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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트레일러 운전기사 남편 화이팅

충청남도의 모든 버스 택시 트럭 기사님들도 만수무강 화이팅

2012.03.05(월) | 양창숙 (이메일주소:qkdvudrnjs@hanmail.net
               	qkdvudrnjs@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세상의 직업에 귀천이 없고, 각자 자기가 맡은바 직분을 다하면 그보다 더 아름다운 일이 또 있을까.

그리고, 세상의 직업에는 잘 배우고 부모님 잘 만나고 운도 따라서 참 여유있게 생활하는 분들도 많지만 타고난 팔자가 그렇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바로 우리집 이야기이고, 우리 주변의 나와 비슷한 처지의 서민들의 생활이 다 그러할걸로 본다. 그렇지만 중요한건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사는가와, 얼마나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며 보람되게 사는가 하는 것이다.

그 생활의 만족감은 곧 인생의 행복이고, 그게 삶의 질일수도 있다. 나와 남편은 큰 돈 만지며 사는건 아니지만 늘 생활에 충실하며 산다. 남편의 직업은 트레일러 운전기사다.

트레일러 트럭 운전을 하는 남편. 벌써 11년째다. 한번 운전대를 잡으면 대여섯 시간은 기본이고 왕복 7-8시간도 운전하기도 한다. 거의 철인같은 체력과 육체적 노동력이 필요하지만 남편은 처자식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으로 버틴다며 웃는다. 생각만 해도 고맙고 눈물이 난다. 

결혼을 해서 그렇게 11년째가 되던 어느날, 남편이 나에게 자기 트럭을 타고 같이 가자고 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그냥 마누라와 데이트 하고 싶어서라며 풀썩 웃었다.

그래서 남편 트럭을 타고 꼬박 하루를 같이 돌아다녔다. 그런데 솔직히 너무 힘들었다. 차가 커서 마음대로 주차하기도 힘들고, 화장실 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의자에 하루 종일 앉아 있으려니 허리도 아팠고 과적차량 단속에 걸릴까봐 적재량 조절에도 보통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었다. 그런 좁은 트럭 안에서 2, 3일씩 새우잠 자며 일하는 남편을 생각하니 정말이지 너무나 안쓰러웠다.

점심 값도 아낀다며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니는 남편, 가족을 위해 고생하는 남편이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다.

그렇게 일하던 남편이 얼마전부터 예전과 달리 화장실에 자주 들락거렸다. 이유를 물으니 소변을 보러 간다고 했다. 하지만 보통사람이 화장실에 가는 횟수보다 서너배는 자주 화장실에 가니 이상했다.

3-4일에 한 번 꼴로 옷 갈아 입으러 집에 들어오는 남편이 화장실을 그렇게 드나드니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 급기야 남편이 집에 돌아온 날 함께 병원을 찾았다. 이런저런 검사를 마치고 며칠 뒤 결과를 보러 갔더니 전립선 비대증에다가 과민성 방광염이라 했다. 증세는 소변을 자주 보는거라 했다. 장시간 운전하는 트럭 기사, 택시 기사들이 이런 증세에 걸린다는 것이었다.

약만 먹으면 되기 때문에 큰 병은 아니라 했지만 은행 대출, 차 할부금 등을 빨리 갚아야 한다며 하루도 쉬는 날 없이 밤낮도 없이 일만 하는 남편이 안쓰러웠다. “뭘, 그까짓거 가지고 걱정해? 이 마누라야!”라며 약국에서 내어준 약 봉투를 들고 앞장 서는 남편. 이런 ‘아내바보’ 같으니라구... 덕분에 고맙고 행복하지만 마음은 미안함 그 자체였다.

결국 나도 그렇게 일하는 남편을 바라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 식당 주방에서 일을 하기로 했다.  내 계획을 말하자 남편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식당 주방 일까지 하냐”며 펄쩍 뛰었다. 아이나 잘 키워 달라며. 하지만 “내가 아이 보고 집이나 지키는 사람이냐”며 부부싸움(?)까지 했다. 결국 남편을 이기고 식당 주방에 출근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석달이 지났다. 적은 월급이지만 지금 젊어서 고생은 얼마든지 사서 하는게 되려 더 행복하다. 남편이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는 날은 삼겹살이라도 마음 편히 사 들고 갈 여유가 생겼으니. 오늘도 새벽에 밥값 아끼겠다며 점심과 저녁 2개의 도시락을 싸 들고 나서는 남편에게 가슴 속에서 응원한다.

 “여보! 안전운전, 방어운전... 그리고 건강도 돌봐 가면서 일하세요. 우리 토끼들 잘 자라고 있잖아요. 충청남도의 모든 트레일러 기사님들 화이팅! 택시 버스 트럭 운전기사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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