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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알고 보면 너무나 드라마틱한 당진 영탑사의 범종

흥선대원군이 개인의 야망을 위해 불지른 가야사에서 옮겨온 기구한 사연

2013.06.29(토) 01:57:06 | 이영희 (이메일주소:dkfmqktlek@hanmail.net
               	dkfmqktlek@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 역사는 5천년의 장구한 세월동안 많은 사건 사고와 우여곡절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부침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역사적 사건의 전후 과정을 들춰 보고 이해하면서 접해 보면 놀랍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아하, 그랬었구나”하는 새로운 사실을 알고 감탄도 하게 됩니다.

 역시, 역사란 알고 접하면 참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유명한 역사가인 E.H.카아라는 사람은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라고 했다지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영탑사에 있는 보물 제 409호 금동비로좌나불 삼존좌상

▲ 영탑사에 있는 보물 제 409호 금동비로좌나불 삼존좌상


 저는 며칠전 우리 당진의 영탑에 다녀왔습니다. 영탑사에 대한 흥미진진한 역사적 사실을 알고 난 후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영탑사에는 보물 제 409호 금동비로좌나불 삼존좌상, 약사여래상(도지정문화재111호)를 비롯해 칠층석탑과 범종이 있더군요.

 제가 앞서 서두를 길게 말씀 드리고 영탑사에 간 이유는 이 범종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영탑사에 있는 범종

▲ 영탑사에 있는 범종


 이 범종은 원래 영탑사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범종이 어디서, 왜, 어떻게 해서 영탑사까지 왔을까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그 연유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지금부터 제가 아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이건 제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적인 실화입니다.

영탑사 대웅전 편액

▲ 영탑사 대웅전 편액

 영탑사의 대웅전 안에 있는 이 종에는 지금도 한문으로 “조선 영조 37년(1760) 가야사 법당에 있는 금종을 녹여 만들었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범종에 새겨진 여러 문자들

▲ 범종에 새겨진 여러 문자들


 또한 이 종의 제작과 관련된 사람들의 이름도 종 표면에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가지 의문은 풀립니다. 가야사에 있던 종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그런데 가야사에 있던게 왜 이곳으로 왔을까요? 또한 가야사는 어디에 있는 어떤 절일까요?

  가야사는 원래 예산군 덕산면에 있는 가야산 기슭에 있던 절인데, 누가 언제 창건했는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때는 수덕사보다 규모가 큰 사찰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조선 말, 흥선대원군에 의해 불행한 일을 맞습니다.

 흥선대원군은 어느 날, 풍수지리에 능통한 유명한 지관을 불러 명당 터를 찾아내라고 지시를 내립니다. 그러자 지관은 명당 터가 바로 가야사 자리라고 알려줍니다.

 그러면서 지관은 “그곳은 '이대천자지지' 즉 2대에 걸친 천자(왕)가 나올 터입니다”라고 흥선군에게 말합니다. 이 말을 들은 흥선군은 자신의 아버지인 남연군 이구(李球)의 묘를 옮기기로 결심하고 즉시 은밀하게 사람을 써서 이 가야사를 불질러 버리고야 맙니다. 자기 아버지 묘를 거기에 쓰기 위해서였죠.

 결국 천년 고찰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그게 1844년의 일입니다. 흥선군이 자신의 아버지인 남연군의 묘를 그 자리에 이장한 것도 그해입니다.

 이후 지관의 말대로 1863년에 흥선군의 아들인 고종이 임금에 오르고 순종 또한 왕위를 잇게 됩니다.
 놀라운 사실이죠.

범종 지지목의 한문

▲ 범종 지지목의 한문


 동국여지승람에는 흥선대원군이 가야사를 불태우자 당시 스님들이 동종을  영탑사로 옮긴거라 합니다.

용의 발톱

▲종 윗부분 용의 발톱
 

종 표면의 부처상 부조

▲ 종 표면의 부처상 부조
 

대웅전 처마끝의 풍경

▲ 대웅전 처마끝의 풍경


 보시다시피 종 윗부분은 용의 발로 힘차게 쥐고 있는 형상이며, 종 겉면에는 부처님상이 부조되어 있습니다.

비운의 가야사,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영탑사로 오게 된 범종, 흥선대원군의 무서운 야망과 두 아들이 실제로 왕이 된 사실.

 모두 역사적으로 우리를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아닐수 없습니다.

 충남도민 여러분, 영탑사에 가시거든 대웅전에 안치 돼 있는 이 범종을 반드시 눈여겨 보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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