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역사박물관 둘러보기 2편에서는 충남역사박물관에 무엇무엇이 있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충남 공주시 중동에 있는 충남역사박물관은 2006년 9월 문을 열었습니다. 이 곳은 원래 국립공주박물관으로 사용되던 곳입니다. 충남역사박물관에는 고문서와 도자기, 서화, 생활용품, 민속자료 등 4만 500여 점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전시장 구성은 아담한 크기의 1층 특별전시장(230㎡)과 2층 상설전시장(860㎡)으로 나뉩니다.

1층에는 충남 논산에서 살던 유학자 윤증(1629~1714) 가의 기증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숙종 때 받은 교지, 목판, 서책, 상소초, 벼루, 의복 등입니다.

이중 상소초라는 것이 있습니다. 상소초는 쉽게 말하면 상소를 올리기 전에 미리 써보는 것입니다.

우리말을 한자로 쓰면서 나타나는 해석 등을 확인해보는 것입니다. 이 상소초가 남겨져 귀중한 역사 보조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만약 처음 간다면 윤증에 대한 사전 지식을 어느 정도 확보하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덜 지루하기도 하고요. 

2층으로 올라가면 본격적인 대전충남의 역사를 보게 됩니다. 그러나 너무 큰 기대는 금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미처 내놓지 못한 지역의 사료를 볼 수 있다고 생각으로...충청 중심의 역사 연대표를 먼저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느 박물관처럼 각 분야 전시품이 있는데, 향토 박물관이다보니 아무래도 민속 관련 자료 비중이 높은편입니다.

은잔과 호패입니다. 호패는 신분에 따라 재질이 달랐습니다. 옥이나 짐승뼈, 사기 등 고급에서 나무에 이르기까지...나무도 재목과 옻칠 등에서 차이가 났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명필인 한석봉의 글씨도 있습니다.

이 글은 편지로 내용은 한호가 강원도 통천에 현령으로 있던 시절 자연재해를 입은 백성들은 구제할 방법이 없어 안타까워 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각종 유물들을 보다 보니 제법 잘 만들어진 디오라마가 나타납니다. 관찰사 행차도를 재연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지는 어가 행렬이 얼마나 초라하게 축소 왜곡되게 그려지고 있는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많은 유물들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한 유물 앞에서 멈췄습니다. 환도입니다.

도는 활, 창과 더불어 동서양을 막론하는 대표적인 병장기 입니다. 그런데 저 왜소한 환도가 마치 조선 후기 우리나라의 국력을 대변하는 것 같은 생각에 일순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그러나 이는 지극히 저의 사견입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활이 장기였고, 그래서 갈수록 칼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나중엔 장식에 가까운 장비가 되기도 합니다. 옛 문헌에는 장수 중에 칼을 하인이 대신 차게 하는 경우도 있다며 개탄하는 내용도 나옵니다. 그러다가 임진왜란 때 왜구들에게 당하면서 전쟁 중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으로 쌍수도와 검술이 병공통과제가 되기도 합니다. (사족을 달자면 영화 '구름을 버서난 달처럼' 같이 임진란 이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 중 쌍수도가 나오는 것은 대체로 잘못된 고증(칼 든 자세가 아예 왜식검법인 경우도 있음)이라고 보면 됩니다.)

충남역사박물관에 진주성도가 걸려있어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이 그림은 어떤 사연으로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일까요?

이날 태어나 처음 본 것 중 하나, 신주를 옮길때 사용하는 가마입니다. 사육신 중 한 사람인 성삼문의 신주를 모셨다고 합니다.

일제 강점기에 만든 충남도 관광 안내도도 있군요.

이렇게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충남과 관련된 전시품이 제법 다양하게 갖춰져 있습니다. 다음에 다시 와서 보다 자세히 보기로 마음먹고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