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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담뱃값 인상만이 능사 아니다

새 정부가 고작 이것밖에 못 하나!

2013.03.06(수) 22:02:00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이따금 처가에 간다. 칠순 고령의 장모님과 장인 어르신이 사시는 처가에 갈 적엔 담배를 한 보루 산다. 이는 두 분이 담배를 좋아하시는 때문이다.
 
특히나 장인께선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애연가이신데 한 때는 하루에만 열 갑을 태우셨다. 지금도 하루에 약 4~5갑을 피우는데 따라서 오늘의 인터넷 검색어 상종가를 친 ‘담뱃값 인상’이 실제로 이어진다면 아마도, 아니 필연적으로 장인 어르신의 절망감은 하늘을 찌를 것이 틀림없다.
 
“그럼 내 유일한 낙인 담배조차도 끊어야 하는 겨?!” 여당인 새누리당의 김재원 의원이 3월 5일, 현행 2500원인 담뱃값을 4500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및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금주 중 대표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데서 이 같은 걱정의 연기는 이미 모락모락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에 누가 같은 당 소속 아니랄까봐서 진영 복지부장관 내정자 또한 담배 값의 인상 필요성을 밝힘에 따라 담뱃갑의 인상은 어쩌면 초읽기에 들어간 모양새의 형국을 맞았다. 아울러 그래서 이는 ‘아직 진용조차 갖추지 못한 새 정부가 고작 이것밖에 못 하나!’라는 비웃음의 단초까지 되고 있다.
 
담배는 호.불호가 명확한 기호품이다. 비흡연자는 흡연자를 마치 준범법자 취급까지 서슴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흡연자는 또한 갈수록 입지가 없어져 사면초가의 형국이다.
 
고로 하루라도 빨리 담배를 끊는다면 더 이상 좋은 방법과 방편은 없을 터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피워온 담배를 하루아침에 끊는다는 건 흡사 수십 년을 동고동락해온 조강지처를 내치는 꼴에 다름 아니다.
 
또한 담배는 기실 부자보다는 못 사는 서민과 빈민들이 더 피운다. 때문에 단순논리에 입각한 갑 당 2000원이나 올리는 실로 파격적 인상은 필연적으로 숱한 부작용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우선 처음엔 담배의 사재기 현상이 비일비재할 것이다.
 
이어선 값싼, 그러면서도 안전성을 입증할 수 없는 수입산 담배가 봇물 터진 듯 유입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돈이 없는 서민은 그 비싼(!) 담배를 사 피울 수 없음에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 터에 더욱 비굴한 처지로 추락할 게 뻔하다.
 
“미안하지만 담배 한 개비만 얻을 수 있을까요?” “능력 안 되면 끊어!” “이런! 없이 산다고 너까지 날 무시하냐?” 자칫 담배 하나로 말미암아 살인까지 이어지리란 우려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미국은 지난 1919년에 소위 ‘금주법’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술이 낳는 수많은 범죄와 비행들을 보면서 아예 모두에게 술을 못 먹게 하면 이 모든 문제들이 해결될 줄 알았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어땠던가?
 
술은 없어지지 않았고 술 마시는 사람이 줄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술값은 천정부지로 올라 도리어 밀주업자들만 폭리를 누리는 엉뚱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따라서 온 국민이 금주법이 가져오는 엄청난 폐해에 몸서리치다 결국 1933년 폐기되고야 말았던 것이다.
 
이는 결론적으로 문제의 원인을 잘못 짚었기 때문이다. 술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술을 잘못 활용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었던 것을 엉뚱하게 화살을 술에다 돌리다 보니 그런 참담한 결과가 나왔던 것이다.
 
이런 경우에서도 보듯 담배를 피우고 안 피우는 건 전적으로 그 사람의 몫이다. 담배가 몸에 안 좋다는 걸 알면서도 피우는 것이다. 기억하건대 이번에 담뱃값 인상안을 진두에서 지휘(?)하는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작년 9월 말 만취한 상태로 기자들에게 욕설을 쏟아낸 것이 문제가 되어 대변인 지명 하루 만에 자진사퇴했던 부끄러운 이력이 있는 인물이다.
 
이런 자가 이번엔 또 웬 돈키호테 같은 작태를 벌이는 건지 당최 모를 일이다. 담배 값을 올리면, 그것도 갑당 2천 원이나 인상한다면 흡연자가 감소한다는 건 상식이며 이는 또한 삼척동자도 아는 어떤 수학의 공식이다.
 
하지만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야 한다. 그렇다면 음주운전의 폐해가 여전한 술도 가격을 올리지 왜 안 올리는가? 현행 슈퍼마켓과 할인마트 등에서 병당 1000원~1200원 하는 2홉들이 소주를 담배와 마찬가지로 병당 2천 원씩만 올려보라. 아마도 금세 국민적 폭동이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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