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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에 더 고운 갑사 단풍

2011.11.12(토) 소소(ms31390@hanmail.net)

바야흐로 단풍의 계절입니다. 가을단풍 명소를 검색하다보니 春麻谷秋甲寺(춘마곡추갑사)라는 말에 눈에 띕니다. 갑사는 가을에 특히 더 아름다워 이런 말이 생겼다고 합니다. 얼마나 어여쁘길래, 이런 말이 생겼을까.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갑사로 향했습니다. 계룡산 자락 낭창낭창한 나무들이 어여쁜 초록빛을 담아냅니다. 단풍을 보러 왔는데, 갑사로 가는 길에 아직 남아 있는 초록빛에 탄성을 짓습니다. 여린 초록빛에 싱그러움이 가득해, 마음까지 상큼해지는 것 같습니다. 갑사 입구에서 그 고운 풍경을 즐기면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맛깔스러운 산채비빔밥과 어우러진 단풍 덕분에 자연을 먹는 기분이었습니다.

   

 하늘 향해 훌쩍 솟아있는 나무 아래 자리 잡은 갑사 매표소가 앙증맞습니다. 갑사 가는 길에서 만난 풍경은 하나하나가 다 그림엽서의 풍경처럼 그윽합니다. 이러한 가을의 갑사를 즐기기 위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멋스럽게 양산을 쓰고 데이트를 나선 연인부터 초로의 부부, 회사 동료들은 계룡산 자락에서 모두 하나의 풍경이 되었습니다.

   

태양의 열기를 듬뿍 담은 가지 끝에서부터 빨갛게 물들기 시작합니다. 단풍의 절정을 위해 햇빛을 고이고이 담아냅니다. 싱그러운 초록빛은 어여쁘고, 붉은 단풍은 황홀합니다. 초록빛과 붉은 단풍이 어우러져 있는, 그 선명한 색감이 참 곱습니다. 어찌 이런 빛을 빚어낼 수 있을까요? 사락사락, 낙엽 밟는 소리까지 운치를 더합니다.

   

타오르는 단풍은 스쳐 지나가기 아쉽습니다. 그 아래 벤치에 잠시 머무르며 영화 속 주인공인양 추억을 만들고, 사색에 잠기기도 합니다. 자연의 선물에 마음이 느슨하게 풀려서일까요? 한가로이 잠시 오후의 낮잠을 즐기는 사람도 눈에 띕니다. 신선이 부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붉은 색도 눈이 부시다는 것을 갑사에 와서야 알았습니다. 반짝이는 햇살만, 푸르른 바다만 눈부신 줄 알았더니 빨강의 절정도 그렇더군요. 단풍나무 아래에서는 세상도 달라집니다. 단풍에 가려진 하늘이 온통 빨갛습니다. 아.름.답.습.니.다.

   

불타는 빨강이 조금 부담스럽다면 다홍은 어떤가요? 새색시의 수줍음을 담은 듯 불그스레한 단풍빛도 곱습니다. 바닥에 가득 깔려있는 낙엽도 멋스럽습니다. 갑사에서 만난 가을빛은 참 다양합니다.

   

용문폭포를 향해 걷는 길, 골짜기를 따라 졸졸졸 흐르는 자그마한 시냇물이 빚어내는 청량한 소리에 피곤한 줄을 모르겠습니다. 산이 조금 깊어지면서, 지천에 깔려 있는 낙엽이 무성합니다. 그 낙엽만 보면 계절은 이미 초겨울을 맞은 듯합니다. 시냇물이 그려낸 자그마한 연못에 떠있는 낙엽들은 낭만을 더합니다. 물에 비친 나무들의 자태도 그윽합니다. 산자락 나무들의 자태가 다르니, 물속의 형상도 다양합니다.

가을 단풍을 보러 갑사에 왔는데, 여름의 초록빛도 만났고, 초겨울의 낭만도 즐겼습니다. 봄의 갑사도 멋스러울 것 같습니다. 내년 봄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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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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