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사는이야기

책<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나온 충남문화유산

논산 관촉사 은진미륵과 서산마애삼존불의 매력속으로

2013.02.05(화) 20:08:31 | 이야기캐는광부 (이메일주소:zepero85@gmail.com
               	zepero85@gmail.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여행은 가고 싶은데 눈이 펑펑 내려 옴짝달싹 하지 못하는 겨울날. 방구석을 뒹굴다가 책 한권으로 여행을 떠나보자는 결심을 한다. 그때 책은 내 몸과 마음을 싣고 떠나는 기차로 변한다. 책읽기는 KTX만큼 빠르지도 않아도 된다. 방구석에 읽는 책은 무궁화호 열차처럼 덜커덕 거리는 곳에서 읽지 않아도 되니 또 좋지 아니한가.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내가 자주 타는 기차

그 중 유홍준 교수의 책 <나의문화유산답사기>는 내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차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의 풍경이 펼쳐지는데, 진짜 기차에서 바라보는 창밖 풍경이 부럽지 않다.

책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나온충남문화유산 1

 

책<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1990년대 초중반 전국적인 답사 신드롬을 일으킨 밀리언셀러다. 1993년 출판된 1권 '남도답사 일 번지'를 시작으로 7권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까지 모두 7권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출간되었다. 그 중 내가 곁에 두고 펼쳐보는 책은 3권 '말하지 않는 것과의 대화'와 6권 '인생도처유상수'. 앞 책엔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서산마애삼존불 이야기가 나오고, 뒷 책엔 직접 가 본 논산 관촉사의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관촉사 은진미륵의 참 가치에 눈뜨다

지난 해 11월, 논산 관촉사에 놀러 갔다. 꽃게걸음으로 움직일 때마다 은진미륵의 기이한 모습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의 즐거움이란! 저렇게 얼굴이 MC 강호동 씨처럼 큰 불상이 있나 싶어 웃음이 번졌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불상이 있었나'하며 개성 넘치는 외모를 빤히 들여다보았다. 은진미륵이 사람이었다면 무안해서 얼굴이 빨개졌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해 가을 논산 관촉사에 들려 은진미륵을 올려다 보았다.

▲ 지난 해 가을 논산 관촉사에 들려 은진미륵을 올려다 보았다.


보통 은진미륵을 높이가 18미터에 이르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불상이고, 고려시대에 제작된 불상으로서 석굴암을 만든 신라에 비해 조형성이 떨어진다고 평하고 있다. 나도 관촉사에 갔을 때 참 괴이하게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홍준 교수의 책에는 논산사람들이 이런 인식때문에 속이 상해 유교수 님께 은진미륵의 참가치를 알려달라고 부탁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유홍준 교수는 은진미륵의 참 가치에 대해 이렇게 전해주었다고 한다.

삼국시대 불상은 절대자의 친절성을 보여주기 위해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다. 통일신라시대 불상은 절대자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근엄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하대신라 호족들이 선종 사찰의 불상한 파워풀한 이미지로 호족의 자화상을 보는 듯하다. 그리고 고려초 논산 땅에 조성된 이 보살상은 그 어느 것도 아니고 무언가 신기(神奇)를 일으킬 것만 같은 괴력의 소유자로서 절대자상을 만들었던 것이다. 마치 민간신상으로 남아 있던 장승의 이미지를 불교적으로 번안한 듯한 토속성이 보인다.
- 6권 '인생도처유상수', 407쪽~408쪽 -



은진미륵불을 다양한각도에서 바라 보았다.

▲ 은진미륵불을 다양한각도에서 바라 보았다.


은진미륵도 무턱대고 특이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그 나름대로의 뜻이 서려있는 것이다. 유홍준 교수는 이렇게 덧붙인다.

석굴암을 만든 분들이 추구한 것은 조화적 이상미요, 완벽한 질서였다. 그래야 중앙정부의 안정된 체제유지와 뜻이 맞아떨어진다. 그러나 고려시대에 백제 고토라는 지방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그런 숨 막힐 듯 완벽하게 짜인 질서가 아니라 차라리 그 질서를 파괴하는 힘, 괴력과 신통력의 소유자인 부처님이어야 민중도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 6권 '인생도처유상수'. 409쪽 -


오히려 그 당시 민중들은 은진미륵처럼 생겼기에 신통력을 발휘한다고 여겼던 모양이다. 이렇게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은진미륵에게 미안했다. 얼굴 생김새만 판단하고 그 독특한 아름다움을 살피지 못했으니 말이다. 역시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다음에 은진미륵에 갈 때는 그 참가치를 깊이 깨달을 수 있으리라.

서산마애삼존불의 미소를 엿보고 싶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가보지 않은 곳은 가보고 싶게 만들고, 다녀온 것도 다시 다녀오게 싶게 만드는 신비한 힘이 있다. 3권 '말하지 않는 것과의 대화'에서 나오는 서산마애삼존불 이야기를 읽고는 엉덩이가 들썩이고 여행가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책에 성원할아버지와 서산마애삼존불이 나온다.

▲ 책에 성원할아버지와 서산마애삼존불이 나온다.


이 마애불의 미소는 조석으로 다르고 계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아침에 보이는 미소는 밝은 가운데 평화로운 미소고, 저녁에 보이는 미소는 은은한 가운데 자비로운 미소입니다. 계절 중으로는 가을날의 미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중략)
- 3권 '말하지 않는 것과의 대화', 32쪽 -

30여 년 동안 서산마애삼존불을 관리해 왔다는 성원할아버지의 말씀이었다. 아쉬우나마 책속의 사진으로나마 그 미소를 확인했다. 직접 가서 두 눈으로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서산마애삼존불이 책 속에서 은은하게 웃고 있다.

▲ 서산마애삼존불이 책 속에서 은은하게 웃고 있다.


서산마애삼존불은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의 가야산 절벽에 새겨져 있다. 백제 후기의 마애불로서 국보 제84호다. 성원할아버지의 말씀대로 계절별로 그 웃는 모습을 살피고 싶었다.

충남 문화유산 찾아 가고픈 충동이 일렁일렁

책<나의문화유산답사기>는 우리나라 곳곳 문화유산을 이야기하면서, 충남 곳곳에 숨어 있는 문화유산의 가치도 빼놓지 않는다. 내가 왜 가끔씩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라는 기차를 타고 방구석에서 여행을 떠나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충남의 문화유산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방구석에서 여행을 하고 읽고 싶다면? 책<나의 문화유산답기> 3권과 6권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호사를 누리는 것도 좋다.  3권엔 서산마애삼존불과 더불어 공주와 부여의 문화유산 이야기가, 6권엔 관촉사 은진미륵과 함께 논산, 부여, 보령의 문화유산 이야기가 실려 있다!

단, 이 책을 읽고 나면 단점이(?) 한 가지 있다. 읽고 나면 충남 문화유산을 찾아 떠나고 싶은 충동에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한다는 것.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랴. 까짓 것 가고 말지. 하하.
 

이야기캐는광부님의 다른 기사 보기

[이야기캐는광부님의 SNS]
  • 페이스북 : http://facebook.com/kimkiuk
  • 트위터 : http://twitter.com/zepero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