모 여든다.

그 속에서는 우리의 기쁨이, 때론 슬픔이 존재한다. 우리에 게 활기를 불어넣고 내가 살아있 음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사람냄새가 더욱 진하다.

천안 성환이화시장은 근현대사 의 맥을 잇는 재래시장이다.


백년의약속근현대사의맥을잇는역사의현장 1

1914년.
개장된 지 100년이 넘었으니 그 안에 녹아있는 삶은 어떨까!

한국전쟁도 겪었고, 5월의 봄도 지났다. 살아 숨쉬는 역사인 셈이다.

다른 지역 재래시장들은 오랜 세월을 지나며 많은 변화를 겪었 다. 길도 모습도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이곳 성환이화시장은 옛날의 모습을 제법 고스란히 간직하 고 있다.

지하철 1호선 성환역에서 나와 5분 정도 걸으면 시장입구에 도착 한다.

‘백년의 약속-성환이화시장’ 지난 2013년 문화관광형 시장으 로 선정되면서 ‘백년의 약속-성 환 이화시장’이란 테마로 골목길 벽화가 그려져 있다.

“젓갈~ 육젓, 오젓 맛있는 젓갈 있어요.”

“농약도 안친 고추여, 한바가지 3000원이면 거저지. 어여 데려가!”
시골장이라 초입부터 왁자지껄 시끄럽다. 좌판을 펼쳐놓고 농산 물을 파는 할머니, 물건값을 깎는 아주머니, 뻥튀기 사달라고 조르 는 아이들…

내가 살아있음을 주변에서 일깨 워준다.

성환이화시장에는 5일장(1, 6 일)의 명성이 그대로 간직돼 있다.

100년의 전통이 있어서 그런지 다른 시장에서 볼 수 없는 귀한 물 건들도 많다. 우선 로얄제리와 벌 세트, 해바라기 씨, 말린 구절초, 상황버섯 등 진귀한 물건들이 즐 비하다.

심심풀이로 까먹는 해바라기 씨 는 마트나 중국산 제품을 주로 보 거나 구입했지, 오리지널 해바라 기 씨를 통째로 보기는 참으로 오 랜만이다. 30년도 넘은 것 같다. 옛날에는 흔하디흔했는데.

사람들은 이런 맛에 마트보다 시골장터를 찾는다.

“어머~이 황석어젓 맛있네.”
지나가던 아주머니들이 한 젓갈 집에 속속 모여든다.

천안 신부동에 사는 한 아주머 니가 “짜지도 않고, 맛도 끝내 주 네. 얼마예요?”하자 주변에서 좋 은 물건을 놓칠 까봐 눈길을 던진 다.

“3kg에 2만원 줘요”
젓갈 아저씨의 말에“올 김장은 이놈으로 담가야 겠네. 음~ 맛있 어.”라며 연신 군침을 흘린다.

“육젓 얼마예요?, 오젓은요?…”
갑자기 젓갈집이 문전성시를 이 룬다.

“뻥~”
갑자기 터진 소리에 귀가 멍멍 하다.

“에휴. 놀래라”
즉석에서 뻥튀기를 튀겨주는 곳 이다. 성환이화시장에서만 벌써 13년째 뻥튀기 장사를 하신다는 부부의 모습은 보기에 너무 정겹다.

시장 끝 쪽에 사람들이 웅성거 리며 모여 있다.

“머지~ 무슨 일 났나?”
로얄제리와 살아있는 벌 1000마 리가 든 망사 주머니를 들고 흥정이 붙었다.

싸게 사려는 아저씨와 본전은 건져야 되겠다는 주인아주 머니의 실랑이가 주변의 시선을 끈다.

“아따. 아저씨, 이 물건은 돈 있 어도 못 구해요. 햇볕을 받으닌까 벌들이 침을 내놓자나요. 약효가 즉빵이라닌까.”

“맘에 드는데 7만원이면 좀 비 싸. 좀 깎아줘요.”
한참의 실랑이 끝에 6만5000원 에 낙찰된다. 벌과 로얄제리를 냉 동실에 급랭시킨 뒤 술을 담가먹 으면 관절염이나 고혈압에 효과가 탁월하다고 한다.

사진을 찍자“모델료를 달라”며 너스레를 떤다. 그 옆에 반찬가게에는 양념게 장, 간장게장, 무말랭이 무침, 먹 음직스러워 보이는 10여가지 김치 들이 줄지어 있다. 가족들의 먹을 찬거리를 구입하 는 아저씨의 모습이 정겹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성환시장 의 명물은 바로 순대국밥이다. 천안하면 병천순대가 유명하지 만 장날이면‘성환순대를 먹어야 한다’는 입소문이 퍼져 문전성시 를 이룬다.

이곳 순대는 돼지 내장에 일곱 가지 채소와 선지를 넣어 삶은 수 제순대다. 최근에는 SNS를 타고 입소문이 펴지면서 인기 맛집으로 통한다.

가마솥에서 돼지부속물과 돼지 사골을 넣어서 푹 끓인 뒤 국물을 부어 순대국밥을 말아서 한 번 더 끓여서 나온다. 알맞게 익은 깍두기와 배추김치 는 국밥의 맛을 더욱 감칠 맛나게 해준다.

가게 이름은 그냥‘첫 번째 집’ ‘두 번째 집’‘세 번째 집’으로 불린다.

이번 주말은 전통과 풍물이 살 아있는 사람냄새 가득한‘성환이 화시장’으로 떠나보자.
/김태신 ktx@korea.kr
 

백년의약속근현대사의맥을잇는역사의현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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