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논산시 연산면에 위치한 수락산으로 여름 산행을 떠났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돈암서원에서 출발해 충곡서원, 백제군사박물관, 휴정서원으로 연결되는 '솔바람길'은 문화유산과 자연 경관을 함께 조망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인데요. 수락산은 솔바람길의 중간 지점에 있습니다.



먼저 돈암서원과 논산한옥마을의 입구에 마련되어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솔바람길의 출발선이 되어주는 홍살문과 하마비를 지나 돈암서원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동안 장마와 폭염으로 바깥나들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는데요. 오랜만에 나선 발걸음이 마음을 앞서갑니다.


▲ 돈암서원의 산앙루



돈암서원 입구에 우뚝 서 있는 산앙루는 선비들이 모여서 김장생 선생의 학문과 은덕을 산처럼 우러러보던 곳입니다. 누각에 올라서면 앞으로는 계룡산과 대둔산의 수려한 자태가 보이고 뒤로는 돈암서원 내부가 내려다보입니다.


▲ 돈암서원의 외삼문인 입덕문



돈암서원의 외삼문 역할을 하는 입덕문을 들어서면 맞은편에 강학 공간인 양성당과 정의재, 거경재가 보이고 왼편에 응도당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보물 제1569호로 지정된 응도당은 규모와 건축술, 건축미 등에서 국가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내삼문 안 숭례사에는 배롱나무꽃이 만발했습니다. 꽃담에 새겨진 서일화풍(상서로운 날에 온화한 바람이 분다)의 문구와 배롱나무꽃의 풍경이 조화롭습니다.



간단히 돈암서원을 둘러본 후 수락산 정상을 향해 본격적인 솔바람길 투어에 나섭니다. 코스마다 논산시보건소에서 시행하는 <걷쥬, 스템프투어>를 즐길 수 있어서 미션을 수행하고 싶은 의욕이 저절로 생겨납니다.


▲ 돈암서원의 돌담과 나란히 걷는 솔바람길



돈암서원의 돌담을 따라 솔바람길을 걷다 보면 길은 어느새 수락산 품 안으로 발길을 이끕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온 세상에 무수한 탄소발자국을 남기며 살아왔는데요. 푸른 생명력이 느껴지는 솔바람길을 걸으며 지구온난화라는 위기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생명의 길, 초록 발자국'과 같은 그린 엑소더스 프로젝트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소나기가 내린 후라서 수락산은 습도가 아주 높았습니다. 해발 167.2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여름 산의 습도로 산행이 약간 힘들기도 했는데요. 정상 부근에 이르니 넓게 트인 시야가 더위를 씻어주기도 했습니다.



수락산 정상에 이르니 솔바람길의 이정표가 보입니다. "계백혼이 살아 숨 쉬는 솔바람길"이라는 말처럼 사실 수락산은 계백 장군의 머리가 떨어진 산이라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근처의 황산벌 전투에서 3번이나 승리했지만 결국 수적인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장렬한 최후를 맞은 곳이 바로 이곳 수락산 일대라고 합니다.


▲ 수락산 정상



수락산 정상에서 백제군사박물관으로 향하지 않고 출발지인 돈암서원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솔바람길의 중간까지 간 셈인데요. 되돌아오는 길에는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옛 선현들의 말씀을 감상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돈암서원 입구의 주차장에 도착한 후에 최근에 문을 연 논산한옥마을로 향했습니다. 전통적인 한옥의 멋과 실용적인 시설로 한옥체험(숙박) 장소로 인기가 높은 곳인데요. 논산한옥마을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습니다.



수락산 등산을 통해 여름 산의 건강한 생명력을 충전했습니다. 논산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논산한옥마을에 1박 2일 정도 머물면서 돈암서원 - 충곡서원 - 백제군사박물관 - 휴정서원으로 이어지는 솔바람길 코스, 그리고 주변의 탑정호까지 여행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돈암서원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임3길 26-14

논산한옥마을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임3길 2

수락산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고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