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도정뉴스

교황 방문으로 ‘순례길’ 재조명…치유 공간 되길

2014.08.08(금) 15:43:21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교황방문으로순례길재조명치유공간되길 1


안      “150년전 선조들의 삶과 죽음 통해 치유와 깨달음 얻어야”
유      “사람을 소중하고 귀히 여기는 게 교황 방문의 진정한 의미”

 

프란체스코 교황의 당진 솔뫼·해미성지 방문을 앞두고 유흥식 주교(천주교대전교구장)와 안희정 지사가 만났다. 유 주교는 안 지사를 보자 재선을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포옹으로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어 두 사람은 교황 방문과 관련 충남 천주교의 역사 및 교황 방문의 의미 등 여러 가지 얘기를 주고받았다.


안희정 도지사(이하 안) : 다시 도지사 되어 뵈니까 좋네요.

유흥식 주교(이하 유) :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네요.

안 : 2010년도에 주교님을 뵈러 갔을 때 저한테 편지 써서 격려해주셨는데 기억나시는지?

유 : 제가 편지를 썼던 것을 기억합니다. 당시 제가 그 편지를 읽었죠. 편지를 읽었는데 편지를 들으시면서 고개를 숙이신채로 여러 번 눈물을 보이시는 걸 봤거든요. 참 여리고 순수한 분이시라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안 : 2010년 선거운동할 때 공주 황새바위를 가보라는 분이 있어서 거기에 갔었습니다. 경당에 새겨져 있는 순교자들의 이름을 보는데 갑자기 ‘말자’, ‘이 아무것이’, ‘누구네 며느리’, 이렇게 쓰여 있더군요. 그걸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나더라고요. 저 사람들이 그냥 저렇게 죽어갔다는 생각을 하니까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주교님 찾아뵙고 신부님들한테 우리 순례자길 만들고, 우리 근현대사에 있었던 그 많은 아픔을 공유하자고. 그래서 바로 시작했는데 그런 노력이 갸륵했는지 교황님도 오시니 좋아요.

유 : 제가 3월말 충청도 출신 명사모임인 백소회에 초청을 받아 갔었어요. 거기서 교황님 오시는 것과 당진 솔뫼와 해미성지의 역사를 말씀 드렸는데 거의 모르고 있으셨어요.

안 : 그래요?

유 : 역사를 모르면 인간을 모르죠. 어떤 역사적인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이루어지지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니까. 그런 면에서는 이 내포 지방에 가톨릭신자들의 역사가 대단하거든요. 가톨릭 처음 들어왔던 18세기는 유교적인 계급제도가 굉장히 심했잖아요. 그런데 거기서 황일광 같은 분은 백정이었어요. 그런데 황일광이 신자가 되면서 정약종 집에서 같이 살았어요. 그 신분으로 양반과 산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거든요.

안 : 당시에는 상상할 수 없죠.

유 : 이미 계급을 넘어서는 평등의 삶을 살았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내포 지방에서는 가톨릭 신앙이 평등사상을 통해 서민층으로 전해졌습니다.

안 : 전 세계 주교님들이 몇 분이세요?

유 : 현역이 한 3500-3600명쯤 되고 은퇴한 분들을 합치면 한 5000분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안 : 그런 주교님 중에 우리 주교님이 교황님을 만나 뵙고 기까지 모셔왔니 제일 센 분 같은데.

유 : 센 사람이라기보다는 조그만 도구 역할을 한 것뿐입니다. 교황님께서 아르헨티나에 계실 적에 한국사람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셨다고 말씀하셨거든요. 그리고 한국음식도 종종 잡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한국이 평신도에 의하여 신앙이 전파되었고, 많은 순교자를 배출한 사실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안 : 프란체스코 교황님이 전 세계 분들한테 많은 사랑을 받고 계시는데 그 이유가 뭐죠?

유 : 인간에 대한 사랑이죠. 교황에 대한 이해에는 아르헨티나를 알아야 합니다. 남미의 아르헨티나는 은과 같이 아름답고 부유한 나라였지만, 독재가 심했던 나라입니다. 또 빈부격차 매우 심합니다. 반면 국민 대부분이 가톨릭신자이지요. 교황께서는 그곳에서 사회적인 부조리의 배경, 심한 빈부격차를 보시면서 사제생활을 하셨습니다. 교황님 스스로는 개혁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으시고, 변화하자고 말씀하십니다. 모든 이가 함께 더불어 사는 모습으로.

