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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봄에는 전시와 함께: 논산 SNS 뜨는 여행지, 연산문화창고와 돈암서원

2022.04.13(수) 13:21:06 | 여행작가 봄비 (이메일주소:springlll8@naver.com
               	springlll8@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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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추적추적 내렸던 날이었다. 배롱나무 하나 보겠다고 기차에 올라타 무작정 찾아간 연산역. 멀뚱멀뚱 역 앞에 서서 주변을 살폈다. 지나가는 이는 없었다. 믿을 거라고는 휴대폰 하나뿐. 비가 내리지 않았더라면 여행은 순조로웠을까. 아니다. 그랬다면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아니었을지 모른다.

마을은 조촐했다. 활기를 더해주는 그림이 군데군데 그려져 있었지만, 그런데도 활기는 그리 없었다. 평일 오후, 우연히 스친 현지인은 "여기까지 여행 오셨어요?"라고 물었다. 왜 왔냐고 묻는 듯한 말투에 "네"라고 답하는 나의 입도 우물쭈물. 그런데 이제는 달라졌다.

"네, 여행 왔어요!"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제법 이곳을 일부러 찾은 외지인도 많으니까. 어쩌다 이곳이 SNS에 핫한 여행지로 변했을까? 그 변화의 시작점이 무엇이든 이런 변화라면 적극 찬성.


1. 연산문화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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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고의 과거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분명 몇 해 전 이곳을 스쳤는데도 말이다. 오래된 창고는 전시장이 되기도 하고, 카페가 되기도 하고, 다목적 홀이 되기도 했다. 꽤 방치되었던 공간인데 방치되었던 그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꽤 성공적인 변화다.

현재 연산역에 문을 연 연산문화창고는 4월 30일까지 '다시 봄, 다시:봄' 기획 전시가 열리고 있다.다시 봄이라는 전시 이름은 '다시 봄이 왔다'라는 뜻으로 새로움과 희망을 제시하기도 하고, '다시 보았다'라는 뜻으로 기능과 용도를 잃은 창고가 새로운 공간으로 존재하게 되었다는 의미를 지니기도 하다. 본래 공간을 완전히 헐어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했다면 이렇게까지 인기를 끌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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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개의 동이 각자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1동은 담쟁이 예술 학교, 2동은 수제 맥주 공방 등이 자리한 커뮤니티 홀, 3동은 카페, 4동은 다목적 홀, 5동은 기찻길 옆 예술 놀이터로. 그중 이번 전시는 3동, 4동, 5동에서 펼쳐지고 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은 생소하지만 자꾸만 발길이 머무는 그림이 있었다. "사진 찍어도 돼요?"라고 물으니 고개를 끄덕끄덕.

사진으로 담았다. 마음에 와닿는 그림이 있다면 자세히 살펴보기도 하며 나름의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렇게 정자세로 미술을 관람하는 것도 좋지만, 미술관 문턱이 유난히도 높아 보이는 미알못(미술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겐 일상에 스며든 작품이 더 눈길이 가고 발길이 가는지도 모른다. 그런 분이라면 여기서 주저하지 않고 돈암서원으로 향하는 것을 추천한다.


2. 돈암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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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역에서 돈암서원까지 향하는 시내버스는 있다. 배차 간격이 좀 있지만, 그런데도 하루 여행자에겐 부담 없는 코스다. 매미가 우렁차게 울어대는 여름이면 붉은 치맛자락을 흩날리는 배롱나무가 필 때면 서원에도 색이 더해지지만, 이 계절은 무채색에 가깝다. 거기에 전시는 또 다른 색을 더한다. 

가장 처음 마주한 설치 작품은 산앙루에 자리한 이자연 작가의 '붉은촉-어떤 상황적 풍경'이다. 마치 천장까지도 뚫을 것 같이 날가로운 붉은 촉이 나름의 규칙을 갖고 설치되어 있다. 이 작품은 붉음의 연작으로 시시각각 변화되는 감정과 어떤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펼쳐지는 상황적 풍경을 뜻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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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앙루, 입덕문을 지나면 양성당이 나온다. 돈암서원은 조선 중기 학자인 김장생 선생을 빼놓고 말하기 힘들다. 이곳 양성당은 김장생 선생의 서재로 그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공간이다. 현재 양성당 앞마당에는 수십 개의 파란 볼링공이 듬성듬성 놓여 있다.

이 설치작품은 강용면의 '온고지신_밥그릇'이다. 온고지신이란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통해 새것을 안다는 뜻이다. 즉 과거의 역사가 바탕이 된 후에 새로운 지식이 습득되어야 제대로 된 앎이 될 수 있다는 뜻인데 이번 전시에 딱 맞은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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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돈암서원. 넓은 마루에 앉아 처마 밑으로 톡톡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언제쯤 비가 그칠까 기다리던 마음,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마저도 기억이 날 것 같다. 그날 앉아 있었던 곳이 보물 제1569호로 지정된 응도당이었구나.

비가 그친 후에야 응도당의 웅장함이 한눈에 담긴다. 가까이서 볼 때보다 멀리서 볼 때 더 웅장함이 남달랐다. 거기에 바닥과 건물 사이 빈 곳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마치 건물 하나가 붕 뜬 느낌이 든다. 돈암서원에서도 가장 빼어난 건물로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응도당은 다른 서원 건축양식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지붕 형태를 지니고 있다. 양 영면에 하나를 덧댄 가첨지붕(눈썹처마) 구조와 지붕 형태!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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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장판각 내부엔 찰스장과 낸시랭 작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공간과 어우러진 전시, 각 잡고 보던 작품을 산책과 더불어 보니 오히려 문턱이 낮아지고 마음의 거리는 가까워지는 기분이 든다. 이번 전시는 4월 30일까지다. 아직은 시간이 남았다는 뜻. 봄을 누비기에도, 전시를 누리기에도 아직 시간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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