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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가족과 함게한 좌충우돌 첫 오토캠핑

얻은 것과 잃은 것

2012.06.11(월) 11:11:51 | 누리봄 (이메일주소:ss-1995@hanmail.net
               	ss-1995@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이번 주말 우리 가족은 첫 오토캠핑을 다녀왔다.


아들의 축구화를 사러 갔던 남편과 큰아들이 쇼핑몰 밖에 진열된 텐트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나? 예정에도 없던 텐트를 갑작스레 구입하고 그날부터 우리 가족은 말로만 듣던 오토 캠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일주일동안 인터넷을 검색하고 필요한 물품을 하나씩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족회의(?)를 하는 기회가 많아졌다.


바다가 좋을까? 산이 좋을까? 가족회의의 시작은 장소 정하기부터 였다.

아이들은 바다에 가서 수영도 하고 고기도 잡고 조개도 캐야 한다며 벌써 마음은 바다에 있는 모양이었다. 그리하여 만장일치로 바다로 가기로 정했다. 집에서 가까운 안면도로 향하면서 충남. 넷에서 본 청포대를 떠올렸다. 문득 어렸을 적 몽산포를 갔던 게 생각났다.


친정아빠가 늘 텐트를 치고 밥을 짓는 모습이 떠올라 장소를 몽산포로 정했다.


몽산포에 도착하니 역시 오토캠핑장답게 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있었다. 늘 펜션을 잡느라 애를 먹었던 탓에 직접 잘곳을 만든다는 생각에 들뜨기 시작했다.아이들도 덩달아 신이나서 텐트를 설치하는데 내내 옆에서 심부름을 해 주었다.

가족과함게한좌충우돌첫오토캠핑 1

제대로 설치가 되었나?


남편도 나도 처음 설치 해 보는 텐트라서 엄두가 안 났다. 설명서를 보고 또 보고 이리 해 보고 저리 끼워 보고. 바람도 불어서 처음 모양 잡기가 힘들었다. 남들은 20분 만에 친다는 텐트를 2시간 동안 연구 하면서 겨우 모양을 잡았다.


제법 텐트의 모양이 잡히자 아이들은 텐트 안으로 들어가 자는 척도 해보고, 밥도 텐트 안에서 먹겠다고 한다. 창문도 열었다 닫아보고 문도 열었다 닫아보고. 신기해 했다.


“수돗가에 가서 물 좀 떠다 줄래?”

집에선 정수기 물도 떠다 달라고 했던 아들이 냉큼 대답하고 수돗가로 달려갔다.

“라면 먹을 때 김치도 같이 먹을까?”


김치 먹기를 싫어하던 작은 아들도 용기 내서 김치도 한입 먹더니 냉큼 물을 들이 켠다. 그래도 도전하는게 어딘가 싶다.

가족과함게한좌충우돌첫오토캠핑 2

김치는 언제나 매워.


토요일 주말이면 텔레비전 앞에 모여 있을 시간에 밤 바다에서 불꽃 놀이를 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불꽃놀이는 언제나 신난다.


맛있는 저녁과 불꽃놀이를 하면서 일주일동안 미루어 놓았던 대화도 많이 나누게 되었다.


다른반과 축구 시합을 했는데 2:0으로 이겼다며 아빠에게 자랑을 하는 큰아들. 게다가 한골은 자기가 넣었다고 그 때 상황을 흉내 내며 신나게 웃었다. 작은 아들이 질세라 받아쓰기 백점을 맞았다고 자랑을 했다. 그러더니 뭔가 생각난듯 울먹거리며 말을 했다.


“엄마 때문에 나 스티커 두 장 못 받았어. 현충일날 조기 달은 사람은 스티커 두개 받았는데 우리집은 태극기 안 달았잖아. 아앙~!“


아니 며칠이나 지난 얘기를 지금 여기서? 내내 속상했던 이야기를 꺼내 놓은 것 같아 많이 미안했다. 이사를 하면서 어디다 두었는지 생각이 나질 않아 달지 못했는데 그게 아이한테는 두고 두고 생각이 나는가 보다. 반성해야지.


밤이 되자 텐트 안으로 들어가 침낭에 누워 애벌레가 꿈틀거리는 흉내를 내며 장난을 치는 아이들을 보며 행복한 여행 첫날이 지나갔다.

가족과함게한좌충우돌첫오토캠핑 3

불꽃놓이~


둘째날, 이른 아침에 일어나 바다로 갔다. 10시가 조금 넘으니 물이 빠지기 시작했다.


준비해간 호미랑 조개 잡이 삼지창(?)을 들고 나갔다. 몽산포는 소문대로 조개가 참 많았다.


가족과함게한좌충우돌첫오토캠핑 4

바닷가에 잡은 바다 달팽이라네요.


조개를 직접 캐 본다는게 신기 하기만 했다. 아이들도 마냥 신나서 소리를 지르며 환호성 쳤다.


“엄마! 나 왕 조개 잡았어.”

“엄마! 나 벌써 여덟마리째야!”

가족과함게한좌충우돌첫오토캠핑 5

조개잡다 잠시 쉬어보고


더운줄도 모르고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조개를 잡았다. 금세 한박스가 찼다. 이걸 끓여 조개 탕을 끓여 먹을지? 조개 구이를 해 먹을까?  친구들한테 자랑해야 되는데.

가족과함게한좌충우돌첫오토캠핑 6

조개를 잡자.


아이들 얼굴은 발갛게 탔지만 마음은 더 환해진 것 같다.


가족과함게한좌충우돌첫오토캠핑 7

몽산포 조개들


피곤한 줄도 모르고 조개잡이를 마친 우리 가족은 숯불에 고기를 구워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이젠 집에 가야 할 시간~


가족과함게한좌충우돌첫오토캠핑 8

색깔도 예쁜 조개.


텐트도 걷어내고 주위 쓰레기도 주워서 치우고. 뒷정리를 했다. 집에서는 방청소도 게을리 하던 아이들이 놀던 자리를 말끔히 치우는 모습을 보니 아이들 마음이라는 게 시켜야 하는게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게 만들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아쉬워 하는 아이들이 둘이 의논을 하는데...


“형아? 우리 다음주엔 산으로 갈까? 바위 밑에 가재도 있잖아.”

“그래!”


당분간 우리 가족은 주말마다 텐트를 쳐야 하는가 싶다. 텐트 치는 법 연습이라도 해야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몸은 많이 피곤했지만 즐거운 여행이었다.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즐거운 추억을 얻어서 소중한 경험이었다.


가족과함게한좌충우돌첫오토캠핑 9

형, 이제 말 잘 들을게.


단지 잃은 것이 있다면 1박2일 동안 실컷 먹은 탓에 몸무게가 좀 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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