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재발견 ⑭ 천수만‘해적 캠핑장’
지난해 9월 이전만 해도 이곳은 식당 주차장이었다. 이곳 자연 풍경을 벗 삼아 천수만이 품은 생물을 요리해 손님을 맞았었다. 그러던 중 캠핑장을 만들어 보자는 식구들의 의견이 있었고, 고심 끝에 주차장을 야영지로 바꿨다. 개인 시설이다 보니 현대식 시설이 들어선 이름있는 캠핑장보다 세련미는 떨어진다. 텐트 설치는 필요한 공간만 있으면 어디든 가능하다. 나무 데크 같은 편의시설은 갖춰지지 않아 약간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바로 밑에 펼쳐진 갯벌과 그 옆으로 뻗은 천수만의 환경은 이곳의 진가를 높여준다. 문명이 담지 못하는 야생의 매력을 야영객에게 선사하는 최적의 장소다. 무엇보다 이곳 캠핑장의 최대 즐거움은 갯벌에 있다. 하루 6시간 간격으로 넘나드는 물때의 흐름에 맞춘 갯벌 체험은 맛이 난다.
“이곳 주민들은 호미 들고 갯벌에 나가면 생계를 이어 갈 수 있을 정도로 풍족한 생물을 캤다.”고 한 어느 선배의 말처럼, 갯벌이 주는 풍요로움은 넉넉하다. 바지락을 비롯해 빠래고동, 소라와 낙지까지 만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물때가 언제인지를 아는 것이지만, 날마다 시간이 달라 정확한 때를 알기 어렵다. 하루를 일분일초로 나눠 생활해 온 문명의 습관 탓에 바다의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게 불편하기만 하다. 하지만 갯벌의 강인한 생명력이 바다의 시간에 순응함으로부터 비롯됐음을 생각하니, 우리가 정한 초와 분의 나눔이 일순 하찮아 보였다.
정신없는 일상에 치진 우리도 잠시나마 바다의 시간에 생의 리듬을 맞기면 생기가 회복될지 모른다. 어쨌든, 이곳에 오면 갯벌 체험을 꼭 해보길 권유한다. 호미는 1000원에, 장화는 무상으로 빌릴 수 있다. 갯벌에 갈 생각이면 반드시 갈아입을 옷과 바지락 등을 담을 그릇도 챙기길 바란다.
참고로 야영장 부지 바닥은 천연 그대로의 땅바닥이다. 침대에 익숙한 분들은 매트가 필요할 듯하다. 야영장에 그늘이 많지 않아 그늘막도 꼭 챙길 것. 개수대는 야영장 부지에, 샤워실과 화장실은 식당 건물에 갖춰져 있다.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는 충분한 양의 리드 선을 챙겨야 한다.
강태공도 울고 갈 갯바위 낚시
‘해적 캠핑장’의 또 다른 매력은 바다낚시다. 이곳에서 낚시는‘갯바위’와‘좌대’두 가지 버전으로 가능하다. 갯바위 낚시는 말 그대로 물때에 맞춰 갯바위에 올라 낚시를 즐기는 것이다. 갯바위는 야영장 부지에서 100여m 거리에 있으며, 무료다. 반면 좌대 낚시는 유료이다. 좌대 낚시터 이름 또한 ‘해적 낚시터’다. 차를 이용해 5분여 이동하면 창리 선착장에 도착한다.
이곳에서‘해적 낚시터’가 시야에 들어온다. 보트를 타고 5분여 바다로 들어가면 넓게 펼쳐진 좌대 낚시터에 오를 수 있다. 좌대 내부에는 가두리 낚시가 가능하고 바깥쪽은 자유 낚시를 할 수 있다.
광어나 우럭 등을 낚으면 낚시터에서 직접 회를 떠주거나 매운탕을 끓일 수 있게 무료로 손질도 해준다. 하지만 주인이 직접 생물을 잡아 관리하는 터라 좌대 낚시는 4만원, 자유낚시는 3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좌대 입장 시 초등학생 낚시 여부를 떠나 무조건 1인 당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캠핑장을 운영하는 배현섭 씨는 “이곳에서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울리는 기분을 가져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http://www.해적캠핑.com)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