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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봄의 막바지에 튤립의 화려함과 유채꽃의 소박함, 들꽃의 강인함에 취한다

충남의 재발견 ⑪ 태안 튤립 꽃 축제

2013.05.06(월) 15:29:15 | 충남체육회 (이메일주소:https://www.cnsport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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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하고 차분한 소나무 길과
사람 발길이 드문
마검포 해변도 일품


봄의 끝자락이건만 꽃구경 한번 제대로 나서지 못한 마음이 다급하다. 몇 번씩 다짐한 주말 나들이는 잦은 강우로 여의치 않았다. 봄의 기운을 쐬지 못한 아내의 눈빛은 원망으로 가득하다. 계절은 봄이지만, 여인의 마음은 매서운 겨울이다.

집안의 평화를 위해 이곳저곳 꽃 나들이 코스를 찾아본다. 남해를 돌아 동해안을 거쳐 강원도까지 살폈는데 거리가 멀다. 피곤함이 몰려온다.

천지를 녹인 봄은 제 할 일을 다 하고 자신의 자취를 감추고 있다. 더는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더 늦기 전에 봄의 기운을 느끼고 싶다면 충남 태안 튤립 꽃 축제를 찾아가는 것은 어떨까?


봄의 신선함이 물러가는 5월이지만, 태안군 남면 마검포 해변 일원의 ‘태안 튤립 축제장’은  봄의 기운이 가득하다. 백만 송이를 넘는 튤립과 팬지, 유채꽃들이 만개해 봄의 전성기를 뽐내고 있다.

축제장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탁 트인 광장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행사장 중앙의 인공호수를 중심으로 26만㎡ 규모의 나지막한 동산들이 옹기종기 자리한다. 낮고 넓은 들판 탓인지, 축제장의 하늘은 도시의 것보다 높고 깊다.

넉넉한 하늘과 시원한 광경에 감탄하고 있자면 어느새 바람에 실린 꽃향기가 전해진다.
향기를 따라 눈을 옮기면 군무를 이루는 튤립과 마주하게 된다. 축제장 온 천지가 튤립의 선명한 색감으로 가득하다.

사람의 손을 거쳐 조경된 튤립들은 색색별로 질서 있게 무리를 이룬다. 붉은 녀석은 붉은 녀석대로, 노란 녀석은 노란 녀석대로 한 치 벗어나거나 흐트러짐이 없다. 바람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몸짓도 똑같다. 어느 군대의 행렬보다 정돈되고 조직적인 모습이다. 따라서 이곳 튤립은 자연에서 난 생물이기보다 문명을 거쳐 개화된 아름다움에 가깝다. 이를 바라보노라면 밥벌이의 고단함에 지친 야생의 마음이 어느새 정돈된다.


축제장에 뿌리를 내린 튤립은 50만여 송이로 식종은 200여 종 이상이다. 다양한 식종만큼 튤립의 군무는 다채로운 색을 이룬다. 반면 튤립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색깔이 단조롭고 분명하다. 무리를 이룬 튤립의 향연도 아름답지만, 한 송이의 튤립도 기개(氣槪)가 있고 사랑스럽다.

인공호수 뒤편 나지막한 동산 위에는 팬지로 치장한 풍차가 서 있다. 풍차와 함께 동산을 뒤덮은 튤립은 이국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튤립 하면 네덜란드가 떠오르지만, 원산지는 터키다. 그러나 튤립은 고향인 터키에서 별 인기를 끌지 못했고 16세기 유럽에 이르러 대유행이 됐다. 이색적이 튤립의 모양과 뚜렷한 색채는 귀족과 대상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신분상승의 상징이 됐다. 그 결과 튤립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솟았고 ‘욕망’의 의미로 불리게 됐다.

이를 생각하면 충남 태안에서 수십만 송이에 달하는 튤립을 맘껏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사치스럽다.

튤립의 화려함에 눈이 피곤해질 즈음이면 곳곳을 노랗게 물든 유채꽃이 정겨워진다. 유채꽃을 보노라면 튤립과 달리 소박하고 그리운 마음이 든다. 튤립과 유채꽃 무리에 끼지 못하고 외롭게 변방에 피어 있는 이름 모를 들꽃도 반갑다.

꽃의 화려함과 상춘객들의 번잡함을 지나 행사장 뒤편에 다다르면 마검포 해변으로 이어지는 적막한 소나무 숲이 펼쳐진다. 소나무는 높지 않으나 밀림을 떠올릴 정도로 빼곡히 들어서 있다. 소나무가 병풍처럼 펼쳐진 이유인지, 조금만 숲에 발을 들이면 행사장의 떠들썩한 소리가 아득하게 사라진다.

해변으로 향하는 소나무 길은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잘 정돈된 튤립 축제장과 달리 야생에 가까운 풍경으로 거칠고 기괴한 분위기가 감돈다. 이 탓인지 해변까지 오가는 길에 만난 사람은 한 쌍의 젊은 연인이 전부다. 차분하고 평온한 나들이를 원한다면 이곳 산책로를 강력히 추천한다.

‘태안 꽃 축제’는 지난해부터 태안지역 화훼농가들이 삼삼오오 힘을 모아 시작한 행사다. 태안 유류사건의 아픔을 극복하고 어떻게든 살아가자는 농가들의 마음이 담긴 뜻 깊은 행사다. 그래서인지 튤립의 화려함과 유채꽃의 소박함, 들꽃의 강인함 속에 우리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좋은 벗과 연인, 가족들과 함께 태안 튤립 축제에서 눈과 마음의 호사를 누려보자.

/박재현 gaemi2@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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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볼거리·먹거리
 
안면도 쥬라기 박물관

태안 튤립 꽃 축제장에서 남면 곰섬 세거리 방향으로 나오다 보면 오른편에 쥬라기 박물관이 보인다. 이곳에서는 미국에서 발견된 진품 아파토사우르스 골격과 티라노사우르스의 알, 진품 스피노사우르스의 골격 등을 만날 수 있다. 이 외에도 시대별 화석과 300여 종의 원석, 이 원석을 가공한 보석과 쥬얼리 등이 전시됐다.

팜카밀레 허브농원

자가용을 타고 북쪽 몽산포 항 쪽으로 20여 분을 달리면 국내 최대의 허브 관광농원인 팜카밀레 농원이 나온다. 캐모마일 가든과 로즈 가든, 칼라 가든 등 7개의 테마 가든을 관람할 수 있으며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허브빵과 허브로 만든 식사도 즐길 수 있다.

봄의 특식 ‘실치’

마검포항에 나서면 봄철 대표 별미인 실치를 맛볼 수 있다. 실치는 흔히 ‘뱅어’로 불리며 서해안 태안과 당진, 서천 정도로 한정돼 있다. 봄철 실치에 오이와 배, 들깻잎 등을 버무려 회로 먹으면 혀에서 사르르 녹는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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