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문화·역사

코로나에 지친 심신, 미술작품 보며 달래자

공주 임립미술관, 제17회 공주국제미술제 엿보기

2020.10.18(일) 18:23:35 | 남준희 (이메일주소:skawnsgml29@hanmail.net
               	skawnsgml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기산리에 있는 임립미술관. 이곳에서는 제17회 공주국제미술제가 10월 16일 개최됐다. 이번 미술제는 주제전, 야외조각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6명의 저명한 한국 미술작가를 포함해 7개국의 외국 작가들, 뛰어난 야외 조각가들 25명이 참여한다.

임립미술관에서 2004년 제1회 공주국제미술제 개최 후 매년 진행된 이 국제미술제는 충청남도 지역의 유일한 국제미술제로서 남다른 위상을 가지고 있다. 이 미술제는 국제 교류를 통한 지역 미술의 활성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문화격차 완화를 통한 지역 주민의 문화 향유권 증대, 한국 미술의 국제화 등의 목적을 가지고 계획되었다.
 
이번 제17회 공주국제미술제의 주제는 ‘ASIA COLOR TALES, 아시아인의 색 이야기’라고 한다.

이번 미술제 행사를 통해 그동안 서구미술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국미술계의 흐름에서 탈피해 아시아와 한국 작가들에게 미술의 본령을 설명하고 알리며 관객들의 이해를 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더불어 아시아와 한국 작가들에게 중점을 두고 아시아인들 사이의 문화차이를 극복하면서 상호 소통하고 상생하는 최선의 방법을 미술을 통해 찾아보자는 취지도 담았다는 게 미술관의 설명이다.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1
 
이곳 임립미술관은 지리적 입지조건이 관객들에게 마음의 평화와 풍요로움을 준다. 주변이 논이어서 이 시기만 되면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들녘이 장관을 이룬다.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2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3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4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5
 
야외전시장에는 이렇게 상시조형물이 전시되어 있다. 그야말로 야외미술관 그 자체다.
 
우리 일반인들은 미술에 조예가 깊지 못해 잘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그렇다고 예술작품을 무조건 이해하면서 보려는 것도 옳지 않다. 그저 보고 느끼고 힐링하는 그 자체만으로 예술은 그냥 예술인 것이다. 왜냐하면 정형화돼 있지 않은 게 예술인지라 보는 사람, 시간, 장소, 여건에 따라 그 느낌은 천양지차일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6
 
이번 미술제의 개막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테이프 커팅과 간단한 다과로 진행됐고, 행사가 끝난 후 초청받은 작가, 내외 귀빈 등이 야외 및 실내 갤러리를 돌아보며 작품을 감상했다. 

부대행사로는 다양한 미술 작품을 제작하는 창작체험과, 해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가운데 남녀노소 참여 가능한 주민미술참여행사가 열리는데, 이 행사들은 공주국제미술제 기간 내내 진행될 예정이다. 또 어린이들이 미술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상상력과 표현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어린이 미술 실기대회도 10월 23일 진행될 예정이다.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7
 
어느 여인이 가을볕 내리쬐는 한가로운 낮에 야외미술관 한켠의 그늘에서 의자에 앉아 여유있는 낮잠을 즐기고 있다. 세상 어느 것도, 이보다 편할 수 없을 것 같은 단잠의 감미로움이 느껴진다.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8
 
실내전이 진행되고 있는 특별전시장 A동이다.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9
 
1~2층으로 나눠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데, 그중 1층 모습이다. 넓은 공간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느라 주최측과 관객들 모두 조용한 가운데 점잖게 관람한 뒤 유령처럼 빠지는 방식은 비슷하다.
 
유명 미술전에서 관람을 하려면 40분에서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렇게 지방에서, 내 고장에서 하는 전시회는 그런 부담이 없어서 좋다.
 
여유있게 도록을 펴 들고 읽으며 관람할 수 있고, 때로는 계단에 앉거나 야외로 나가 잔디밭이나 나무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읽으며 볼 수도 있어서 좋다.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10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11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12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화가 혹은 조각가가 있다. 그런 작가가 외국인일 경우 그의 작품을 감상하러 해외여행 기간 중 일부러 찾기도 한다. 그게 프랑스든 이태리든, 혹은 영국이나 그리스든.

그럴 때면, 좋아하는 작가의 화풍이 묻어 있는 그의 고향이나 미술작업의 영혼이 묻어 있는 곳에서 그 숨결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감동을 느끼기 충분하다. 공주국제미술제에서도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기다림 없이, 지루함 없이, 북적대지 않는 가운데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13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14
 
사실 나는 미술에 대한 조예가 깊지도 않고, 상식이 풍부하지도 않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인상주의 작품을 약간 눈여겨 보는 정도다.

그 이유는 일정정도 규격이 정해져 있거나, 어느 수준의 ‘룰’이 흐르는 고정적 화풍에서 과감하게 벗어난 작품이라는 느낌이 강해서다. 그건 아마도 개인마다 갖고 있는 성격차에서 온 특징 탓일 게다. 
 
개인적으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미술 작품을 좋아한다. 그 화려한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 빛의 순간을 잡아낸 인상파들이라고 생각한다. 내 눈에 보이는 모습과 똑같은 모습의 재현이 아닌, 그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 것,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인상주의이다.
 
물론 모두 다 개인의 견해이고 취향일 뿐이다. 예술이 원래 고정화된 건 아니므로.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15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16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17
 
작품마다 도드라진 변이(變異)적 느낌이 교차한다. 전시실에서 마주한 이 작품을 보고 돌아서면 길게 여운이 남아 그 장면을 생각하게 되고, 다시 뒤돌아 보면 미처 내가 깨닫지 못한 무언가를 말하려고 손짓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때론 내가 바라보던 작품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하거나, 거친 색감, 붓의 터치, 정교한 손질 등 그 무엇에 이끌려 한동안 바라보게 된다. 그게 예술작품의 마력인 듯도 하다.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18
 
붉은 빛, 붉은 색의 흐름, 강렬한 채색의 유혹, 정열적인 잔영 뒤에 유유히 바람처럼 날아가는 학 여덟 마리. 진한 여운이 남는다.
  
코로나에지친심신미술작품보며달래자 19
 
오늘 기사 포스팅의 마지막 작품인데, 딱 한눈에 봐도 안전모가 소재다.

지금까지 본 모든 작품들이 하나의 클래식 음악처럼 서서히 타오르며 하이라이트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거친 여정을 지나 강렬한 정점을 찍고 이제 다시 안정적 시간으로 다가설 때, 조용히 평화를 갈구하는 느낌.

이 작품은 그런 여운을 제시한다.
 
원래 지금까지 독자와 관객들은 미술작품을 감상하면서 불교 순례자가 온몸을 던져 오체투지하듯 거대한 자연 속에서 한없이 겸손해 질 수밖에 없다. 예술이란 난해하지만 그래도 내가 느끼는 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거라면서.
 
그런 사실을 고백하듯, 그곳에서 위로처럼 맑은 냇물이 유유히 흐르고, 반복된 일상이 주는 무료함마저 달래주는 평화, 지금 눈앞에 보이는 안전모가 전해주는 인상을 공유하며 공주국제미술전 소개를 마친다.
 

남준희님의 다른 기사 보기

[남준희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