안 : 교황님 오시면 우리 순례성지와 해미성지 집회만이 유일하게 전 세계 중계되잖아요.

유 : 교황님이 오시면 모든 일정이 다 라이브로 생중계를 할 것으로 압니다.

안 : 제가 듣기론 오후 4~5시에 하는 집회 시간은 로마 교황청 시간으로 중계하기 가장 좋은 시간이라고.

유 : 우리가 오전을 원하였지만, 교황께서는 청년들과의 만남을 더 많은 세계인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오후 시간을 고집했습니다.

안 : 그래서 해미성지와 주변 좀 예쁘게 카메라 앵글 좀 잡아달라고 로비하고 있어요. 우리 충남에 많은 분이 오시게 하려고.

유 : 교황청 TV가 있습니다. 다 갖춰서 하죠.

안 : 우리 지역이 가지고 있는 역사에 대해서 많이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유 : 교황께서 그냥 다녀가시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그분의 삶의 모습, 이런 것을 이어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죠.

안 : 이를 기회로 교회와 마을이 마을공동체로 조금 더 많이 접촉력이 넓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순례자 길이 힐링하는 곳이 됐으면 합니다. 내포지역은 근현대사에 많은 애국자들의 생가가 많은 곳입니다. 그곳을 연결하는 내포문화 숲길역사 길들을 각 자치단체에서 조성했습니다. 이 길들이 양극화, 비정규직, 일자리 불안, 정년단축, 고령화 등으로 고통을 느끼는 많은 분들이 평안을 주는 그런 곳이 됐으면 합니다.  앞으로 길 조성하는 데 계속 신경 쓸 예정입니다.

유 : 우리는 굉장히 좋은 자원을 가지고 있고 교황님께서 이걸 알려주셨지요. 교황께서 오시는 이유는 청소년입니다. 청소년들의 교육장소가 매우 중요합니다. 성지에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 장소가 마련되고, 아이들이 순교자들의 삶을 본받도록 한다면 매우 좋을 듯합니다.

안 : 지난 대선 때부터 그동안 우리가 볼 수 없었던 선거공약을 냈어요. 행복이죠. 드디어 행복이 우리 사회에 등장합니다. 그런데 행복은 정신적으로 행복해야 해요. 주교님이나 종교에서는 깨달음과 구원의 문제로써 행복을 말씀을 해 주시는 거고. 우리 부모님은 늘 그랬어요. “위보고 살면 불행해. 아래 보고 살아야지. 너보다 못한 사람보고 살아.”라고.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봐야 나눔이 실천되고 연대가 이웃 간에 우애와 연대가 시작되거든요. 저는 교황 방문을 계기로 150년 전 우리 선조들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충남 순례자 길들이 우리 모두에게 치유와 깨달음의 길로 작동하면 저는 그것이 대박날거라고 봐요.

유 : 아까도 말씀을 드렸듯이 교황님 잠깐 다녀가시지만, 더 큰 숙제는 그분의 메시지고 그분의 삶을 어떻게 우리가 더 계승 발전시키느냐입니다. 이번에 교황님 오시는 것은 결국, 사람을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또 이번 방한은 우리 한국이 세계로 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제는 아시아에 있는 젊은이들도 받아들이고 도와야 한다고 봐요.

안 : 맞아요.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하게 아시아 시대로 진입했거든요. 특히 충남은 아시아의 교역고대왕국이었던 백제의 후손이지요. 그런 만큼 우리가 아시아권역을 포괄해 내는 진취적인 도정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아시아 청년대회가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유 : 그런 면에서는 맞아떨어지는 겁니다. 아시아 청년대회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아시아 청년들한테 줄 보물이 뭐냐 물어오기에 ‘순교자다’라고 답했습니다. 아시아 사람들이 지금까지는 한국이 아시아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돈 조금 벌었다고, 우리보다 피부색이 검다고 아시아인들을 너무 깔본 이유지요. 우리 담당 신부님이 그 소리 듣고 솔직히 고백하며 용서를 청하였습니다. 모두 울었습니다. 그래서 응어리진 얼음이 깨졌구요. 도지사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교황님 방문이 정말 한국이 조금 더 아시아로 나갈 기회를 주는 것 같습니다.
/제공 충청투데이

 

도정신문님의 다른 기사 보기

[도정신문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