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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농어촌 작은 학교, 통폐합 하면 안 되는 이유

2012.06.07(목) 21:54:13 | 교육이야기 (이메일주소:kyongt@naver.com
               	kyongt@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이명박정부 출범초기에 ‘작은정부가 좋은가? 큰정부가 좋은가?’라는 주제로 논쟁을 벌였던 일이 있다. 큰정부는 복지를 지향하는 정부요, 작은 정부는 경쟁이나 효율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 정부이지만 이러한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었던 일이 있다.

학교는 어떨까? ‘작은 학교가 좋을까? 아니면 큰 학교가 좋을까?’ 교육과학기술부는 ‘적정 규모의 학교를 육성하고 국민의 학교선택권과 불편 해소를 위한다.’는 이유로 농산어촌 지역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내놓고 표현은 하지 않지만 솔직히 말하면 예산 때문이다. 예산을 줄이기 위해 전국에 있는 학생 수 20명 미만의 학교를 전부 통폐합 하겠다는 것이다.

학교는 작은 학교가 좋은 학교다. 좋은 학교를 통폐합하겠다는 것은 교육을 경제논리로 풀겠다는 의도다. 통폐합 대상 학교는 전체학교의 27.7%인 3,138개 학교다. 이들 학교 중 2,708개교(86.3%)는 읍면지역과 도서벽지에 있다. 초등학교와 광역도 지역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5,883개 초등학교 중 2,351개교가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로 전체 초등학교 수의 40%에 해당한다. 강원과 전남의 경우 지역소재 초등학교의 70%, 충남, 전북, 경북은 60% 이상, 충북, 경남, 제주는 50% 이상의 초등학교가 통폐합 대상이다. 7개 광역시와 경기도를 제외한 8개 광역지역의 초등학교는 1,870개 학교(62.8%)가 통폐합대상이 되는 셈이다.

농어촌 학교를 통폐합하면 안 되는 이유

첫째, 도시학교의 교육여건은 심각한 수준이다. 교실에 컴퓨터를 비롯한 문화적인 여건만 갖춰놓는다고 좋은 학교가 아니다. 학생 수가 1,000명도 넘는 학교의 운동장에는 100m달리기도 할 수 없어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공간조차 턱없이 부족하다. 한창 자라야할 아이들을 교실에 붙잡아놓고 자연과 격리시켜 비만체질을 만드는 것은 학교가 할 일이 아니다. 장기적으로는 도시의 모든 학교도 작은학교로 가야 한다.

둘째, 농어촌 작은 학교는 학교 자체가 교육의 장이다. 아이들은 자연과 벗하면서 자연 속에서 배우면서 자라야 한다. 어릴 때부터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연친화적인 생활습관을 갖도록 양육해야 한다. 더구나 생태계의 일원인 인간은 농어촌 작은 학교에서 자연을 통해 생명을 사랑하고 아끼는 자연 친화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셋째, 농어촌 학교는 지역주민들의 삶의 공간이요, 터전이다. 학교운동회를 비롯해 그들이 공체의식을 기르는 문화적인 공간이요, 공동체 의식을 가꾸는 교육의 장이다. 문화여건이 부족한 농어촌 지역에서 농어촌 학교는 지역주민들의 협동과 단결, 문화공동체의 구심체로서 역할을 해왔다. 생활의 터전이요 농어촌 주민의 삶의 구심체를 빼앗는 농어촌 작은 학교 통폐합은 농어촌 말살정책에 다름 아니다.

넷째, 농촌에 살고 있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해서는 안 된다. 한 나라의 지속 가능한 미래는 농산어촌과 도시 지역의 균형발전을 통해서 가능하다. 현재 농산어촌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고향을 등지는 이유는 경제적 문제와 자녀교육의 문제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놓고 볼 때 이번 교과부의 농산어촌 통폐합 시행령 개정안은 농산어촌의 붕괴를 앞당기고 국가의 지속발전 가능한 사회를 가로막는 농어촌 황폐화 정책이다.

다섯째, 통학구역 업무나 학교의 학급수 및 학급당 학생수에 대한 권한은 지역교육감에게 있다. 지역교육감의 권한을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해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겠다는 것은 육감의 권한을 시행령으로 제한하겠다는 것은 지방교육자치를 훼손하는 교과부의 월권이다.

여섯째, 작은 학교를 통폐합하겠다는 것은 비교적 교육의 혜택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는 농어촌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균등을 빼앗는 반교육이다. OECD 국가들의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초등이 21.4명, 중학교 23.7명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 보다 많은 초등학교는 25.5명, 중학교는 33명이나 된다.(2011년 기준) 경제논리로 농어촌 작은 학교를 통폐합하는 것은 농어촌을 더더욱 황폐화시키는 정책으로 당연히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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