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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홍동 밝맑도서관은 '지역사회의 규장각'

2014.05.22(목) 03:52:05 | 오선진 (이메일주소:dhtjswls17@hanmail.net
               	dhtjswls1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아주 귀한 분을 만나 뵈었고, 더불어 아주 소중한 공간을 보고 돌아왔습니다.
홍성군 홍동 ‘밝맑도서관’ 아시죠? 우리 충남넷에서 활동하시는 도민리포터들께서 한두 번 소개해 주셨던 것 같은데 제가 이곳 홍순명 도서관장님을 어렵사리 뵙고(올해 79세의 고령이십니다) 소중한 말씀도 듣고 왔습니다.
 
홍 관장님으로부터 지역사회의 밀알 같은 도서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제가 지어낸 표제어가 뭔지 아세요?
 
홍성군 홍동 밝맑도서관은 <지역사회의 규장각이다>라는 것과 <홍성의 성균관이다>라는 것입니다.

먼저 밝맑도서관에 대해 먼저 간단히 연혁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밝맑도서관

▲ 밝맑도서관


홍동밝맑도서관은지역사회의규장각 1


밝맑도서관은 홍동면 팔괘리에 있는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풀무학교)의 당시 홍순명 교장선생님과 마을 주민들이 기금을 모아 세웠다고 합니다. 풀무학교 개교 50주년을 맞아 풀무학교 설립자 중 한 분인 밝맑 이찬갑 선생을 기념하는 뜻으로 2010년 10월에 개관했습니다. 밝맑이라는 말 역시 풀무학교 설립자 이찬갑 선생의 호입니다.
 

도서관 1층

▲ 도서관 1층


장서들

▲ 장서들


홍동밝맑도서관은지역사회의규장각 2


아고라방과 도서들

▲ 아고라방과 도서들


도서관은 모두 3층 크기인데 총 500평 대지에 건평 200평 크기로 지어졌는데 1층에는 어린이 도서방, ‘아고라’로 이름 붙인 독서와 모임 장소가 있고, 2층은 공동체 문화연구소와 이찬갑 선생의 아들인 이기문 전 서울대 교수(국문학)가 기증한 도서가 있습니다.

그리고 3층은 국내외 유명 인사들이 보내온 사상서 등으로 비치돼 있고 본관 앞 마당에 40여 평 크기로 소나무 기둥과 지붕만 지은 회랑에서는 각종 공연 등 문화행사에 사용됩니다.
 

2층 서고

▲ 2층 서고


책을 고르는 열람객

▲ 책을 고르는 열람객


독서삼매경에 빠진 열람객

▲ 독서 삼매경에 빠진 열람객


열람실과 서고

▲ 열람실과 서고


밝맑도서관이 유명한 이유, 이야깃거리가 되는 이유, 그리고 제가 이곳을 지역사회의 규장각이라 부르는 이유는 이 조그만 농촌 마을에 이런 규모의 의미 있는 도서관이 만들어져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 우리나라 어디에 또 있을까 싶어서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농촌에 이런 의미로 이렇게 잘 만들어져 운영되는 도서관은 보지 못했거든요.
더군다나 도시 아이들보다 부족한 여건인 농촌 학생들에게 큰 자부심과 학습의욕을 높일 수 있게 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자랑스런 농촌 규장각 대표이신 홍순명 관장님으로부터 소중한 말씀을 들어봤습니다.
 

밝맑에 대해 설명해 주시는 홍순명 관장님

▲ 밝맑에 대해 설명해 주시는 홍순명 관장님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운다고 하죠. 그래서 배움에는 끝이 없는 것입니다. 정규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죽을 때까지 배우고 공부할 수 있는 곳 중에 도서관만큼 좋은 곳이 없습니다. 우리 밝맑도서관은 그래서 지역주민들에게 배우고 익히며 문화와 교육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켜주기 위해 만들어진 곳입니다.”
 
홍순명 관장님은 도서관 설립의 의미와 이념을 또렷하게 전해 주셨습니다.
그 가르침 속에 지역 도서관장님으로서의 애향심과 자부심이 짙게 배어 나왔습니다.
 
그리고 혹시 농사일이 주업인 농촌에 이런 도서관 짓는다고 했을 때 주민들의 반대가 있거나 약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는 없었는지도 궁금했습니다.
더군다나 이 도서관은 지역주민들의 기금이 함께 보태져 건립됐기에 말입니다.
 

책을 한권 뽑아 읽으시는 관장님

▲ 책을 한 권 뽑아 읽으시는 관장님


“이미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풀무학교가 있잖아요. 그곳에서 배출한 향토 인사들이 이 주위에 터 잡고 다들 살고 있어요. 그분들 모두 요즘 도시 사람들이 즐겨 말하는 웰빙, 친환경, 유기농 이런 농사짓는 농촌의 소중한 지킴이들이에요. 그분들이 함께 힘을 보태줬으니까 도서관 건립도 어렵지 않았어요. 공감대가 있었다는 이야기지요”
 
관장님과 말씀을 나누는 동안 주위를 둘러보니 저 멀리 논밭의 지평선이 보이고 맑고 푸른 농촌 산자락이 보이는 도서관 안에서 어린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 대학생들까지 책을 읽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는 열람객들의 모습이 어찌나 진지하던지요.
 
“들러봐서 느꼈겠지만 이곳 밝맑도서관의 개념은 다른 일반 도서관과는 사실 약간 다릅니다. 도시의 도서관이 대개 취업, 학습, 그리고 시험 때 아이들 중간고사 기말고사 준비하는 공부방 위주의 역할을 하지만 밝맑은 지역 특성인 생태농업 정보의 저장고이자 마을 주민들의 평생교육 기관이고, 지역 안에서 만남의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사랑방의 역할이죠. 또한 도서관을 구경하기 쉽지 않은 농촌 어린이들에게는 책을 쉽게 접하고 책과 금세 친근해질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가교일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종의 향토사 정보센터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전시회

▲ 밝맑에서 진행중인 사진 전시회


유익한 신문기사도 다같이 공유

▲ 유익한 신문기사도 다같이 공유


홍동밝맑도서관은지역사회의규장각 3

▲ "한번 읽어봅시다"


밝맑도서관의 소중한 의미나 역할은 원고지로 100매 이상 논문을 써도 다 못할 것 같습니다.
저는 분명한 한 가지를 더 느꼈습니다. 이 소중한 공간, 밝맑도서관 같은 곳이 우리 충청남도 모든 농촌에 만들어져 활성화가 된다면 그 또한 사람들이 빠져나가 외롭기만 한 농촌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곧 그런 날이 오기를 소망해 봅니다.
 

북적이는 하객들

▲ 북적이는 하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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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막 쳐 놓고 잔칫상...


그리고 이날 마침 도서관 뜰에서는 마을 주민의 결혼식이 열려 성대한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저도 졸지에 도민리포터 약관(금품 또는 향응을 받지 않는다)을 어기고(?) 잔치국수 한 그릇 얻어먹고 왔지요. 잔칫집에서는 음식을 맛나게 먹어주는 게 예의라고 해서요.
 
밝맑도서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이날 결혼하신 두 분도 백년해로하세요.

홍성군 홍동 밝맑도서관
충남 홍성군 홍동면 운월리 658-7(Tel 041-634-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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