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주국립박물관 충청권수장고 2층 수장 '누림' 전경.
얼마 전 실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국립공주박물관을 방문하면서 절대 놓쳐서 안 될 우리 충청 지역의 문화유산 보고를 별도로 소개하기로 했는데요,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바로 충청권역수장고(收藏庫)입니다. 나름문화유산 수장 지식을 쉽게 설명하는 내용을 찾아 작성했습니다. 관람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국립공주박물관 충청권역수장고 금속제문화유산 제10수장고.
공주박물관 충청권역 수장고는 충청남북도와 한강 이남 경기지역에서 출토된 토기, 도자기, 석기 등을 보관·관리합니다. 2021년 11월 29일 국립공주박물관 내 대지면적 2,349㎡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5,768㎡ 규모로 개관했습니다.
▲ 국립공주박물관 충청권역수장고 전경.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폐쇄적 운영의 박물관 내 수장고를 개방형으로 전환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수장고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과학관 등의 금고라고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일종의 창고(倉庫)로 이해됐습니다. 보관된 소장품을 데이터베이스로 정리하고 아카이브에 등록하거나 복원 작업 등도 일부 합니다. 도서관으로 치면 ‘보존서고’인 셈입니다.
▲ 개방감을 강조한 국립공주박물관 충청권수장고 1.
흔히 박물관 전시품은 소장품의 5%에도 못 미친다고 합니다. 엄청나게 많은 소장품을 전시는 고사하고 체계적 정리조차 엄청 어려울 것입니다. 가끔 박물관에서 새로운 유물이 발견됐다는 뉴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인데 수장고로 쏟아져 들어오는 문화유산을 박물관조차도 전부 알지 못해 일단 보관하고 천천히 연구하기 때문입니다.
▲ 국립공주박물관 충청권수장고 M1층 수장고 '모음' .
그런데 기존 전통 방식의 고정식 수장대는 급증하는 문화유산을 대처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새로운 수장시스템이 필요했고, 국립공주박물관은 이동식 2층형 수장대를 일체형으로 이동하는 구조를 적용했습니다. 별도 중 2층 구조물을 만들지 않고 수장대를 중 2층부 발판 역할로 삼아 공간 효율을 늘린 것입니다. 이 경우 전통 수장보다 4배 많은 문화유산을 보관할 수 있는데 국립공주박물관 수장고에는 최대 150만 점의 국가 문화유산을 보관할 수 있다고 합니다.
▲ 국립공주박물관 충청권수장고 2층형 수장대.
지진 등 자연재해나 외부 충격에 대비, 내진성을 강화하고 문화유산이 넘어지지 않도록 하고 격납상자 추락 방지와 대형토기 낙하 방지 등 첨단 장치가 도입되었습니다. 그리고 폐쇄적 수장고에서 발상을 전환해 공간적, 기능적, 내용상으로 열린 수장고(Open Storage), 열린 컬렉션(Open Collection)의 관람 요소를 도입했습니다. 창고에서 전시장이 된 것입니다.
▲ 내진 등 첨단 장비가 도입된 국립공주박물관 충청권수장고.
수장고를 관람자가 직접 보고 접할 수 있도록 특별 설계된 관람용 브리지와 유리 벽으로 전체공간감을 느끼며 다니거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보관 중인 문화유산뿐 아니라 환경관리, 소방, 방재, 보안 등 수장고 운영에 필요한 각종 첨단설비까지 공개됩니다. 실내환경은 도기와 토기보관 수장고의 경우 영상 20도 기준 ±4도, 습도는 55±5%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개방감을 강조한 국립공주박물관 충청권역수장고 2.
관람 동선은 로비에서 M2층까지 엘리베이터로 올라가 계단으로 내려오며 층마다 머물거나, 계단을 이용해 지하 1층에서 걸어 올라 M2 층까지 관람하고 엘리베이터로 내려올 수 있습니다. 전체 6개의 수장고 중 제5·7·8·10 4개 수장고가 관람형입니다. 전체 수장 문화유산의 30%가 공개하고 있습니다.
▲ 공간효율을 강조한 국립공주박물관 충청권역수장고.
누구에게나 열린 5·8수장고는 M1과 M2층에 걸쳐 있는데 관람용 브리지로 수장고 내부로 직접 걸어 들어가 2층형 이동식 수장대에서 문화유산 관리 환경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제5수장고에는 충청지역, 제8수장고는 한강 이남 경기지역에서 출토된 문화유산을 보관합니다.
▲ 국립공주박물관 충청권역수장고 5수장 전경.
인류의 가장 보편적인 생활 용기인 ‘도·토기’의 역사가 한눈에 공개되는 ‘누림’은 2층의 수장고입니다.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에서 조선시대 백자 등 1,800여 점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데 시대순 1만 년의 기술과 문화의 변화상이 파노라마로 펼쳐집니다. 관람하다 QR코드만 찍으면 소장품 정보가 상세히 확인됩니다. 천정을 올려다보면 그릇의 바닥까지 보입니다.
▲ 국립공주박물관 충청권역수장고 2층 전시장 '누림' 1.
▲ 국립공주박물관 충청권역수장고 2층 전시장 '누림' 2.
수장고가 유리 벽이니 다양한 각도에서 내부를 볼 수 있습니다. 제7수장고에는 전시형 수장대를 마련해 충북 청주와 충남 부여박물관의 소장 마한과 백제의 토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제10수장고는 충청과 한강 이남 출토 대표적 금속 문화유산이 보관 중입니다. 하지만 6·9수장고는 건물 구조상 관람이 제한됩니다. 6수장고는 국립청주박물관, 7수장고는 국립부여박물관 소장품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 국립공주박물관 충청권역수장고에서 금속제 문화유산의 제10수장고.
움직이는 수장대 ‘모음’은 1층에 있습니다. 높이가 5m의 2층형 이동식 수장대로 이동 방식과 구조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입니다. 수장고 안 수장대 중간에 자체 발판이 숨겨져 있습니다. 상자 크기를 고려한 수장대 격납칸 폭과 높이를 설정해 공간 효율성을 높인 새로운 형태의 수장시스템이라고 합니다.
▲ 국립공주박물관 충청권역수장고 움직이는 수장대 '모음' 전경.
지하층에는 지식 배움터 ‘나눔’이 있습니다. 다목적 공간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수장고 구조와 규모, 특징을 한눈에 보도록 65분에 1로 축소된 건축 모형이 있습니다. 사진과 영상자료는 국가문화유산 관리 과정이 공개됩니다. 문화유산을 이동할 때 특수하게 포장하는 방법도 모형과 영상으로 전달됩니다.
▲ 단체 관람객을 안내 중인 국내 최초 수장고 로봇 '큐아이(오른쪽)'.
스마트 수장고답게 우리나라 최초의 수장고 안내 로봇 ‘큐아이’가 작동하고 있는데, 단체방문 학생들에게 인기입니다. 서울 용산의 국립박물관 안내 로봇과 비슷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수장고를 고유 기능에 새로운 전시장으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은 박물관의 기능을 더욱 확장한 것입니다. 국립공주박물관을 방문하신다면 충청권역 수장고 놓치지 마세요,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릅니다.
국립공주박물관 충청권역수장고 : 충남 공주시 웅진동 360번지
입장료 : 무료
주차료 : 무료
취재일 : 촬영 2024년 8월 15일, 원고 2024년 8월 23~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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