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탐방⑮당진환경운동연합
이때 시민사회단체들은 폐기물 처리장 입주 반대투쟁을 벌였고 그 과정에 많은 주민들이 동참했다. 시민들이 힘을 모아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가는 뜻깊은 경험이었다. 이어 1997년에는 석문공단 유공입주와 한보철강 화력발전소 건립 문제가 불거지자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힘을 모아 막아냈다. 이러한 과정과 경험을 통해 당진 지역에도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는 단체의 필요성이 대두했고, 환경운동연합이 탄생하게 됐다.
당진환경연합은 출범 후 지역의 운동문화를 재편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활동가들 위주의 운동에서 벗어나 수백 명의 회원과 다양한 주민들이 참여하는 대중운동 문화를 선도해 갔다. 환경연합이 성공적 출범은 했으나 이후 10년간의 여정은 고됐다. 당진화력의 지속적인 증설, 행담도 갯벌 매립, 현대제철 고로제철소 건설,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송전로 등 갖가지 환경현안이 발생했다. 이들 현안을 모두 해소하기에 환경연합도 인적·물적으로 한계에 직면했다.
그러나 현안 하나하나 차분하고 집요하게 대응해 나갔다. 창립 후 처음 맞부딪힌 대규모 이슈는 바로 당진화력 발전소 증설이다. 당진 지역에 화력발전소가 집중한 상황에서 당진화력은 지속해서 증설을 추진했다. 이와 관련 환경연합은 지역주민과 함께 힘을 모아 당진화력 5·6호기 증설에 적극 대응했다. 환경연합은 증설 철회를 위해 특위를 구성하고 범군민적 대책기구를 발족했다. 침묵시위를 비롯해 78일간에 걸친 1인 시위, 대토론회 등 다양한 대응을 해나갔다. 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불행히도 당진화력 5·6호기에 이어 7·8호기가 착공됐다. 게다가 최근 9·10호기 증설이 추진되는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환경협약 체결 시 환경요건 강화, 환경감시단 구성, 환경저감시설 확충 등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 냈다.
행담도 주변 갯벌이 매립될 위기에 처한 2000년에도 당진환경연합은 큰 힘을 발휘했다. 갯벌 매립 계획이 발표될 당시 당진환경연합은 성명을 발표하고 인근 지역 대표들과 대책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즉각적인 행동에 들어갔다. 결국, 행담도 갯벌매립 면적을 축소시키는 성과를 이뤄냈다.
크고 작은 현안을 해소하는 노력이 펼쳐지며 당진 지역에서는 작지만 소중한 변화가 생겼다. 환경연합 회원과 지역민들 사이에 생태적 사고가 싹트기 시작했고, 50대 이상 중년층들이 환경운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이 결과 당진환경연합의 위치가 지역 내에서 확고히 자리잡게 됐다. 게다가 건건한 시민사회 조성을 위해‘에코생활협동조합’도 꾸리는 등 당진 시민들이 함께 살아가자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