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도정뉴스

물질보다 ‘인간’이 우선…한국사회 큰 울림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결산

2014.08.26(화) 01:43:50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비바 파파(viva papa)”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오후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오픈 차량에 탑승해 이동하며 환호하는 가톨릭 신도들과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바 파파(viva papa)”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오후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오픈 차량에 탑승해 이동하며 환호하는 가톨릭 신도들과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교황이 던진 메시지
“물질·무한경쟁에 맞서라”
“젊은이여! 깨어있으라”
 
 겸손·실천하는 리더십
 세월호, “잊지 않겠다” 약속
 
“화해·평화 그리고 연대하라” 
“남북…이해하고 용서하라”

 
 
“젊은이여, 깨어있으라. 잠들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다.”
“외국인과 궁핍하고 가난한 사람,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멀리하고 싶은 유혹을 받을 거다. 도움을 간청하는 사람들을 밀쳐내지 말라”
-17일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서
 
“나만의 행복이란 결코 완성될 수 없고 결국 하늘로 날아가 버리는 허망한 것이다. 형제나 이웃,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사랑할 때 진정한 기쁨을 누릴 수 있다.”
“한국은 하나라는 아름다운 희망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큰 희망은 남과북이 같은 언어를 쓰는 한 형제라는 것이다.”
-15일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가난한 자의 벗’ 프란치스코(78) 교황.

4박5일간의 일정은 한국사회에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정치인들에게는 각성의 질타를, 더 가지고 강한 자에게는 양보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는 방한 기간 중 이를 몸소 실천했다.

98시간 체류시간동안 세월호 유가족, 위안부 피해자, 쌍용차 해고노동자, 제주 강정마을 주민, 용산 참사피해자를 만났다.

권력을 가진 강한 자나 금권을 휘두르는 자는 그의 명단에 없었다.‘가난한 자(약한 자)를 잊지 말라’ 교황이 한국을 떠나는 마지막까지 던진 메시지다.

휴가를 반납한 채 교황은 아시아의 청년들을 보기 위해 지난 14일 한국에 왔다. 서울공항에 내리자마자 환영 나온 인파 속에서 세월호가족의 손을 부여잡고 “꼭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낮은 데로 향하는 행보

물질보다인간이우선한국사회큰울림 1

충남지역에서는 15일(당진)과 17일(서산) 이틀간 머물렀다.

15일 교황은 당진 우강초등학교에 헬기로 도착한 뒤 국산차 ‘소울’을 타고 900m쯤 떨어진 솔뫼성지에 도착했다.

성지 입구 주차장에서 카니발을 개조한 오픈카로 갈아타고 유흥식 대전교구장과 함께 김대건 신부 생가로 이동해 기도했다. 이 자리에는 아시아청년대회 참가자들과 바리케이트 밖 잔디 인파 등 5만여명이 박수를 치며 “비바 파파(viva papa, 교황만세)”를 연호했다. 교황은 환한 미소와 함께 손 흔들어 화답했다.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해서는 6000명의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평화와 우정을 나누며 사는 세상, 장벽을 극복하고 분열을 치유하며 폭력과 편견을 거부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하느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일이다.” 교황은 젊은이들에게 “깨어있으라. 그리고 실천할 것”을 주문했다.

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실천해야 사랑의 마음이 싹튼다. 수도자가 돼 종교적으로 살든, 가정을 이뤄 평신도의 삶을 살든 중요한 것은 다른 이들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서는 한발 더 나아갔다.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워야 한다.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를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을 거부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인간 고통앞에 중립 없다
방한 나흘째인 17일에는 해미성지를 찾았다.

오전 11쯤 헬기로 도착한 교황은 한국 천주교 주교 19명과 아시아 주교단 50명을 만났다. “상대방이 하는 말만 들어선 안된다. 말로 하지는 않지만 전해오는 그들의 경험, 희망, 소망, 고난과 마음 깊은 곳에 담아 둔 걱정까지 들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리스도인의 각성을 촉구했다.

그는 또 “아시아 대륙의 몇몇 국가들이 모두의 이익을 위하여 주저 없이 대화를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중국, 북한,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브루나이 등에 대화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교황은 오후엔 2km 떨어진 해미읍성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어 가톨릭 아시아 청년대회(AYD) 폐막 미사를 집전했다.

해미읍성은 조선 후기에 천주교 신자 수천 명을 처형한 곳이다.

‘천주학 죄인’들의 시체를 옮기던 읍성 서문에 자리개돌이 있고,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 김진후(비오)가 순교한 옥터, 순교자들의 머리채를 묶어 매달던‘호야나무’등이 남아있다.

교황이 미사를 드렸던 제대(祭臺)는 AYD에 참가한 23개국 청년들이 장식한 십자가를 조립해서 만들었다.

교황은 폐막 미사 강론에서 성경 시편 구절을 인용해“우리는 깨어 있어야 한다”며“잠들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사는 다양한 언어의 향연이 됐다. 독서는 타갈로그어와 인도네시아어로, 신자들의 기도(보편지향기도)는 일본어, 영어, 힌디어, 한국어 등으로 낭독됐다.

폐막 미사에는 청년대회 참석자 6천여 명과 천주교 신자, 시민 등 5만여 명이 참석해 교황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였다.

방한 일정 마지막 날인 오는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울 명동성당을 찾아‘화해와 평화를 위한 미사’를 드린 뒤 바티칸으로 향했다.

방한을 마치고 돌아가는 전세기안 기자회견에서도 세월호는 잊지 않았다.

교황은“(세월호) 리본을 유족에게서 받아 달았는데 반나절쯤 지나자 어떤 사람이 내게 와서‘중립을 지켜야 하니 그것을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며 “그래서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신 ktx@korea.kr


 

도정신문님의 다른 기사 보기

[도정신문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