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김인호 씨 10년 가까이 ‘남몰래 선행’ 화제
끝이 안 보이는 불황의 터널 앞에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경제난은 이웃을 위한 온정의 손길마저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사랑의 온도탑’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고, 사회복지 시설 등은 더욱 더 썰렁한 연말을 나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런 가운데 충남 서산에서 날아온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얼음장 같은 가슴에 훈기를 불어넣는 ‘사건’이 벌어진 것은 지난 10일.
여느 때와 같은 날 오전, 서산시청 민원실에 평범한 점퍼 차림의 50대 남자가 들어섰다.
이 남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불쑥 봉투 하나를 꺼내들었다.
서산시청 공무원은 “날이 추운데 차라도 한잔 드시고 가시라”며 남자를 붙잡았지만, 남자는 직원이 잠깐 한눈파는 사이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잠시 후 봉투를 확인하던 서산시청 공무원은 깜짝 놀란다.
봉투 속에 1천만원권 수표 한 장이 들어있었던 것.
감사 인사라도 전할 요량으로 서산시청 공무원은 수소문을 했고, 거액의 성금을 내던져 놓고 사라진 인물이 대산읍에서 고물상(대산기업)을 운영하는 김인호(53·사진) 씨라는 것을 확인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김 씨의 남몰래 선행이 이번만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벌써 10년 가까이 매년 1천만원의 성금을 대산읍사무소나 서산시청에 성금으로 내놨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김 씨는 지역 독거노인 등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을 수시로 찾아 쌀을 전달하는 등 ‘남몰래 선행’을 베풀어 왔다.
서산시 관계자는 “경제난으로 이웃에 대한 사랑이 날로 줄어들고 있는 요즘 10년 가까이 남몰래 거액의 성금을 내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놀랐다”며 “김 씨의 성금은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큰 힘이 될 뿐만 아니라 얼어붙은 사람들의 마음을 녹여주는 훈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